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잠을 못잤다. 아마 잘 때를 놓쳐서 그런 것 같다. 아니면 일요일 밤이라 그런걸 수도 있고. 밤에 잠 못자지 않으려고 낮잠도 꾹 참고 안잤는데 결국 잠을 못잤다. 이럴 줄 알았으면 달콤하게 낮잠이라도 잘걸. 어쩌면 회사에 대한 고민이 너무 커서 그럴 수도 있겠다. 그만둘까, 하는 고민부터 시작해서 앞으로 남은 일들을 과연 나는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인가. 가슴이 답답해지면 나를 도와주는 사람들을 생각했다. 그 사람이 있어서 내가 힘들지만은 않을 것이다, 라는 생각. 금요일에 내가 눈물을 글썽거리며(세상에 이십년 이상 근무했는데!!) 억울함을 토로하자 내 등을 쓸어주던 동료도 있었다. 후- 한 번 해봐야지, 뭐. 여하튼 해보자고. 그런 마음을 먹었다가도 이내 두려워지고 걱정이 되고 … 이러기를 반복하다보니 잠이 달아나버렸던 것 같다.
어쩌면 스트레스 탓인지도 모르겠는데, 책을 샀다. (괜한 말)
여러분, 저는 사고 싶어서 사는게 아니라, 월요일 책탑 사진을 기다리는 여러분을 즐겁게 해드리기 위해 책을 삽니다. 진짭니다. 정말이예요. 저 혼자만 생각했다면 저는 안살 수 있어요. 정말입니다! ('정말' 이 너무 많이 나오는 부분 …)
그나저나 저 책탑 어쩌지요? 하아-
《에릭 사티》는 에릭 사티가 궁금해서 샀고, 책이 얇아서 다 읽었고, 이 책에 대해서라면 어젯밤에 페이퍼를 썼다. 내가 주말에는 놋북 잘 안켜고 글도 안쓰는 사람인데, 어제 진짜 너무 답답하고 우울해서 글을 썼다. 글을 쓰면 좀 나아지겠지, 해서. 좋은 글을 읽는 것도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지만, 무작정 쓰는 것도 해소에 도움이 된다. 그렇지만 어제 글을 썼다고 해서 내가 뭔가 기분이 더 나아진 것 같진 않았고, 그렇지만 알라딘에 들어왔다가 기분이 좋아지기도 했다. 누군가의 어떤 글을 보아서.
《이형의 것들》이거 뭔지 모르겠네?
《콜카타의 세 사람》은 처음 출간됐을 때부터 살까 말까 망설이다 여태 사지 않고 미룬 책이었는데, 며칠전에 알라딘에서 리뷰를 보고 사기로 대결심! 그렇게 질러버렸다. ㅋㅋ
《철교 살인 사건》은 읽고 남동생 줄라고 샀다. 요즘 남동생 책 읽는 속도가 장난 아니야. 힘들다 …
누나 꼭 누나가 읽고 주지 않아도 돼, 라고 하였지만 '너 내가 안읽고 주면 너 다 읽은 다음에 누구랑 책 이야기 나눠?' 했더니, "그치, 책 이야기 할 사람은 없지. 내 주변엔 나만 읽으니까." 라고 해버리는 바람에 내가 부지런히 읽는 걸로.
《약속》은 모두 짐작 가능하시겠지만, ㅈㅈㄴ 님 때문에 샀다. 즐찾을 끊어버려야 할까 … 그렇지만 나의 어떤 친구와 나는 만나서 양꼬치를 먹을 때면 ㅈㅈㄴ 님 얘기를 한다. 글 너무 좋아, 나 빼놓지 않고 다 읽어요, 라고 친구가 말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내 글은? 내 글은?" 묻고 싶었지만, 뽀대를 지켜나가기 위해 쿨하게 묻지 않았다.
《일본 산고》는 대박경리님의 에세이. 나는 오래전에 토지를 읽었는데 그 때 진짜 박경리 에게 큰 감탄을 하였더랬다. 이런 작가는 대한민국에서 전무후무하다라고 생각하던 바, 에세이를 샀다.
《울고 웃는 마음》이건 뭐야?
《반마취 상태》는 '이디스 워튼'+'골드문트 님 리뷰' =반마취 상태 라서 샀다. 세상에, 제목도 반마취 상태라니. 너무 좋잖아?
《이토록 평범한 미래》는 김연수의 소설집이다. 사실 김연수는 내가 몇 권 안읽었지만 딱히 관심 없는 작가인데, 얼마전에 독서괭 님의 리뷰를 보고 그만 … 한 번 읽어보겠다.
《중급 한국어》는 국내 남자 작가들 중에 이승우 말고 아무도 좋아하지 않았던 내가 좋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작가 '문지혁'의 책이라서 또 읽어보려고 샀다. 기대가 크다.
《나중에》는 스티븐 킹의 작품이고 이것도 벼르던 책이었는데,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한 번에 읽었다고 해서 샀다. 스티븐 킹이야 뭐, 한 번에 읽기 좋은 작가이지.
《완전 무죄》이건 또 뭐야? 아마 남동생 줄라고 샀나본데 어떤 계기로 이 책에 닿았는지는 모르겠고, 사실 책탑 사진에서 보고 깜짝 놀랐다. 뭐야?
《구원자의 손길》도 잘 모르겠다.
《올마이어의 어리석음》은 표지가 뭔가 파스텔톤에 샤라라랑 해서 로맨스 소설 같지만 '조셉 콘래드' 이다.
《ALONE》은 사실 다른 주제였다면 내가 안샀을 작가들의 앤솔로지 인데, 외로움이고 줌파 라히리의 글이 있다고 해서 샀다. 나는 인간이란 모두 외로운 존재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며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고 '극복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순간 삶은 불행으로 곤두박질 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아마도 작가들이라면 이 외로움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디 한 번 읽어보겠다.
《천사의 나이프》는 내가 일본 추리/스릴러 책 이번에 산것들 중에 가장 기대하고 있는 책이다. 재미있어라 …
《목요일 살이 클럽》지금 책 검색해 링크 넣다 보니 일본책 아니네?
《전쟁과 성폭력의 비교사》는 우에노 지즈코의 책이다. 며칠전에 젊은 여성과 나눈 편지를 옮긴 책을 읽고 우에노 지즈코가 확실히 연륜과 경력이 있고 그래서 대가임에는 틀림없구나, 했던 터. 전쟁과 성폭력의 비교사 라는 무거운 제목의 책을 한 번 읽어보고 싶었다.
《인생은 짧고 욕망은 끝이 없다》는 어디서 뭘 보고 샀을까?
《혐오에서 인류애로》는 워낙 마사 누스바움의 책들을 다 꽂아두자 생각하고 있었기에 오래 보관함에 있던 책이었지만, 최근에 또 ㅈㅈㄴ 님의 구매자평을 보는 바람에 …
다음부턴 책 조금만 사야지, 많이 사니까 이 페이퍼에 책 검색해서 넣고 이유 쓰기도 아주 귀찮다. 한 권씩만 사자, 한 권씩만. 에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