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네스뵈'의 《헤드헌터》를 읽지 않은 상태로 영화를 먼저 보았다. 영화로 나온줄 몰랐는데 친애하는 알라디너 님이 추천해주셔서 부랴부랴 네이버 다운로드 받아서 보았는데, 오 재미있어서, 게다가 나름 반전도 있어서 책을 읽어볼까 싶다. 책에서 어떤 문장들로 이 이야기를 진행할지 너무 궁금한거다. 책 사야지 눈누난나~ 그래서 난 눈누난나~


헤드헌터로 일하고 있는 '로저(엑셀 헨니)'는 헤드헌터로도 능력 있어서 돈을 잘 벌고 있기는 하지만 미술품을 훔쳐 팔아서 더 큰 돈을 벌어들인다. 월급쟁이로 살아도 충분한데 굳이 절도까지 하는 이유는 그에게 돈이 더 많이 필요해서이고 그에게 돈이 더 많이 필요한 이유는 아주 좋은 집을 얻어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서이며 그가 굳이 좋은 집을 얻은 이유는 아내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이고, 아내를 행복하기 해주기 위해서는 돈이 최고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그는 키가 170도 안될뿐더러 딱히 잘생긴것도 아니기 땜시롱, 돈을 갖다 들이부어야만 이 아름답고 지적인 여성이 계속 자기 아내로 남아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비싼 선물을 수시로 해야만, 그녀가 일하는데 돈을 보태줘야만, 이렇게 큰 집을 유지하고 살아야만 그녀가 나를 떠나지 않을것이다... 하는 생각. 그야말로 열등감에 찌들어서 여자를 인간으로 안보고 자기 머릿속에서만 여자는 이럴것이다.. 에 갇혀 있는 지구상의 숱하게 많은 남자들 중 하나 되시겠다.


그러다 아내의 불륜을 알게 되고 그림 훔치는게 발각되어 도망치는 신세가 되고 그와중에 살인도 하게 되고 그렇다. 도망치다가 그가 재래식 변소에 몸을 숨기는 장면이 있는데.. 그게 왜 그러냐면 사냥개가 그를 쫓는거야..그러니까 그가 냄새를 없애야 되고 피할 곳은 화장실 뿐이고 거기 똥더미.. 아니 그걸 뭐라고 해야해.. 그냥 똥통 속에 나를 던져... 버린 것이다. 요케요케해서 숨을 쉴수 있게한 다음에 똥통에 나를 던졌.. 는데, 살기 위해서임을 알고 아마도 나 역시도 그 상황이었다면 그러지 않았을까 싶긴 하지만, 이보세요 로저, 제가 점심 먹으면서 보고 있었단 말입니다. 로저.. 오, 마이, 갓... 똥냄새.. ㅠㅠ


아무튼 재미잇게 보았고 그래서 책을 사야겠다. 재미없게 보았어도 책을 사지 않았을까?

자, 문제는 이 영화가 아니라 어제 본 바로 이 영화다.





넷플릭스에셔 이 영화의 제목은 《내 안의 작은 사랑》이다. 세상에 이 제목 어쩔거야. 저런 제목이라니. 도대체 원제가 뭔데, 하고 봤더니 원제가 <this little love of mine> 이다. 원제 그대로 번역이네. 아니, '내 안의 작은 사랑'이라니 너무 오글거리잖아. 도대체 '내 안의 작은 사랑' 이런 제목 가진 영화를 대체 누가 본다고 만드냐.



내가 본다.

내가 봤다.

쉬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가 지금 보는 영화 뭐냐고 물어볼까봐 쫄아서 봤다. 누가 지금 뭐봐? 이러면


"응. 내 안의 작은 사랑~"


이래야 되는데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와 너무 쫄려. 이거 보는 동안 아무도 나에게 말걸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랐다. 근데 아무도 말 안걸었다. 왜냐하면 나는 아웃사이더.. 세상의 왕따. 아니, 내가 세상을 왕따시킨다. 아무도 나 따위 관심없어!!


아니야, 거기 아니야, 그리로 가지마 돌아와..


그래 돌아와서 영화 얘기를 하자면, 아니, 내 안의 작은 사랑 같은 제목 가진 영화를 대체 왜봤을까, 무엇이 나를 이끌었을까, 충동적으로 본건데, 아마도 리조트..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나는 호텔, 리조트 이런거 나오면 좀 흐물해져버리는 게 있어. 어쨌든.


'로라'는 도시에서 잘나가는 변호사이다. 변호사를 고용하기도 힘든 작은 기업들을 찾아 도와주는게 직업적 목표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이 대형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가 되어야 한다. 그런 그녀에게 '핀리' 기업에서 일을 요청한다. 핀리 기업의 손자가 이 기업의 경영자 되기를 마다하니 경영자가 되게끔 설득하고 계약서에 사인을 받아달라는 거다. 핀리 기업의 손자인 '칩'은 역시 어려운 환경에 놓인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어서 대기업 경영자 하기 싫다며 자신이 나고 자란 섬에서 집 지으면서 또 배를 운전하면서 살고 있는 거다. 로라도 이 섬의 출신이고 칩과 로라는 어릴적 단짝 친구였다. 도시에 나와 일적으로 성공하던 로라는 이 일을 하기위해 섬으로 가고 거기에서 칩을 만나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 사랑에 빠지게 되고 파트너 변호사가 되는 순간 기뻐하다가, 아 그러나 나는 사실 이 섬이 좋아.. 이러면서 대형 로펌을 그만두게 된다는거다.


참...

그래, 사람이 조용한 시골에서 살 수도 있고 섬에서 살고 싶을 수도 있고, 다른 곳에 가보니 오오 내가 원하는 건 바로 여기였어! 하게될 수도 있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될 수도 있다. 나 봐라, 베트남 갔다오고 나서 베트남에서 살아보고 싶다~ 이러잖아. 그런데 왜 로맨스 영화에서는 꼭 그런 곳에 갔다가 남자 만나고 비로소 내가 원하는 건 여기라고 깨달으면서 대기업의 승진자리 버리고 오는걸까???????????????????????????????????????? 왜??????????????????????????? 대기업에서 승진하기까지, 비로소 높은 위치에 가게 되기까지 숨도 안쉬고 달려오고 누구보다 노력했으면서, 게다가 여자라는 성별으로서 그런 위치에 가기까지는 남자들보다 더한 고난이 있었을건데, 왜 거기까지 가놓고는 '응 그런데 이제와 생각해보니 나는 소박한거 원해' 이러는걸까??????????????????????????왜 그러면서 거기서 남자랑 사랑하며 사는걸까?????????????????? 응 내 꿈이 파트너 변호사인줄 알았는데 이 섬에 와서 너 만나니까 그게 아니었어~ 이러는거.. 뭘까?????????????????? 졸라 주저앉히네 진짜...



아무튼 이 영화를 보았다는게 부끄러운 그런 영화였다. 이거 보면서 '대체 이 영화를 만든 의미가 뭘까??????????????' 생각했지만 답을 내릴 수 없었다. 이 영화 끝까지 보고 나서 생각한건데, 중학생들도 이 영화는 보다가 유치하다고 할 것 같다. 히융 부끄러워. 내 안의 작은 사랑... 하아. 제목도 이게 뭐야. 내 안의 작은 사랑.


최근에 네가 본 영화가 뭐야?

내 안의 작은 사랑.


윽-


내 안에는 큰 사랑이 있다.. 빅 럽..



아니 근데 여기 남자주인공 ㅋㅋㅋ 뭐랄까. 잘생긴 근육질의 백인남이란 말이야? 뭔가 분위기가 하버드대 나왔을 것 같은데 어째서 멍충미.. 가 나는 느껴지는걸까. 잘생기고 매력적이니까 영화배우가 됐을 것이고 로맨스 영화의 남주인공 되었을 것인데, 어째서 나는 이렇게 생긴 남자를 보면 '하버드대 나왔을 것 같은데 멍충미가 흐른다'고 생각하게 될까?





이런 특유의 남자들이 몇 있는데, 넷플리스에서 2편까지 보다가 도저히 짜증나서 3편은 십분 보다 말았던 영화 <키싱 부스> 의 남주도 딱 그렇다.



잘생기고 몸도 좋고 하버드대 다니게 생겼는데(영화속에서 하버드 대학 간걸로 나옴), 이상하게 나는 특유의 멍충미가 느껴져. 그리고 며칠전 봤던 헤드헌터에서도 그런 남자 나온다.



잘생기고 몸 좋고 하버드대 나오게 생겼고 이 남자는 심지어 카리스마까지 느껴지는데 어쩐지 멍충미가 있지 않나...



미안합니다 백남 여러분.. 이런거 느껴서 미안합니다.. 이런거.. 속으로만 생각해야 되는건데... 미안합니다...  도무지가 말이 되지가 않잖아요. 하버드대 나왔을것 같지만 멍충미.. 라니. 흠흠. 그렇습니다.



아무튼 금요일이고 월급날이고 책 살거다.

월급날 아니었을 때도 그랬던 것처럼. 샤라라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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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21-09-10 10: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보고 싶은 영화가 한 편 더 늘었어요 ^^

다락방 2021-09-10 10:28   좋아요 4 | URL
헤드헌터 재미있어요. 나름의 반전도 있고요. 저는 책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후훗.

잠자냥 2021-09-10 11: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다부장님 정말 그런 사람인 줄 몰랐어요. 실망이다...

내 안의 작은 사랑........

쉬바............

다락방 2021-09-10 11:24   좋아요 6 | URL
저 내 안의 작은 사랑 보는 사람입니다. 어디서나 당당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

청아 2021-09-10 11: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앗ㅋㅋㅋㅋㅋㅋ너무 재밌게 읽었어요! 저도 헤드헌터 책으로 만나고 싶어요👍

다락방 2021-09-10 11:26   좋아요 3 | URL
요네스뵈 변태.. 굳이 똥통에 집어넣다니 ㅜㅜ 너무해요 ㅠㅠ

청아 2021-09-10 11:28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그런 역경들도 그렇고 소지섭 많이 닮아서 한번씩 섬뜩,놀람요ㅋㅋ

다락방 2021-09-10 11:49   좋아요 3 | URL
맞아요 키작은 금발의 소지섭 느낌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9-10 13: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쉬바 ㅋㅋㅋㅋ 눈누난나 ㅋㅋㅋㅋ
내안의작은사랑 이라니 다락방님… 요즘 작은사랑이 필요하신 건가요 ㅜㅜ 근데 이 영화 내용 뭔가 익숙한데요..? 얼마전에 다락방님이 보신 영화 중에도 잘나가는 여주인지 남주인지가 무슨 섬에 출장가고 그런 거 있지 않았어요?🙄

다락방 2021-09-10 13:55   좋아요 3 | URL
맞아요, 독서괭 님! 그때 본 영화는 [마이 크리스마스 인] 이라는 영화였거든요. 고모님이 물려주신 유산으로 시골의 작은 호텔을 처분하러 갔다가 거기서 인생 사랑 만나는 영화였어요. 도시에서 아주 바쁘게 살고 능력 있어서 승진까지 하는데 갑자기 소박한 곳의 행복 깨닫고 도시를 포기하는..
이건 거대한 백래시인가.. 그러니까 도시에서 잘나가는게 진정한 행복이 아니야, 진정한 행복은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서 남자랑 함께 사는거야~ 이러는거 같아서 불쾌합니다. 대도시에서 잘나가지 않는 9to6 직장여성이 칼퇴하고 40평대 아파트 가서 혼술 하며 행복해하는 영화가 시급합니다. 가끔 남자 만나 원나잇도 하고 뭐 그런걸로다가..

독서괭 2021-09-10 14:29   좋아요 2 | URL
아닛 그것은 다락방님의 미래??

잠자냥 2021-09-10 14:43   좋아요 1 | URL
그런데 그 원나잇 상대는 하루는 늑대인간이고 하루는 뱀파이어고 하루는 하버드대 다니게 생긴 멍뭉미 넘치는 백인이고..... 하루는 드디어 잭 리처인데......

다락방 2021-09-10 14:51   좋아요 1 | URL
아.. 되게 피곤하네요? 한 달에 딱 한 번만 해야겠다 원나잇. 체력 딸리네요. 어휴..

독서괭 2021-09-10 14:53   좋아요 1 | URL
원나잇 아무나 하는 게 아닙니다 ㅋㅋ

다락방 2021-09-10 14:55   좋아요 2 | URL
그러게요. 머릿속에서 이미 한번씩 했더니 지쳐 나가떨어지겠어요. 오늘 꿀잠자겠다..

공쟝쟝 2021-09-10 14: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닠ㅋㅋㅋㅋ 쉬바 ㅋㅋㅋㅋ 아니야 거기 아니야 그리로 가지마 돌아와 ㅋㅋㅋㅋㅋ 진짜 ㅋㅋㅋㅋㅋ 아 다채로운 다부장님의 자아들 ㅋㅋㅋ 와플먹으면서ㅠ읽다 크림튀며 웃었다…

다락방 2021-09-10 14:55   좋아요 1 | URL
내 손에 의식이 있어가지고 손이 막 지멋대로 글을 쓴다. 내가 다시 데리고 와야 돼요. 내가 나로 살기 힘들다..

와플 천천히 먹어요. ♡

syo 2021-09-10 23: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 안의 작은 사랑> ㅋㅋㅋㅋㅋㅋㅋ
와, 단어 하나하나가 부끄러운데 뭉쳐놓으니까 말도 못하게 부끄러워! ㅋㅋㅋㅋ

다락방 2021-09-12 22:33   좋아요 1 | URL
그렇지만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나는 용기 있게 페이퍼를 써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붕붕툐툐 2021-09-10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음표 최대 등장 리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진실을 알아버린 저는 다부장님의 월급 드립에 그저 코웃음을 칩니다. 방점은 월급날이 아니었을 때도 그랬던 것처럼에 있음을 플친님들은 모르시겠죠? 훗!

다락방 2021-09-12 22:33   좋아요 1 | URL
툐툐님, 그것은 우리만의 비밀 아닙니까. 소문내시면 안됩니다. 저 재벌의 딸인거는 진짜 비밀이에요, 비밀. 쉿!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