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에 대한 공감
따뜻한 정종을 마시고 행복한 기분으로 걸었던 토요일이 분명 존재했는데, 오늘은 여러가지 이유로 심히 우울하다. 사실은 신경쓰지 않아도 좋을일들을 신경쓰면서 우울에 우울을 .. 이 기분을 얼른 회복하기 위해서 저녁엔 황태구이 정식을 먹었고, 크림치즈를 잔뜩 바른 베이글을 먹었고 커피를 마셨고, 달디 단 도넛츠까지 먹었다. 그런데도 왜이럴까.
집에 돌아와 샤워를 하면서 문득 책을 팔고 싶다는 욕망에 휩싸였다. 책장에서 이제는 내용도 기억나지 않는 책 열한권을 빼내어 눈 깜짝할 사이에 중고샵에 등록해버렸다. 아, 나는 이제 그러니까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는 책을 팔아야 하는건가? 이게 나의 새로운 스트레스 해소법?
지금 2권을 읽고 있는중인데,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읽으면서 눈물이 고이길래 잠깐 책장을 덮었다가 집에 돌아와서 읽다가 이내 낄낄 거렸다. 또 낄낄 거리다가는 다시 눈물이 왈칵-(얼레리 꼴레리♪ 울다가 웃으면 어디가 어떻게 된다고 했는데! 얼레리 꼴레리) 이 책은 나를 쪽쪽 빨아당긴다. 이 책에 대해서는 할말이 또 많아질 것 같은데 그건 나중에 다시- (얘기할지는 장담할 수 없음.)
아, 근데 이 책, 하드커버 주제에, 가.름.끈.이.없.다. 뷁!! 이중표지로 책날개가 있지 않았다면, 나로 하여금 책갈피를 쓰게 했다면 아 진짜 출판사 테러할뻔 했다. 왜, 왜, 왜, 왜, 두꺼운 하드커버책에 가름끈이 없나요,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