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ㅈㅈㄴ 님의 서재에서는 '헤어진 사람은 다시 만나도 헤어진다'는 댓글이 달렸었고 거기에 대해 밑으로 대댓글이 좌르륵 달렸더랬다. 나도 헤어진 사람과 다시 만났다가 또 헤어진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 그 댓글에 동의했는데, 그래서였을까 어젯밤 꿈에는 헤어진 남자가 나왔다.
마침 어제는 내가 아침에 싱가폴 가는 비행기표를 예약했다가 저녁에 취소한 일도 있었는데, 꿈에서 나는 헤어진 남자와 싱가폴에서 재회했다.
오랜만에 만나는만큼 암수 서로 다정했으면 좋았겠지만,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 각자 알아서 뛰러 나갔고(설마, 당신도 러너가 된거야?) 밥도 각자 알아서 먹었다. 나는 뛰다가 길을 잃어 이상하고 큰 까페에 갔다가 용같은 괴물 에게 쫓겼던 것도 같은데 하여간 각자 뛰고 각자 밥 먹을거면서, 암수 서로 다정한 것도 아니면서 왜 만난걸까, 우린 다정해질 수 없는걸까, 오늘 밤도 우리는 서로에게 날이 선채로 잠들게 될까... 뭐 이런 생각을 하다가 잠에서 깼다. 푹 자고 싶었는데 왜... 하여간 싱가폴 가는 뱅기는 다시 예약할까.. 뛰러 가고 싶다 싱가폴에...(왜죠?)
각설하고.
어제 s 님으로부터 톡을 받았다.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한강 작가라는 거였다. 오!!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s 와 나는 서로 와- 대박- 이것만 반복한 것 같다. 와. 너무 놀랍고 기쁜데? 이건 너무 놀라운데?
일전에 정희진 쌤은 팟빵에서 '만약 우리나라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온다면 정찬이나 이승우일 것 같다' 라고 말씀하셨던 적이 있고,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었던 바, 아주 놀라운 결과였다. 그리고, 그래서 좋았다! 뭔가 ㅋㅋ 아니 좋잖아?
고백하자면, 나는 한강하고 맞지 않는다는 감상평을 썼던 후진 독자인데 말야, 라고 내가 s 에게 말하자, s 역시 '나도 사랑하는 작가는 아니지' 라고 했는데, 우리가 국내에서 제일 좋아하는 작가를 한강이라 말하지 않아도 이 수상은 무척이나 기쁜것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고은이나 황석영이 아니어서 더 좋다. 일전에 알라딘에서도 '한국문단은 죽었다'는 글이 있어서 내가 '죽은건 한국 문학 아니라 한남문학이다' 라고 분노의 페이퍼를 쓴 적이 있었다. 여성 작가들이 팔딱팔딱 열심히 글만 잘쓰고 있는데 뭔말이여~ 했었던 거다. 그런데 ㅋㅋㅋ 한강 작가의 수상이라니. 이제 노벨문학상 후보는 우리나라는 고은이다 이런 말 싹 들어가겠지? 넘나 좋음. 518 과 43 을 다룬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니, 너무 좋다. 이것이 주는 상징성이랄까, 하여간 이런게 너무 좋음. 한국 작가 최초, 아시아 여성 최초라는데 ㅋㅋ 그게 한강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체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고은이 상탈거라고 생각했어요? 노이해. 절레절레. 한강이 다 발라버림!! 어제 친구들과 막 문자메세지로도 기쁨을 나눴는데, s 와도 '아니 이거 왜케 기쁘지?' 막 이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대한민국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가 다른 사람이 아니라 한강 이라는 점이 넘나 좋음. ㅋㅋㅋㅋㅋㅋㅋㅋ늙은 한남이 아니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한강 작가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그 작가가 심지어 광주민주화운동 제주항쟁 얘기를 했어. ㅋ ㅑ ~ 그렇다면, 이쯤에서 나의 만행을 한 번 볼까?
안녕하세요?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과 맞지 않는다는 평을 잘도 써댔던 후진 독자 다락방 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위의 책은 [작별하지 않는다] 였다.
또 보자.
어제 들었던 <정희진 오디오매거진 공부> 에서도 번역가 배동근 님이 마침 한강 작가 언급하시면서 '한국 사람들도 진입장벽 있는 작가' 라는 말씀을 하셨었는데, 나 역시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나마 가장 잘 읽히는게 [소년이 온다]가 아닐까 싶다. 가장 잘 읽히는 한강 작품이었지만 별 네 개..
위의 평은 [희랍어 시간]에 써놓은건데 저 평만 보면 도대체 무슨 책인지 알 수가 없다. 대체 백자평을 왜 이따위로 써서 책 내용을 전혀 짐작도 할 수 없게 해놓은거람?? 그러고보니 별다섯 준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건 2009년에 쓴 페이퍼의 한 부분이다. 세상에..
세계에서 인정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에게 별 다섯 한 번 준 적 없는 후진 독자는 반성하며 소설계와 문학계를 떠나고자 합니다.. ㅋㅋㅋㅋㅋ즐거웠다 소설이여, 행복했다 문학이여.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여기까지가.. 끝인가보오.. 이제 나는 돌아서겠소.....
한강 작품 여러권 읽었는데 집에는 한 권도 소장하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하여.. 반성합니다.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 이 얘기 했더니 s 가 자기는 그래도 책장에 가지고 있다고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여간 억지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되돌리지는 않겠소.....
그리고 읽어본 한강 작품 중에 가장 인상적인 뭐였냐 누가 내게 묻는다면 나는 <아기 부처>라 답하겠다.
어제 e 도 일전에 한강 작가의 작품 읽어보려다 중간에 포기했었다며 다시 읽어보겠다고 알라딘이나 예스에 접속했다가 접속 왜케 안되냐고 막 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책 사려고 했더니 갑자기 다 다음주 배송가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구매를 포기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여간 신나는 일이다. 그 누구보다 한강 작가가 수상했다는 것이 너무나 좋다.
아, 인간으로 태어나서 죽기 전에 노벨상은 한 번 받아보고 죽어야 되는거 아니냐. 어제 나는 s 에게 '나 노벨상 받기 전에는 죽을 생각 없어' 라고 말했더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노벨상을 타기 위해 소설을 쓰러 가야하나. 하아-
에세이만 써도 줄 수 있는 거잖아요? 왜, 그, 가수가 탄 적 있잖아? 한림원 아직 내 에세이 안읽어봤지? 읽어봐라. 그러면 다음 수상자는 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직 읽어보지 못한 한강의 작품들을 골라서 읽어볼 생각이긴 한데, 음, 그렇다고 갑자기 내가 한강 작가랑 잘 맞게 될 것 같진 않다. 약간.. 한강 작가는.. MBTI 로 치자면 N 하고 맞을것 같은데... 라고 하다가 '나도 안맞아'라고 했던 N 인 사람이 떠올라 그건 또 그게 아닌가보다, 한다. ㅋㅋㅋㅋㅋ
아, 어제 트윗에서 누군가가 '10월 10일을 한강절로 정해서 한글날과 연휴로 쉬자!' 고 했는데, 그 의견에 찬성이다. 10월 9일은 한글날 10월 10일은 한강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한강날이어도 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