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바퀴 아래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0
헤르만 헤세 지음, 김이섭 옮김 / 민음사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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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스로 중년이라 칭하는 지금의 나는, 학창 시절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한다. 내 주변 가까운 어른들 중에는 딱히 배움이 깊다거나 넉넉한 재산을 가진 어른이 없었고, 막연하게 대학을 가야한다는 생각만 가지고 나는 학창시절을 보냈다. 친구들과 사이가 나쁘지 않아 학창시절이 괴로웠던 건 아니었지만 공부하기는 싫었던 여느 학생들과 같았고, 그 시절 가장 나를 재미있게 했던 건 영화를 보는 것과 책을 읽는 것, 팝송을 듣는 것이었다. 중학생 때 집에 비디오 플레이어를 들여놓았는데 그 후로 엄청나게 비디오테입을 빌려다 영화를 봐서 하루에 여러편을 본 적도 있고 나중엔 로보캅 1을 빌리면 사장님이 2,3 편은 그냥 빌려주시곤 했더랬다. 시험기간에도 소설책을 읽어서 여동생은 그런 나를 답답해했다. 내게 가장 재미있는 건 영화 보기와 소설 읽기 그리고 팝송 듣고 가사 해석하기 등이 있었다. 공부를 하지 않았던 것, 그래서 성적이 좋지 않았던 것은 지금에 와서 두고두고 후회되는 일이고, 그런 한편 내 배경을 원망하기도 자주였다. 나에게도 나를 이끌어주는 어른이 있었으면, 내 재능을 발견해주고 내 진로를 함께 고민해주는 어른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렇다면 지금의 나는 달라지지 않았을까? 여자애가 배워 무얼 하냐는 아버지와 치열하게 싸워 가까스로 대학을 보낸 엄마에게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이지만, 그러다가도 불쑥 불쑥 막연하게 '대학을 가고 좋은 직업을 가져야지'가 아니라, '너에겐 이런 재능이 있으니 이런 학교에 가서 이런 과에 가 공부하면 어떻겠니' 라고 잡아줄 수 있는 어른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싶어지는 거다. 그래서 최근에 본 영화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3> 에서 네가 생각하는 그 대학 말고 이 대학에도 가능성을 열어봐, 라고 언니가 라라 진에게 얘기했을 때, 그게 그렇게나 부러웠다. 내게 주어진 환경은 내가 더 발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걸 돕지 못했다는 생각을 간혹 하곤 한다.



학창 시절 딱히 흥미로운 공부는 없었다. 국어는 그냥 잘했지만 사실 국어를 못한다는 건 나로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떻게 국어를 '못'할수가 있지? 그렇다고 맨날 국어 백점 받는 학생은 아니었지만, 국어는 내게 어려운 과목이 아니었다. 영어는 좋아해서 열심히 했다. 사실 학교 공부를 열심히 했다기 보다는 팝송을 미친듯이 따라 부르고 해석해보고 외우고 그랬더니 영어 점수는 그냥 따라서 좋아졌다. 문제는 그 외의 다른 과목들이었다. 특히 암기를 해야 하는 과목들은 내게 쥐약이었다. 암기는, 모두가 알겠지만, 시간을 들여 외워야 했다. 시간을 들이는 만큼 외워지는데 나는 달달 외우는 것에는 영 흥미가 없다. 그 때나 지금이나. 공부를 잘하지 못하는 친구들도 암기 과목 만큼은 시험 보면 높은 점수를 받곤 했는데, 나는 암기 과목에선 완전 고꾸라졌다. 나는 암기력이 겁나 떨어진다고 늘 생각해왔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딱히 그랫던 건 아니었던 것 같다. 전화번호 외우는 건 너무 식은죽 먹기라서, 내가 암기력이 떨어졌던 건 암기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설득하지 못했으므로 하지 않았기 때문 이라고 생각하는 거다. 



그런 내가 어른이 되어, 그러니까 대략 2015-2016년부터 여성학 책을 읽기 시작했다. 몇 번 언급햇지만 '최명희' 의 《혼불》을 읽다가 아니 세상이 왜이렇게 똥같지? 왜이렇게 여자들 살기가 엿같았지? 페미니즘을 공부하면 이걸 알게 되나? 그렇게 페미니즘 책을 읽기 시작했고 읽을수록 더 알고 싶어져서 관련 강의도 찾아다녔다. 회사 업무가 끝나면 지하철을 타고 마포로, 대학로로 그 외 다른 곳으로 이동해가며 강연을 들으러 다녔다. 페미니즘 철학 강의를 들으러 주말에 창원에 가기도 했다. 내가 알고 싶고 재미를 느끼니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나는 내 스스로 찾아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알면 알수록 내가 얼마나 모르는지를 알게 된다는 것, 알면 알수록 더 알고 싶어진다는 것에 공부의 재미가 있는 것 같았다. 단순히 지식이 부족한 게 문제가 아니었다. 지식이 부족하면 상처 주는 말도 더 하게 되는 거였어. 나는 점점 더 과거의 나보다 나은 인간이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하며 페미니즘 책 읽기를 계속했고, 알게될수록 여성학이 그저 여성학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언어학, 사회학, 인문학, 신학, 정신분석학, 심리학 철학등의 학문과 연결될 수 밖에 없다는 것도 깨달았다. 뒤늦게 알고 깨닫게 되니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의욕만큼 잘 되지 않았고 체력적으로도 힘들었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과거에 대한 후회가 밀려들었다.



아, 내가 어릴 때 공부를 했다면. 암기과목을 열심히 암기했다면. 국사와 세계사 한국지리와 세계지리 정치경제와 사회문화 그리고 윤리까지, 내가 암기과목을 제대로 다 외우는 공부 잘하는 학생이었다면, 이렇게 지금에 와서야 맨땅에 헤딩해가며 책을 읽지 않아도 됐을텐데. 책 읽다가 이게 무슨 말이야 찾아보는 일 없이 내 배경지식을 끌어오면 됐을텐데. 나는 과거에 내가 공부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했지만 그러나 내 시간을 과거로 돌릴 수는 없는 일이었다. 다만, 지금의 젊은 학생들에게 지금 열심히 공부해두라고, 그것이 앞으로 살아가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해줄 수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내가 그걸 말하는 순간, 나의 어린 시절에 어른들이 내게 그러했던것처럼, 한낱 잔소리로 들리겠지. 아마 귀에 닿기도 전에 튕겨져 나가는 잔소리겠지.



나는 헤르만 헤세가 《수레바퀴 아래서》에서 만들어낸 인물, 그러나 자기 자신을 반영한 인물 '한스'를 보는데 부러웠다. 작은 마을의 반짝거리는 학생, 집이 부유하지도 않고 대도시도 아니지만, 그러나 자기 스스로 빛이 나는 한스를, 마을 사람 모두가 알아보고 도우려고 하는 것이 부러웠다. 이 작은 마을에서 출세하는 길이라고는 좀 더 큰 곳으로 가 신학 기숙학교에 입학하고 그곳의 규율을 잘 따라 종교인이 되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시험을 치러야 하는데, 이 마을에서 최고 잘난 학생이긴 하지만 과연 그 시험에 합격을 할 지를 두고 마을 사람 모두가 긴장과 기대를 한다. 시험을 치르고 합격을 하고 입학을 앞둔 짧은 기간에는, 그런데 네가 학교에 입학해서 공부를 더 잘 따라가려면 그리스어를 배워야 하지 않을까, 수학을 좀 더 예습해야 하지 않을까, 하며 교장선생님과 신부님이 앞다투어 개인 과외를 자처하는데 나는 그것도 부러웠다. 물론 여기에는 한스가 뛰어난 학생임이 전제되긴 했지만, 그래도 어른들이 알아봐주고 예습을 하게 해주다니, 앞으로 쭉쭉 나아가기 위한 조건이 잘 갖추어진 게 아닌가 싶은 거다.


그러나 기숙학교에 들어가 공부를 따라잡는 일은 쉽지 않았다. 친구를 사귀고 그 친구와 함께 하는 일, 우정을 키워가는 일은 한스에게 바라는 일이었고, 그런데 자신이 사귄 친구와 우정을 이어나가려면 공부하는 시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공부를 덜하고 성적이 떨어지니 학교에서는 '너 그 친구랑 놀지마!' 라고 윽박지르고, 설상가상으로 기숙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혹은 사고로 친구들이 하나씩 둘씩 사라지자 한스는 우울함을 겪는다. 아직 성인이 되지 못한 한스는 그렇게 방황하고 신경쇠약에 걸리고, 결국 학교를 마치지 못하고 고향으로 돌아와서 자신보다 공부를 잘하지 못했던 아이들과 같은 일을 하게 된다. 그러나 그들보다 경력은 뒤쳐진 채로. 한스는 새로운 일을 배우며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하지만, 그러나 자신이 아주 아이었을 때 친구들과 노는 일은 얼마나 즐거웠는지, 자연은 또 얼마나 자신에게 주는게 많았었는지를 떠올리며 괴로워한다. 이 모든 괴로움을 끝내기 위해 죽어야겠다고 생각하기도 할 정도로 그는 고통 속에 놓인다.



한스는 공부를 잘하는 뛰어난 학생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이 원했던 삶을 살지 못했다. 어른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했고 그걸 충실히 따라가려다보니 어느 순간 에너지가 소진되어져버린 거다. 그러니까 내가 그토록이나 가지고 싶었던 과거가 한스에게 있었는데, 그런데 한스에게 그 현재는 죽고 싶을 정도로 고통스러웠던 거다. 지금의 중년인 내가 '너 그거 좋은 기회를 가진 거야' 라고 말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현재를 사는 한스가 '나는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아, 예전처럼 낚시도 하고 친구들하고 놀고 싶어' 라고 말하는데. 어릴 때 그랬던 것처럼 동네 아주머니의 옛날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 그 행복한 어린 시절이 지나가버렸다. 내가 그토록 갖고 싶었던 지식을 채우던 어린 시절이 한스에게 있었는데 한스는 그것이 괴롭다. 지식을 갖기 위해 노력하면서 놓친 수많은 것들을 갈망한다. 그리고 한스는, 그 괴로움과 고통을 이겨내기가 벅차다.



아마 한스 또래의 독자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한스의 괴로움과 고통에 더 무게를 둘 것 같다. 그래서 이 소설은 좋은 소설이 될 것이다. 중년의 나는 내 입장으로 보게 돼서 안타깝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결코 무용한 독서는 아니었다. 어린 시절에 놓지 말아야 할 것, 어린 시절에 강요하지 말아야 할 것을 이 책을 통해 비로소 다시 깨닫게 된 것이다. 이 책은 한스와 같은 또래의 아이들이 읽어야 하지만, 그러나 나처럼 한스 또래의 자식을 두었을법한 어른들도 이맘때쯤 읽어야 하지 않나 싶어진다. 중년의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어른의 눈으로 한스를 보았는데, 도대체 헤르만 헤세는 이 괴로운 어린 한스를 만들어냈을 때 몇 살이었을까. 검색해보니 1906년에 쓴 작품이더라. 헤르만 헤세는 1877년에 태어나 1962년에 죽었다. 그의 나이 서른에 한스를 통하여 자신의 어린 시절이 고통이었음을 드러낸 것이었다. 나이 서른이 되어도 그 때의 괴로운 기억은 그에게 온전히 남아있었던 탓이리라.



일전에 유명한 북튜버가 자신의 뛰어난 영어 실력은 초등학교 때부터의 엄청난 교육과 훈련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래서 따로 유학을 간게 아니어도 영어 실력이 뛰어난 거라고. 그러나, 그 때로 돌아간다면 그걸 또 겪고 싶지도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그 시절이 괴로웠다는 거였다. 한스를 읽는데 그 북튜버의 이야기가 겹쳐졌다. 뛰어난 학생이 되고 어른이 되어 남들보다 월등한 실력을 갖게 되는 것은, 이렇게나 '괴로웠던 때'를 함께 가져가야 하는 것일까. 좋은 대학을 가고 원하는 직업을 가지면 과거의 그 고통을 보상 받는 게 되는 건 아니라고, 헤르만 헤세가 말해주고 있다. 어떤 이들은 그런 어른이 되기도 전에 이미 절망하고 무릎 꿇기도 한다. 



어린 시절에 배경지식을 많이 다져두면 어른이 되어서도 지식을 쌓는 일이 더 유리해질텐데, 그런데 그렇게 하는 과정에서 인생의 기쁨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고 하니, 이 나이가 되어도 역시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잘 모르겠다. 한스는 인생이란 수레 바퀴 밑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고 나는 인생이란 수레 바퀴를 가까스로 피해가며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인생이란 것이 수레바퀴라는 건 변함없는 것이라면, 역시나,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건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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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DADDY 2023-05-15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지 못한 길은 후회가 남아도 가지 않은 길은 아쉬움이 남겠죠. 그 후회와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영화를 보고 책을 읽으며 그 길을 대신 가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팔구십년대의 암기 과목 중에 스키마로 남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시험이 끝나면 달려가던 슈퍼에서 과자를 집기 전에 공부한 내용이 망각의 영역으로 넘어간 것을 보면 다락방님만 그런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열심히 공부하셨다면 그 시간에 볼 수 있었던 영화나 책을 못봤다고 후회하시고 계실지도 모르죠. ㅋㅋㅋㅋㅋㅋ
잘 사는 것은 각자 생긴 것이 다른 것처럼 사람마다 다르겠죠. 지금 충만하고 행복하다면 그 감정에 소비될 돈을 벌며 가급적 그 감정에 충실한 시간을 늘려가는 것이 잘 사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제가 보기에는 다락방님은 지금 충분히 잘 살고 계세요. ^^

다락방 2023-05-16 08:39   좋아요 1 | URL
저도 그래서 열심히 공부해서 더 좋은 대학을 가고 더 좋은 직장에 가고 더 높은 연봉을 받게 됐다면, 내가 놓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보곤 하거든요. 그게 만약의 지금처럼 책 읽고 글 쓰는 삶이라면, 저는 지금의 이삶이 더 좋다고 말하고 싶어요. 저는 책 읽고 글 쓰는 삶에 큰 만족을 얻고 있습니다. 이렇게 살고 싶어요. 그러니 어쩌면 저는 이렇게 살 운명이었는지도 모르겠어요. 하핫.

은하수 2023-05-15 11: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열심히 구해 읽었던 헤르만 헤세네요 오랜만에 만나니 반갑네요. 저도 한스 보면서 사실 이해가 안됐거든요. 젊을 때 읽었으니까... 저렇게 지원해주는데 자꾸 어긋나고 힘들어해서... 저도 지원 없는 대학공부하느라 힘들때였거든요. 전 정신적 고뇌를 겪을 새도 없이 무조건 앞만 보고있을 때라 함... 배가 불렀네 배가 불렀어... 저런 고뇌의 시간도 보낼수 있고... 이랬었죠! 시간이 지나고서는 이해하게 됐지만요. 그래서 제목에 대해 곱씹어보게 되더라구요

다락방 2023-05-16 08:41   좋아요 0 | URL
저 어릴 때 데미안이며 싯다르타며 읽었었는데 기억이 안나서 데미안도 다시 읽어보려고 사뒀어요. 지금 읽으면 데미안도 완전히 또 다르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어요. 수레바퀴 아래서는 읽다보니 제가 읽은 것 같지 않고요. 그렇지만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헤르만 헤세 잘 쓰네!! 막 이러면서 읽었어요. 후훗. 고전은 괜히 고전이 아닌가 봐요.

한스의 타고난 능력과 주변 어른들의 도움은 부러웠는데, 그것은 또 오지랖과 강압이기도 할것이기에 한스 입장에서는 괴로웠던 거로구나 하면 역시 어른의 역할은 어려운 것 같아요. 놔둘 수도 없고 참견할 수도 없는 적정선은 어디일까요. 좋은 어른이 되는 건 결코 쉬운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잠자냥 2023-05-15 11: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아요 3개 눌렀습니다.
<수레바퀴 밑에서>를 읽고 이런 글을 쓰시는 다락방 님 사......는 아니고, 좋아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지막 인생과 수레바퀴 문장 명문이네요.
십대 시절 <수레바퀴 밑에서>의 한스를 좋아했던 잠자냥이라서 더 이 글이 남다르게 다가왔습니다.

다락방 2023-05-16 08:43   좋아요 2 | URL
좋아요 세개 접수합니다. 보답으로 주기적으로, 자주 땡투 드리고 있습니다. 따로 말씀드리지 않아도 땡투 들어오면 아 다락방이로구나, 하시면 됩니다. ㅎㅎ

그리고 사.... 까지 하고 망설이시다니, 자신감을 가지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님 리뷰나 페이퍼 읽다 보면 잠자냥 님은 학창시절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잠자냥 님은 공부 잘했지만 겸손한 분이시고 저는 공부 못했지만 자뻑 충만한 … 흠흠.

잠자냥 2023-05-16 09:01   좋아요 2 | URL
음… 저 수능 수학 6점 받았습니다만…. *먼산*

다락방 2023-05-16 09:03   좋아요 2 | URL
음… (같이 먼 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DYDADDY 2023-05-16 10:03   좋아요 0 | URL
거기 뭐 재미있는 거 있나요? (같이 먼 산)

새파랑 2023-05-15 12: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레바퀴 아래서를 읽고 이런 리뷰를 남기시는 다락방님은 천재가 맞습니다~!!
그런데 전화번호도 좋아하는(?) 사람것만 외우신거 아닌가요? ㅎㅎ
알아도 어떻게 할 수 없는게 인생인거 같습니다~!!

다락방 2023-05-16 08:45   좋아요 1 | URL
새파랑 님이야말로 천재십니다! 맞습니다, 전화번호도 좋아하는 사람만 외워요. 그래서 전화 걸어본 적 별로 없어도 외우는 번호가 있고 자주 걸어도 못외우는 번호가 있습니다. 구남친들 중 여러명은 외우지도 못했고 지금 기억 안나지만, 열렬히 짝사랑 했던 남자의 번호는 아직도 기억 한답니다. 심지어 구남친 이름도 기억을 못합니다. 얼마전에 이메일이었나 어떤 이름 보고, 이 사람이 누구지????????? 하다가 구남친이라는 걸 늦게 깨달았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란 인간, 이렇게나 감정과 뇌과 분리되지 않는 인간인 것입니다. 이런 정확한 새파랑 님 같으니라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 2023-05-15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나르치스와 수레바퀴의 내용이 비슷한 것 같고 잘 기억나지 않네요~
그나마 데미안은 워낙 다른 책에서 많이 언급되어서 대략 기억나지만^^
10대 키우는 중년으로 다시 읽기 좋네요!
그리고 학창시절 암기과목은 시험용 아닌가요? 시험 끝나면 바로 잊어버리는..

다락방 2023-05-16 08:46   좋아요 1 | URL
나르치스와 수레바퀴 비슷해요, 햇살과 함께 님!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도 재미있었는데 수레바퀴도 재미있네요. 크- 데미안 재독 들어가야겠어요. 헤르만 헤세 재미있네요, 햇살과 함께 님.
저는 너무 건방지고 저잘난맛에 살아서 시험을 위해 암기하지 않겠어! 이러면서 암기를 안하는 그런 아이였고 그래서 성적이 엉망진창 … 저는 왜 그러고 살았을까요? 대체 왜? (절레절레)

독서괭 2023-05-15 14: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오래전에 이 책 읽었는데 기억이 잘 안나요 ㅋㅋ 다시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어떻게 살았든 안 가 본 길에 대한 미련은 남을 듯요. 요즘 아이들은 어릴 때 너무 소진되어서 나중에 어떻게 자랄지 걱정인데.. 정답 말고, 진짜 나에게 맞춤형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어른이 곁에 있다는 건 행운일 것 같습니다. 한스에게도 그런 어른은 없었던듯요.
학창시절에 공부 열심히 했던 1인으로서 말씀드리자면, 수능 끝나고 모든 걸 잊었기 때문에 역사 지식 세계지리 등등 하나도 남은 게 없습니다 ㅋㅋ 물론 서른 넘어서도 수능공부 하느라 외웠던 시시콜콜한 지식을 그대로 외우고 있는 분들도 있긴 하더라만요;; 제 경우엔 주입식 교육으로 남은 게 없어요.. 휘발....(욕아님..) 지금 자발적으로, 열정적으로 하시는 공부가 남는 공부입니다!

다락방 2023-05-16 08:49   좋아요 1 | URL
저는 데미안이 기억 안나서 이제 데미안을 읽어보려고 합니다. 아니 사둔 책이 이렇게나 많은데 읽었던 책 다시 읽어야 하는 이 인생, 뭐죠?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정말 방향치이기도 하면서 그림을 못외우는 사람이고 그래서 지리 과목이 전혀 흥미도 생기지 않고 기억나지도 않았거든요. 그런데 놀랍게도, 훌쩍 어른이 되어 여행 다니기 시작하면서 지도가 머릿속에 그려지기 시작했어요. 지구본 사두고 여기에서 여기까지 가는거구나, 하면서 말이지요. 저란 인간은 관심이 생겨야만 비로소 머릿속에 넣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인가봐요. 그러니까 공부를 못하죠. 다 관심이 없어가지고. ㅠㅠㅠㅠㅠㅠㅠㅠ

저는 그나마 주입식 교육이 아니었다면 지금보다 더 몰랐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나마 주입식이어서 했던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생각해보니 그런건 주입식 아니어도 했을 것 같고 … 어쨌든 다 지난 일이니 지금은 지금에 충실하겠습니다. 필승!!

책읽는나무 2023-05-15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생이란 수레바퀴를 가까스로 피해가며 살고 있는 것 같다.
어쩌면 다락방 님이 살아오신 인생이 또 살아갈 인생이 정답일지도 모릅니다.
이 책을 다시 읽어 보고, 읽을 시기에 놓인 사랑하는 조카에게 ‘이 책 읽을래?‘라고 포스트 잇을 붙여 놓고 집을 비운 이모의 행동은 수레바퀴를 잘 피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단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저는 중학시절 국어 선생님의 한 달에 한 권 책 읽기의 의무 때문에 중학교 들어가서 사춘기가 시작되어서였는지? 책 읽는 게 너무 싫었었어요. 첫 3월 첫 책이 <백범일지>였었는데 첫 달부터 안 읽었거든요ㅋㅋㅋ 책이 제게 좀 따분하고 어려웠던 것 같아요. 그런데 백범일지는 제게 늘 양심의 가책으로 다가오는 책이어 읽어야지! 생각은 늘 하고 있는 책이긴 합니다. 그래도 많이 안 읽은 와중에 수레바퀴는 완독했었던 것 같네요. 수이 님처럼 엉엉 울진 않았고 마음이 좀 슬펐던 기억만 어렴풋하게 남았던....근데 제겐 책이 좀 어려웠어요. 그리고 헤세의 작품이 좋아 그 유명한 <데미안>을 읽었었는데 그 후로 제겐 수레바퀴의 주인공이 싱클레어가 될 정도로 혼동을 하고 있었더군요.
내용이 하나도 기억이 안나서 몇 년 전 수레바퀴를 다시 읽었었거든요. 그리고 데미안을 또 읽었더니 아직도 싱클레어로 혼동ㅋㅋㅋ
암튼 수레바퀴를 읽고서 헤세가 더 좋아졌고, 왜 학생들에게 권하는 건지 알 것 같았어요.
전 학창 때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그닥 많이 없었던 건지? 한스에게 막 공감을 하진 않았는데 그래도 슬펐던 느낌은 진하게 남았어서 그게 뭘까? 하고 재독하니까, 부모의 입장에서 읽혀졌어요. 제게도 누구처럼 육아서였어요ㅋㅋ
그래도 슬픔은 남더군요.
저도 이번에 투비 적립금으로 딸들을 위해 수레바퀴 책 사주기로 약속을 했어요.
땡투 미리 예약 걸어놓고 갑니다^^

다락방 2023-05-16 08:52   좋아요 1 | URL
책나무 님, 저는 책 읽는 걸 너무 좋아해서 한글을 알고부터 바로 책읽기및 신문 읽기를 시작했는데, 학교에서 읽으라고 한 책들은 읽기 싫더라고요? 대학에서는 ‘이 책에서 시험 문제 날거니 읽어보세요‘ 라고 소설 한 권을 선택해주었는데, 원래 읽으려던 소설이었지만 그 순간 똭 읽기 싫어져서 안읽고 시험보러 갔어요. 대체 이런 똥베짱은 왜 튀어나오는 걸까요? 절레절레.
저는 책나무 님이 백범일지 언급하시니 <옥중서신> 생각나네요. 오래전에 친구가 선물로 주었는데 오래 안읽혀두고 묵혀두다가 팔았 … 저에겐 그 책이 양심의 가책으로 남아 있어요. 언젠가 읽어봐야지, 하면서도 아직도 안읽고 있습니다. 누구나 마음 속에 양심의 가책인 책 한 권쯤은 있는 건가 봅니다.

수레바퀴 아래서 참 좋고 재미있더라고요, 책나무 님. 저는 그래서 데미안 재독 들어갈 예정입니다. 데미안 다시읽어봐야지 기억 하나도 안나, 하고 진작에 사두었거든요. 헤르만 헤세 읽기 좋습니다, 책나무 님. 만세!!

물감 2023-05-19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공부랑은 거리가 멀고 먼 학생1이었고, 학교다닐때 공부좀 할걸 후회하는 성인1입니다만 그냥 만족하며 살고 있어요. 시간을 돌리지도 못하는데 계속 후회하면 뭐하나 싶어 자족하는 법을 배우고 살아가고 있습죠. 한스나 북튜버처럼 살아도 후회하고, 저처럼 살아도 후회하는 게 인생이라면 누굴 부러워할 필요는 없겠다 싶고요ㅋㅋㅋ 헤세 작품의 특징이 그거 같아요. 너는 틀린게 아니야 라고 느끼게 해주는거.

다락방 2023-05-19 13:43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물감 님. 내가 선택하지 않은 것,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후회는 어쩔 수 없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어쨌든 지금의 내 선택과 그 선택이 가져온 결과에 만족하며 사는 것이 답이겠지요. 헤르만 헤세 너무 재미있어요, 물감 님! 저는 지난번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 책 읽으면서 헤세 꿀잼인데? 이러면서 다 뿌숴버리겠다 싶더라고요.

저 한 이십년전쯤에 데미안 읽었었는데 지금 기억이 안나거든요. 이제 다음 차례는 데미안으로 할까 합니다!!

물감 2023-05-19 13:51   좋아요 0 | URL
저는 나르치스 그거 안읽었는데 다음에는 그걸 읽어야겠습니다ㅎㅎㅎ

다락방 2023-05-19 14:01   좋아요 1 | URL
나르치스도 엄청 재미있어요, 물감 님!!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