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글입니다. 아주 재미있는데, 저는 이렇게 할 자신은 없네요. ^^;;

출처 http://cliomedia.egloos.com/

책을 많이 가지고 계시는 분들은 그 책들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늘 고민입니다. 그래서 전에도 한 번 책 정리법에 관한 글을 포스팅한 적이 있었지요. 그런데 오늘은 좀 더 창의적(?)으로 책을 정리할 수 있는 방법을 한 가지 소개해 볼 까 합니다.

캘리포니아 출신의 멀티미디어 예술가인 니나 카차두리안 (Nina Katchadourian)은 지난 1993년부터 책정리 프로젝트(Sorted Books project)를 시작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간단하게 보이지만 많은 생각을 해야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이 프로젝트는  도서관이나 가정에 보관 중인 책들 가운데에서 일부를 골라 제목이 인쇄되어 있는 책등이 보이도록 나란하게 정렬하고 그것의 사진을 남기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런데 아무 책이나 그렇게 정렬하는 것이 아니라 책등에 있는 제목만 골라 읽었을 때 한 편의 이야기가 만들어질 수 있는 그런 책들을 골라 같이 정렬하는 것입니다. 아래에 있는 예를 한 번 보시지요.

Relax
When I relax I feel guilty
When I say No, I feel Guilty
God Always says Yes!
Don't say Yes when you want to say No.

위와 같은 다섯 권의 책이 같이 모여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래에서처럼  몇 개의 연결된 제목들이 무언가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 처럼 느껴질때도 있지요. 마치 일본의 전통시인 하이쿠처럼 말입니다.

이렇게 니나 카차두리안이 시작한  프로젝트는 천천히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고 지금 그녀의 웹페이지에는 약 130여개의 프로젝트가 전시 중입니다. 그 중에 한 두 편을 아래에 올려봅니다. 그리고 Flickr 에도 이 프로젝트의 사진들을 모은 그룹이 있습니다. 먼저 "Actors as Artists" 라는 제목의 프로젝트입니다.

Repeat after me는 어떻습니까?

제가 가장 좋아하는 "해변의 어느 날"  프로젝트입니다.  단순한 몇 개의 단어들이 연결되었지만 쉽게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이 프로젝트는 책을 정리하기 위한 방법은 아닙니다. 하지만 도서관이나 집의 서재를 대표할 수 있는 문장을 이렇게 만들어서 따로 책장에 정열해 두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도서관 홍보를 위한 행사로서 도서관에 있는 책들을 이용해서 경연 대회를 기획해 보아도 좋을 듯 합니다. 한 번 주위에 있는 책들을 살펴보십시오. 제목들만으로 만들어지는 이야기가 있을지 한 번 고민해 보시지요 ^^

* 이전부터 생각하던 포스팅 거리였는데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도서관에서 실시한 도서관 사진 공모전 수상작 중에 책정리 프로젝트를 연상시키는 작품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포스팅을 올립니다. 아래에는 이번 공모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최홍렬님의 작품입니다. 한기대의 도서관 블로그에 가시면 멋진 사진 작품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혹시 저작권에 문제가 있다면 알려주십시오. 지우겠습니다.)

** 한 가지 추가합니다.
허락을 미리 받지 않고 아래의 사진을 먼저 올린 점을 사과드립니다. 비록 글을 올리면서 트랙백을 하고 한기대의 도서관 블로그에 글을 남겼지만 여전히 제가 한 행동은 저작권을 무시한 행동이었습니다. 이 점 깊이 반성하고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이런 저의 잘못된 행동에도 불구하고 너그럽게 사진 사용을 허락해주신 한기대 도서관의 관계자께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덧글을 통해 이러한 저의 잘못된 행동을 일깨워주신 방문객께도 감사드립니다. 더구나 비밀 덧글로 달아 주셔서 제가 덜 부끄럽게 배려해 주신 점도 뭘라 말씀드릴 수 없이 감사합니다. 이 일을 계기로 더욱더 저작권 문제에 주의를 기울이겠습니다.



* 이 글에 쓰인 이미지의 출처입니다.

*** 트랙백을 달아주신 분들의 블로그에 들러보십시오. 기가 막한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정말 놀라운 센스를 가지고 계시는 분들이 이렇게 많은지 미처 몰랐습니다. 따로 웹페이지를 만들어 그 작품들을 모아 보아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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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늦은 밤 술 마시고 나서
    from 마지막 키스 2008-10-31 08:51 
    재미있을 것 같아 부랴부랴 만들어 봤는데, 진짜 재밌더라. 3권이상으로 만들면 더 근사한 이야기가 될 것 같지만 그건 좀 어렵고. (생각을 많이 해야 될것 같아서 패쓰.)   일단 요즘 외로운 다락방의 마음을 표현해봤다.   이건 뉴스에서나 볼 수 있으려나. 그리고 이제는 나의 여자? ㅎㅎ   이건 공주병에 걸린 친구에게 하는 까칠한 충고.   또 이렇게도 만들어보았다.
  2. 다락방님 따라하기
    from 자유를 찾아서 2008-11-02 23:13 
    간만에 쓰는 페이퍼입니다. 피곤에 찌들은 나날의 연속이라 밑줄긋기와 펌질만 하고 있으니 즐찾분들께는 죄송할 따름. 서재 글들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는데, 다락방님과 시니에님 글을 보고 재밌겠다 싶어서 이 오밤중에 방바닥으로부터 1미터씩 쌓여있는 열 줄 가량의 책들을 다 뒤집어까고 재밌겠다 싶은 제목들을 골라서 만들어봤어요. 책을 다 뒤집어까놓고 하려니 지쳐서 많은 조합을 만들지는 못했습니다. -_- 1. 도대체 수요일엔 무슨 일이?
  3. 말미잘의 북 콘서트
    from What a wonderful world! 2009-09-20 02:08 
    오래전에 다락방님 서재에서 보고 언젠가 해 봐야지 생각한 .. 그러니까.. '책 제목으로 이상한 짓 하기 놀이' 입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겠군요. 아이디어를 주신 다락방님과, 이따위 목적으로 사용될 책이라면 만들지 않았을께 뻔한 저자분들께 심심한 감사와 위로를 전합니다. 그리고 언젠가 제 책꽃이를 구경하고 싶으시다고 말씀하신 A님. 이걸로 퉁 치시지요. ㅎㅎ    근데 밤참은 드셨습니
 
 
조선인 2008-10-30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사하네요. 전 마지막 사진이 가장 의미깊게 다가오는데요? ㅎㅎ

다락방 2008-10-31 08:54   좋아요 0 | URL
그치요? 저도 완전 초공감이예요. ㅎㅎ

비로그인 2008-10-30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책등의 색깔별로 책을 정리하는데, 저 방법 한 번 시도해 보고 싶은데요?ㅎㅎ

다락방 2008-10-31 08:56   좋아요 0 | URL
책등의 색깔별, 이라고 하시니 저는 중고등학생시절 음악테이프 정리하던게 생각나네요. 그 수많은 테이프들을(이제는 처치곤란)색깔별로 정리했었거든요. 대체적으로 거의 모든 음악테이프 케이스가 파랑색,검정색,흰색,빨강색 이더라구요.

저도 시도해보고 싶은데 그렇게 하기엔 책의 양도 얼마 안될뿐더러 머리를 쓰자니 자신이 없어요. 흣.

웽스북스 2008-10-30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이거 좀 해보고싶어요 ㅋㅋ

다락방 2008-10-31 08:56   좋아요 0 | URL
저는 해봤다니깐요. 야밤에. 물론 정리를 한건 아니지만. ㅋ


라주미힌 2008-10-30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겠네용 ㅎㅎ

다락방 2008-10-31 08:56   좋아요 0 | URL
그치요? 한번 해보세요, 라주미힌님. 재밌어요. ㅎㅎ

무스탕 2008-10-30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시도해 볼까싶네요 ^^

다락방 2008-10-31 08:57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댁에는 아이들책도 많아서 꽤 아름다운 이야기가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훗.

순오기 2008-10-30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멋지지만~ 난 따라하지 않을래요.ㅜㅜ 그냥 남들이 해논거 감상만 하겠습니다.
저작권~ 우리집엔 '미스저작권'으로 불리는 막내딸이 있답니다. 사건 개요는 아시죠?^^

다락방 2008-10-31 08:58   좋아요 0 | URL
알지요. 저는 반성문 쓰라는데서 헉, 했어요. 그런데 인상깊었던 건 모두 그 사건을 가지고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이번기회에 확실히 배웠다, 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시는 부분이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그런 사고방식을 배우면 좋을텐데요.
:)

마노아 2008-10-30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사진이 압권이군요. 우리집 책장의 기준은 '자리 확보'입니다. 아직도 공간이 모자라요..;;;

다락방 2008-10-31 08:59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정말 책 많으실것 같아요. 포토리뷰도, 리뷰도 그냥 아주 무섭게 올리시잖아요. 책장의 기준은 '자리 확보' 남 얘기가 아니네요. 흑 ㅜㅡ

람혼 2008-10-31 0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사진에 한참 웃다가 무심코 제 서재 구석구석을 둘러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예시 1)
<쇼핑 갔다 오십니까?>(성기완)
<무슨 상관이에요>(채영주)
<헤이, 우리 소풍 간다>(백민석)

예시 2)
<나는 고양이로소이다>(夏目漱石)
<내 이름은 빨강>(Orhan Pamuk)
<내게는 이름이 없다>(余華)

예시 3)
<미쳐버리고 싶은, 미쳐지지 않는>(이인성)
<미쳐야 미친다>(정민)

예시 4)
<삼십세>(Ingeborg Bachmann)
<동시에>(Ingeborg Bachmann)
<지옥>(Johan August Strindberg)
(아, 이건 딱 지금 제 이야기네요... ㅡㅡ;)

다락방 2008-10-31 09:00   좋아요 0 | URL
윽. 예시 4번이 완전 마음에 와닿네요. 그렇다면 저는 지옥을 건넌것입니까? 그보다 궁금한건,

람혼님....







삼십세밖에 안되신거예요? 정말요?

2008-11-01 04: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1-01 1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메르헨 2008-10-31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독특한 방법이 있었네요.
근데...저희집에 32권짜리 도쿠가와 이에야스랑 토지전권이랑 초원의 집이랑 뤼팽20권은 어떻게 나열해야할까요?
하하핫...^^

다락방 2008-10-31 19:58   좋아요 0 | URL
하하 토지 전권과 초원의 집이라면 저도 있어요. ㅋㅋ 토지랑 초원의 집은 어쩐지 연관 있는것 같지 않나요? 토지 초원의 집 토지 초원의 집 이렇게 다 쌓고 앞뒤만 잘 연결하면 순식간에 땅부자가 될 것 같은데 말이지요. 하하핫. :)

하양물감 2008-10-31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 그렇게 하려면 보통 센스가 필요한게 아니겠는걸요....

다락방 2008-11-01 11:11   좋아요 0 | URL
그치요? 게다가 재미있고 멋진 내용을 만들려면 정말 시간도 많이 들 것 같아요. 그렇지만 두권으로만 만든다면 그렇게 힘들진 않더라구요, 해보니깐. ㅎㅎ

BRINY 2008-11-02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기대라..우리 학교 학생들 이번에 면접에서 왕창 떨어진 학교로구나는 생각이 먼저 떠오릅니다.

다락방 2008-11-02 21:30   좋아요 0 | URL
앗. 그런 생각이 먼저 떠오르시는 군요. 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