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퇴근길, 며칠전 듣던 미카의 Ring Ring 이 자꾸만 생각나 들어야 겠다고 생각하고 아이팟을 재생시켰다. 아우, 신나. 나는 이 곡이 너무 좋아서 반복 듣기를 설정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손도 시려 죽겠는데 굳이 아이팟을 꺼내 들었다. 그런데 어어, 반복재생이 설정되어 있다. 와우. 며칠전 듣고 이미 설정해 두었나 보다. 멋져. 내 자신이 기특해지는 순간. 내내 미카의 링링 을 듣는다. 
 

 

 

 

아 신나.  




>> 접힌 부분 펼치기 >>

 


 

- 누군가와 통화하고 나서 내내 기분이 좋았던 적이 있다. 며칠뒤에도 자꾸만 생각났다. 이렇게 말할걸, 그 말은 하지 말걸 그랬나, 자꾸만 생각하면서 혼자 피식피식 웃었다. 우리가 나누었던 대화를 잊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여 내가 우울하거나 할때 이 기억을 다시 끄집어내서 기분이 좀 나아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기록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날의 통화를, 우리 사이에 오고갔던 대화를. 그래서 급한 마음에 다이어리를 꺼내들었다. 통화한 날짜를 펼쳤다. 그런데 어어, 이미 
 
기.록.되.어.있.었.다.
 
와,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은 순간이었다. 언제 적은것일까? 통화한 바로 그날? 그 다음날? 나는 어쩔 수 없구나, 난 정말 도무지 어쩔 수 없는 아이야, 라고 생각하면서 스스로가 너무나 기특하게 여겨졌다. 잘했다, 잘했어. 다시 한번 읽으면서, 이런점은 정말이지 충분히 스스로를 예뻐할 만 하다고 생각했다. 아, 이뻐.
 
다이어리라고 해봤자 작은 수첩일 뿐이고, 기록이라고 해봤자 신용카드 쓴 기록밖에 적혀있지 않았었는데, 아주 드물게, 잊고 싶지 않은 대화가 적혀있고, 잊고 싶지 않은 이름이 반복해서 적혀있고, 잊고 싶지 않은 꿈이 적혀있다. 이것들이 온전하게 내 것이라는 생각에 짜릿해진다. 게다가 며칠전에는 하고 싶은 말도 몇개 적었다. 다음에 대화할 일이 생긴다면 이런걸 물어봐야지, 하는 것들. 별거 아니긴 한데...

 


- 출근하기 싫었다. 당연히! 오늘은 특히 더 했다. 옷을 갈아입다가 문득, 아, 정말 가기 싫어, 라고 생각했다. 수습해야 할 업무적인 일들이 생각났고, 버스정류장까지 가야 하는 길이 생각났고, 지하철역까지 가야 하는 길이 생각났고, 어질러진 책상이 생각났고, 업무적으로 통화해야 할 일들이 생각났다. 그러니까 옷을 갈아입다가 나는 확, 주저 앉아 버리고 싶었다. 그냥 주저 앉아버려? 가지마? 이대로 그냥 다 때려치워버려? 잠깐 주저 앉았다. 이내 일어섰다. 옷을 마저 입었다. 그러다 어제 거래처 직원과 통화한 일이 생각났다. 그 직원의 이름은 K.J.W. 이었는데, 나는 통화중 그에게, 아뿔싸,
 
김주원씨.
 
라고 불러버리고 말았다. ㅎㅎㅎㅎㅎㅎㅎㅎ 나 말하고 나서 뻘쭘했는데, 뭐, 서로 별말 안했다. 어쩔 ;; 내가 그에게 친절한 까닭은 사실, 이름만 헷갈린게 아니라 얼굴도 김주원으로 상상하고 있었기 때문일지도.
 
 
 
- 으이크, 커피 쏟았다.
 
 
 
 
- '김남길'과 '황우슬혜'주연의 영화 [폭풍전야]에서 황우슬혜가 김남길에게 그런 말을 한다. 

 

"그런 날이 올까요? 당신이 지겨워질 날이, 올까요?" 
 
이 말이 너무 좋아서 내내 생각나는데, 이렇게 바꿔도 좋을것 같다.
 
"그런 날이 올까요? 내가 당신의 넥타이를 바로 잡아줄 날이?" (음, 좀 찌질하군.)


 

 

그녀는 때때로 그에게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가령 그녀가 그의 넥타이를 바로잡아줄 때, 그녀는 그 이상의 것을 바로잡아주는 듯했다. (p.34)


 

 

 

- 아, 정말이지 너무 춥다. 이 계절이 속히 지나가버렸으면 좋겠다. 무지개가 뜨질 않는 이 계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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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따삐야 2011-01-26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아침 기상캐스터가 "이젠 추위에 익숙해지셨죠?" 이런 식으로 말하는데 급분노 해버렸어요. "이젠 추위가 징글징글하죠?" 이렇게 말했으면 좀 인간적이기나 하지.

이 페이퍼를 읽고 새해부터는 기저귀가방 외에도 메모수첩을 항상 챙겨들고 다녀야겠단 생각을 하게 되네요.^^

다락방 2011-01-26 10:40   좋아요 0 | URL
메모를 해놓는건 결국 먼훗날의 나를 위해 행복을 선물하는 일인것 같아요. 물론 메모를 하는 그 순간도, 그것이 좋은 기억이라면 미소를 짓고 있겠지만 말이죠. 좋은 기억을 기록하는 중이라면, 기록하다가 잠깐, 깐따삐야님의 표정을 보세요. 볼 수 없다면 표정을 느껴보세요.
:)

잘잘라 2011-01-26 12:29   좋아요 0 | URL
급분노, 완전 공감합니다.

이젠 추위에 익숙해지셨죠?
이젠 배고픔에 익숙해지셨죠?
이젠 폭력에 익숙해지셨죠?
이젠 배신에 익숙해지셨죠?
이젠 뒤통수에 익숙해지셨죠?

이런걸 메모하고 이러면 안되는거겠죠. ㅋㅋ

다락방 2011-01-27 09:45   좋아요 0 | URL
오늘은 좀 덜 춥네요.
커피 드셨습니까?

레와 2011-01-26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넥타이를 바로 잡아주고, 옷에 뭍은 먼지를 털어주고..
이 친밀한 행동은 에로틱한 행위보다 더 짜릿한 뭔가가 있어요. 응!

오우, 간질간질. ㅋㅋ

다락방 2011-01-26 10:37   좋아요 0 | URL
아, 그런 분위기, 진짜 대박이죠! 숨막히지 않아요? 그래서 잘 못하겠어요. 멈칫멈칫 쭈뼛쭈뼛 하다가 결국은 기회를 놓치고 말죠. 맞아요, 에로틱한 행위보다 더 짜릿한 뭔가가 있어요. 역시, 레와님은 그런걸 알아줄거라고 생각했어요. 고마워요! 흑흑 ㅠㅠ

간질간질해서 일이 안되네요. 나 막 상상중. 히히.

섬사이 2011-01-26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와 오늘은 추위가 뼈속까지 들어와요.
이렇게 추운 날엔 누가 내 손을 꼭 잡아 자기 코트 주머니 속에 넣어줬으면 좋겠어요.
어린이집 차를 태워주러 꼬맹이딸이랑 아침에 나갈 때,
그래서 딸아이손을 잡아 제 패딩점퍼 주머니에 내 손과 함께 넣죠.
아~~~~~ 어서 이 겨울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어요.
아니면 신께서 우리에게 동면을 허락하시던가!!!

다락방 2011-01-26 10:40   좋아요 0 | URL
이렇게 추운 날엔 누가 내 손을 꼭 잡아 자기 코트 주머니 속에 넣어줬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추운 날엔 누가 내 손을 꼭 잡아 자기 코트 주머니 속에 넣어줬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추운 날엔 누가 내 손을 꼭 잡아 자기 코트 주머니 속에 넣어줬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추운 날엔 누가 내 손을 꼭 잡아 자기 코트 주머니 속에 넣어줬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추운 날엔 누가 내 손을 꼭 잡아 자기 코트 주머니 속에 넣어줬으면 좋겠어요.
(너무 많이 복사해서 결국 다섯 줄 지움 ㅎㅎ)

사랑합니다, 섬사이님.

무해한모리군 2011-01-26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어찌나 춥던지 15분 걸어서 전철역까지 가는 동안 화가 막 났어요.
어제 저는 졸린눈을 비비며 막 책을 읽었어요.
막 더 읽고 싶은데 눈이 떠지질 않아서 너무 슬픈 그런 밤을 보내고 아침을 맞으니
정말정말정말 출근하기 싫은거 있죠!

라로 2011-01-26 11:52   좋아요 0 | URL
저두요!!!저두!!!출근하기 싫어요,,,일 한지 얼마나 됐다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이 페이퍼는 저도 넥타이에 얽힌 이야기를 쓰고 싶게 만들어요!!ㅎㅎㅎ

다락방 2011-01-27 09:46   좋아요 0 | URL
저는 어제 술을 마셨습니다, 휘모리님. 술 마시지 않으면 도저히 견딜 수 없는 하루였거든요. 지하철을 기다리면서 주저 앉아버린 그런 하루였거든요. 오늘은 목요일이에요. 힘을 냅시다, 휘모리님!!


나비님, 넥타이에 얽힌 얘기는 아마도 아보카도 만큼 말랑말랑한 글이겠죠?!!

치니 2011-01-26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하하하, 김주원 씨라고 부르다니, ㅋㅋㅋㅋㅋㅋ 제 생각에 다락방 님은 거래처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 짱일 듯.

다락방 2011-01-27 09:47   좋아요 0 | URL
뭐, 그렇지도 않습니다 치니님. 인기는요, 무슨.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이 웃음의 의미는 대체 무엇인지 스스로도 모르겠네요.)

무스탕 2011-01-26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아침 뉴스를 보니 너무 추운거에요. 그래서 정성이를 아침 일찍 깨워 학교에 보내야 하는데도 안깨웠어요. 1시간 더 재웠어요. 그리곤 그 옆에 누워 같이 잤어요. 잠이 꿀이더이다.

신랑이랑 연애할때 하도 손을 신랑 코트 주머니에 넣었더니 주머니 시작부분이 뜯어진거에요. 며칠전에 신랑 주머니에 손을 넣었더니 제 손이 차다고 투덜거리더군요. 패버릴려다 참았어요 -_-+

다락방 2011-01-27 09:48   좋아요 0 | URL
앗! 잠이 꿀 ㅠㅠ
부러워요 ㅠㅠ
저도 꿀 잠 자고 싶어요. 그치만 현실은 제게 노동을 강요하죠. 흑흑.

아우, 주머니에 손 넣기 얘기 좀 이제 다들 그만 하셨으면 좋겠어요. 아주 그냥 막 온 몸이 오글거려서 돌아버리겠어요. 내 손은 왜 지금 허공에 있는가, 뭐 이런 허탈한 마음이 든단 말입니닷!!

세실 2011-01-26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김주원씨!! 라니 그 남자도 으쓱 했겠는걸요.
옮긴 직장 출근시간이 30분은 늦어져서 좋아했는데 적응되니 더 늦게 나가고 싶을만큼 추운 날씨예요.
우리도 겨울잠 자면 얼마나 좋을까요?

다락방 2011-01-27 09:49   좋아요 0 | URL
저 진짜 겨울잠 자고 싶어요. 올해 겨울은 너무 추워요, 세실님 ㅠㅠ
겨울에는 출근하고 싶은 시간에 출근하게 했으면 좋겠어요. 아침부터 나와있으려니 아주 힘드네요. 흑흑 ㅠ
전 여름이 좋아요, 세실님. 빨리 이 계절이 지나가 버렸으면 좋겠어요!!

에디 2011-01-27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라마속 (맞죠?) 김주원이 어떤 캐릭터인지 궁금하네요.

다락방 2011-01-27 23:26   좋아요 0 | URL
젊고 잘생기고 예의바른 재벌 청년입니다. 하하하핫. 현빈이 연기했구요. 아, 그런데 현빈은 실제로 제 남동생과 동갑................( '')
뭐, 제 남동생도 절 보면 할 말이 많겠죠...

비로그인 2011-01-29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 여름에는 뒤로 태엽감는 페이퍼 아닌, 현재 진행형 또는 미래형의 페이퍼와 함께

힘을 냅시다 -> 힘이 나요 :D
술 마시지 않으면 도저히 견딜 수 없는 하루 -> 술 마시지 않으면 도저히 붕 뜨는 기분을 견딜 수 없는 하루 ^^
아침부터 나와있으려니 아주 힘드네요 -> 아침부터 나와 있는데도 아주 즐겁네요 ㅋㅋ

-> 이후의 문장들이 자주 출몰하거나 아님,
간질간질해서 일이 안되네요. 히히.

등의 표현이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느낌이지만 뭔가 되긴 할 것 같으니 다락님 우리 힘을 내요!!


다락방 2011-01-30 14:53   좋아요 0 | URL
아우 저 지금 외할매가 보는 티비 프로 옆에서 보고 있었거든요 바람결님.

남자가 여자한테 '너는 그냥 이대로만 있어달라'고 얘기하네요. 내가 밥 사주면 먹어주고, 영화표 끊어오면 같이 봐주고, 고백하면 들어주고. 뭐 이러기만 하래요. 하하하하.
그러니까 제가 이젠 이런 글들을 쓰면 되는거죠, 바람결님? ㅎㅎ

moonnight 2011-01-30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김주원씨. 그 분, 너무 기분 좋았을 거 같아요. 돌아서서 다락방님이 자기를 현빈으로 생각한다고 마구 자랑하고 다니는 거 아닐까요? ^^

다락방 2011-01-31 19:01   좋아요 0 | URL
ㅎㅎ 제가 '저는 하지원처럼 생겼답니다' 할걸 그랬나봐요. 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