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제 이 영화 보려고 애플티비도 구독해버렸다. 하- 매달 정기적으로 나가는 금액이 도대체 얼마인지. 인생..

영어 제목은 ghosted 이고 우리 제목은 <고스팅> 실제로 영화에서 자주 이 단어가 언급될 때도 '고스팅' 이라고 한다. 고스팅은 나도 이 영화 때문에 알게된 단어인데, 데이트 했던 사이에서 한쪽이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어버리는 걸 뜻한다고 한다. 영화속에서 남자주인공 '콜(크리스 에반스)' 은 질척거리는 캐릭터이며 상대에게 답없는 문자 메세지를 다다다닥 보내는 캐릭터인데, 여동생이 제발 그러지 말라고, 그러니까 여자들이 지쳐서 오빠를 차버리는 거라고 말하는데도 제버릇 개 못준다고, 새로 데이트한 여자에게도 답없는 문자메세지를 또 다다다닥 보낸다. 이제나 저제나 답이 오길 기다리지만 핸드폰은 묵묵부답. 이때 여동생은 오빠에게 고스팅 당했다고 하는 거다. ㅎㅎ
'콜'은 농부이며 붙박이이다. 아직까지 외국으로는 한 번도 나가본 적이 없을 뿐더러 심지어 부모님 집에 같이 살며 아버지와 함께 농사를 짓는다. 자신이 농사 지은 농작물을 마켓에서 내다 팔기도 하는데, 그러다가 장 보러 나온 여자 '세이디(아나 데 아르마스)'를 만나게 된다. 이들은 물건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 좀 다투었는데, 다투기 전에는 서로 친절했던 바, 이웃 부스 사장님이 '니네 사이에 something 있는 것 같던데?' 하자, 갑자기 집에 가려는 세이디에게 다다다닥 달려가서 우리가 방금전까지 arguing 한건 맞지만, 그런데 우리 사이에 뭔가 something 있는 것 같은데, 언젠가 저녁을 함께 먹지 않을래? 라고 묻는다. 이에 세이디는 '너 serious 한거야?' 묻고, 그 말투와 표정에 콜은 '아 내가 wrong 했구나, 부끄럽네' 하고는 돌아서게 된다. 뒤돌아가는 콜을 보던 세이디는 다시 그를 불러서는 '지금 커피 한 잔 어때?' 하고 그자리에서 콜은 바로 예스!를 한다. 그래서 그들은 갑자기 커피를 마시면서 데이트를 하게 된다. 운하를 걷고 계단을 오르는 시합도 한다. 이 계단 끝까지 누가 더 빠르게 가나 내기하자! 하는데, 이때 콜은 주머니의 소지품들을 꺼내 자신을 가볍게 만들려고 하자, 세이디는 그거 내 가방에 다 넣어, 하고 가방을 더 무겁게 만들고는 시합을 하는데, 세이디가 이겨버린다. 헉헉대면서 콜은 세이디에게 '너 운동하지?' 묻는데, 재미있는 장면이었다. 그들은 함께 미술관도 가는데, 그 장면이 나는 좋았다. 별 거 없는데, 돌이켜보니 내가 그간 연애하면서 전시를 보러 간 적이 잇었던가 싶어진거다. 콘서트 간 기억은 나는데 전시를 보러 갔던가? 하도 오래전의 일이라 기억이 안나네. 전시를 보러 간 건 언제나 나 혼자 혹은 친구 혹은 가족이었던 것 같다. 데이트 때 미술관 한 번 안가봤나? 어이없네. 다음 연애때는(응?) 미술관 데이트를 꼭 넣어보겠다고 생각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각설하고,
이 데이트는 그들 모두에게 즐겁다. 해외 출장이 잦은 큐레이터라고 자신을 소개한 세이디는, 그런만큼 계속 끊임없이 애정을 줘야만 하는 상대, 혹은 그런 반려식물들이 부담스럽다. 그래서 일을 키우지 않으려고 했지만, 이 데이트가 즐겁고 그래서 충동적으로 '커피 한 잔?' 이랬던 것이 맥주도 한 잔 하게 되고 노래방에서 노래도 부르고 꼬박 밤을 새며 이어지는 거다. 그렇게 즐겁다보니 서로 눈 들여다보다가 키스도 하게 되고, 키스 후에 이제 콜이 세이디의 집까지 데려다 줬는데, 정말 즐거운 데이트였어~ 하고 세이디를 들여보낸 콜도, 굿바이 하고 문 안으로 들어온 세이디도 아쉽기 그지없다. 서로 '이러지말자' 하면서도 결국 상대에 대한 호감과 감정에 못이겨 세이디는 문을 열고 그 둘은 합체! 함께 침실로 향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까지 아주 빠르게 진행되는데, 자, 이제 이 둘이 섹스를 했단 말이야? 즐겁게 섹스를 마친 후, 세이디는 콜의 옆에 누워 감탄한다.
"와우."
그러자 콜은 그녀에게 묻는다.
"농부는 처음이야? (first farmer?)"
세이디는 그렇다고 하고 나는 이 물음 자체가 너무 웃겨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웃었는데, 그 다음 이 농부, 콜의 말이 뭐냐면,
"아까 그 힘은 땅으로부터 온 거야."
인 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개터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너무 웃긴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장면이 진짜 너무 좋은거다. 첫섹스를 한 여자에게 농부는 처음이야? 물은 것도 너무 웃긴데, 그 힘은 땅으로부터 온거야 이러는거 진짜 너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육성 터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너무 재밌다 너무 재미있다 진짜. 특히나 이게 섹스 후의 대화라는 게 너무 좋다. 유머있는 섹스 좋지 않나요? 아 섹스도 좋은데 섹스 후에 같이 웃기도 한다? 최상이다. ㅋㅋ 그 힘은 땅으로부터 온 거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농부라고 다 섹스후에 저런 드립 치지 못할텐데. 센스 넘치는 농부 콜 되시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재미있네.
이 영화의 재미있는 지점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러니까, 그 후에 즐거워서 문자를 보냈는데 답이 계속 없는거라 콜이 실망하는 것이다. 알고보니 그녀는 지금 영국에 가있어? 여차저차 콜은 자신에게는 '낭만적'인 그러나 상대에게는 '스토커적인' 행위로 그 여자를 찾아 영국으로 가는데, 그 과정에서 불법무기 거래자들인가 하여간 악당들이 콜을 납치한다. 그들의 적인 정부요원 '택스맨' 이 콜인 것이라 착각한 거다. 콜은 영문도 모르는 채로 나는 그 사람이 아니야, 니네 무슨 말 하는거야, 하지만, 그들은 택스맨을 고문하려고 하고 이때 진짜 택스맨이 쨘 나타나서 그를 구해주고 나쁜놈들을 다 쏴죽이는데, 그 택스맨이 바로 세이디였던 거다. 세이디는 큐레이터가 아니라 정부의 요원인 부분. 그걸 콜이 알게 되고 왜 거짓말했냐 이러면서 둘은 또 다투면서 자신들을 쫓는 악의 무리와 대응한다. 물론 총 쏘고 액션은 다 세이디의 몫이고 무서워하는 게 콜의 몫. 재미있는 지점은 여기서부턴데,
이 적의 무리들은 택스맨에게 현상금을 내걸면서 콜의 사진을 뿌린다. 그들이 생각하는 택스맨은 당연히 남자이지 여자일 리가 없으니까. 현상금이 높아서 현상금 사냥꾼들이 그들을 잡으러 찾아오는데 사냥꾼1이 똭 잡으려고 하니까 사냥꾼2가 나타나서 내꺼야 이러고 사냥꾼1 죽이고 그러자 사냥꾼 3이 나타나서 내꺼야! 이러고 사냥꾼2 죽이고 ㅋㅋㅋ 이 영화에 까메오 많이 나옴 ㅋㅋ 아니, 니가 거기 잠깐 웬일이야? 이러는 배우들 많음. 아무튼 그런데 그들 모두가 콜을 택스맨이라 생각하고 세이디는 '그의 여자친구' 쯤으로 보는거다. 오, 가련한 인간들이여...
아직 다 안봤는데 재미있다. ㅋㅋ 농부의 섹스 후 땅드립 너무 좋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섹스는 드립으로 완성되는 것!!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다 보면 어차피 애플티비 구독했으니 잭 리처 드라마나 봐야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퇴근하면서 영화 마저 봐야지. 우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