- 어제 퇴근길, 며칠전 듣던 미카의 Ring Ring 이 자꾸만 생각나 들어야 겠다고 생각하고 아이팟을 재생시켰다. 아우, 신나. 나는 이 곡이 너무 좋아서 반복 듣기를 설정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손도 시려 죽겠는데 굳이 아이팟을 꺼내 들었다. 그런데 어어, 반복재생이 설정되어 있다. 와우. 며칠전 듣고 이미 설정해 두었나 보다. 멋져. 내 자신이 기특해지는 순간. 내내 미카의 링링 을 듣는다.
아 신나.
>> 접힌 부분 펼치기 >>
was sitting on the fence
And I thought that I would kiss you
I never thought I would`ve missed you
But you never let me fall
Push my back against the wall
Every time you call
You get so emotional
Oh, I`m freakin` out
Ring ring
Is that you on the phone?
You think you`re clever
But you`re never saying nothing at all
Hey hey
The way you spin me around
You make me dizzy when you play me
Like a kid with a crown
You got a dangerous obsession
Now I`m in need of some protection
That was never my intention
Used to love me
Now you hate me
See I drove you crazy
Well if I did
You made me
Won`t somebody save me?
From you now
Its words I wanted
Until you blasted
Why won`t you leave me alone?
Hang up the phone
Just let me go |
<< 펼친 부분 접기 <<
- 누군가와 통화하고 나서 내내 기분이 좋았던 적이 있다. 며칠뒤에도 자꾸만 생각났다. 이렇게 말할걸, 그 말은 하지 말걸 그랬나, 자꾸만 생각하면서 혼자 피식피식 웃었다. 우리가 나누었던 대화를 잊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여 내가 우울하거나 할때 이 기억을 다시 끄집어내서 기분이 좀 나아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기록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날의 통화를, 우리 사이에 오고갔던 대화를. 그래서 급한 마음에 다이어리를 꺼내들었다. 통화한 날짜를 펼쳤다. 그런데 어어, 이미
기.록.되.어.있.었.다.
와,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은 순간이었다. 언제 적은것일까? 통화한 바로 그날? 그 다음날? 나는 어쩔 수 없구나, 난 정말 도무지 어쩔 수 없는 아이야, 라고 생각하면서 스스로가 너무나 기특하게 여겨졌다. 잘했다, 잘했어. 다시 한번 읽으면서, 이런점은 정말이지 충분히 스스로를 예뻐할 만 하다고 생각했다. 아, 이뻐.
다이어리라고 해봤자 작은 수첩일 뿐이고, 기록이라고 해봤자 신용카드 쓴 기록밖에 적혀있지 않았었는데, 아주 드물게, 잊고 싶지 않은 대화가 적혀있고, 잊고 싶지 않은 이름이 반복해서 적혀있고, 잊고 싶지 않은 꿈이 적혀있다. 이것들이 온전하게 내 것이라는 생각에 짜릿해진다. 게다가 며칠전에는 하고 싶은 말도 몇개 적었다. 다음에 대화할 일이 생긴다면 이런걸 물어봐야지, 하는 것들. 별거 아니긴 한데...
- 출근하기 싫었다. 당연히! 오늘은 특히 더 했다. 옷을 갈아입다가 문득, 아, 정말 가기 싫어, 라고 생각했다. 수습해야 할 업무적인 일들이 생각났고, 버스정류장까지 가야 하는 길이 생각났고, 지하철역까지 가야 하는 길이 생각났고, 어질러진 책상이 생각났고, 업무적으로 통화해야 할 일들이 생각났다. 그러니까 옷을 갈아입다가 나는 확, 주저 앉아 버리고 싶었다. 그냥 주저 앉아버려? 가지마? 이대로 그냥 다 때려치워버려? 잠깐 주저 앉았다. 이내 일어섰다. 옷을 마저 입었다. 그러다 어제 거래처 직원과 통화한 일이 생각났다. 그 직원의 이름은 K.J.W. 이었는데, 나는 통화중 그에게, 아뿔싸,
김주원씨.
라고 불러버리고 말았다. ㅎㅎㅎㅎㅎㅎㅎㅎ 나 말하고 나서 뻘쭘했는데, 뭐, 서로 별말 안했다. 어쩔 ;; 내가 그에게 친절한 까닭은 사실, 이름만 헷갈린게 아니라 얼굴도 김주원으로 상상하고 있었기 때문일지도.
- 으이크, 커피 쏟았다.
- '김남길'과 '황우슬혜'주연의 영화 [폭풍전야]에서 황우슬혜가 김남길에게 그런 말을 한다.
"그런 날이 올까요? 당신이 지겨워질 날이, 올까요?"
이 말이 너무 좋아서 내내 생각나는데, 이렇게 바꿔도 좋을것 같다.
"그런 날이 올까요? 내가 당신의 넥타이를 바로 잡아줄 날이?" (음, 좀 찌질하군.)
그녀는 때때로 그에게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가령 그녀가 그의 넥타이를 바로잡아줄 때, 그녀는 그 이상의 것을 바로잡아주는 듯했다. (p.34)
- 아, 정말이지 너무 춥다. 이 계절이 속히 지나가버렸으면 좋겠다. 무지개가 뜨질 않는 이 계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