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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북클럽이 뱀파이어를 처단하는 방식
그래디 헨드릭스 지음, 강아름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8월
평점 :
나는 어릴때부터 뱀파이어란 존재에게 흥미를 느꼈다. 뱀파이어가 나오는 영화라면 찾아 보려고 했고 책도 그랬다. 어떤 사람들은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는 것에 흥미를 가질 수도 있을 것이고(해리포터 라든가 아바타 라든가), 어떤 사람들은 애니매이션에 흥미를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그게 뱀파이어였다. 내가 뱀파이어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그렇지만 뱀파이어랑 사랑하는 것은 나름 낭만적일 거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내가 뱀파이어를 좋아하는 것은 나의 어떤 취향 혹은 흥미 정도로만 생각했고 거기에 대해서는 딱히 들여다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 책, '그래디 헨드릭스'의 《호러북클럽이 뱀파이어를 처단하는 방식》을 읽으면서 나는 생각해봐야 했다. 왜? 왜 뱀파이어를 좋아했던 거지? 그래도 괜찮은걸까?
물론, 뱀파이어란 존재에게 흥미를 느끼고 뱀파이어를 좋아하고 그래서 뱀파이어가 등장하는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는 것이 나쁜 취향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앞으로도 계속 관심을 갖고 재미있게 지켜볼 것이다. 그렇지만, 내가 왜 좋아하는지는 다시 생각해봐야 했다. 왜 뱀파이어를 좋아하지? 뱀파이어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갖지 않는 사람들조차도 뱀파이어가 사람의 피를 빨아먹고 산다는 것을 알고, 밤에만 활동한다는 것을 안다. 어둠속에서 인간의 피를 흡혈하며 생명을 유지하는 존재는 인간에게 어떻게 보아도 이롭지 않은 존재인데, 나는 왜 좋아했을까?
뱀파이어가 잘생긴 남자였다는 게 아마 가장 크지 않았나 싶다. 오늘 아침 세수를 하며 곰곰 생각해보니 내가 그동안 봤던 책과 영화에서 뚱뚱하고 못생긴 뱀파이어는 없었던 것 같은거다. 그들은 언제나 뛰어난 미모를 갖고 있었고 결코 늙지 않았으며 여자를 쉽게 유혹할만큼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존재였다. 어쩌면 그들이 흡혈을 하는 신체 부위가 목이라는 데에서 오는 관능도 한몫 했을것 같다. 왜 목일까? 왜 하필 목을 물까? 목은 생명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면서 게다가 대부분의 사람들의 성감대이기도 하다(아닌가? 목 성감대 아닌가요, 여러분? 목과 귀 성감대는 만인 공통 아닌가요?). 그런 목에 하필이면 이빨을 박아대는 통에, 뱀파이어들이 목을 물고 피를 빨때면 그 피해자들은 피를 빼앗기며 목을 뒤로 젖히게 된다. 피를 빨리면서도 쾌락을 느끼는 것처럼 표현된다.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에 그런 과정들이 뱀파이어에 대한 판타지를 갖게 한건 아닐까. 그리고 이런 판타지들을 갖고 있으면서도 어느 한가닥, '인간의 피를 빨아먹는 존재'라는 데에서 오는 그 어떤 '악' 이랄까 '가해'의 이미지를 조금더 부숴버릴라고 뱀파이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작가들은 '인간의 피를 먹지 않는', '어떻게든 동물의 피로 대체하는' 혹은 '인공 피를 만들어 마시는' 뱀파이어들을 만들어낸 게 아닐까. 에드워드는 벨라에게 끌리는데 벨라가 인간이고 그런 벨라랑 사랑하는 에드워드 가족은 절대 인간의 피를 빨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의 피를 빨려는 뱀파이어들과 싸운다. 벨라는, 이 인간 여자는 뱀파이어 에드워드와 사랑에 빠지고, 이 에드워드는 뱀파이어 어둠의 존재, 밤에 잠들지 않는 존재인지라 벨라가 잠드는 동안 옆에 있어준다. 악몽을 꾸었다 눈을 떠도 애정을 갖고 나를 지켜봐주는 존재가 있다는 데에서 안도감을 주는 그런 뱀파이어가 에드워드다. 나는 꿈을 자주 꾸는데 거기에는 분명 악몽도 있다. 내가 옆에 누가 잠들기를 바랄 때에는 악몽을 꾸고난 후가 유일하다.
수키 시리즈의 뱀파이어는 어떠한가. 수키란 인간여자와 사랑하는 뱀파이어 빌과 에릭, 그러니까 수키 곁의 선한 뱀파이어들은 인공피를 마시면서 생명을 유지한다. 인간에게 직접적 피해가 가지 않고 그래서 그들은 밤이면 인간 여자와 사랑도 할 수 있다. 인간에게 해를 입히지 않는 피를 마시는 존재. 그게 낭만적인 로맨스 속의 뱀파이어였고, 나는 역시 그런 뱀파이어들을 좋아했다.
그런데 그래디 헨드릭스가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 내가 나에게 묻게 했다. 이것은 무엇인가. 왜 우리는 인간의 피를 빨아먹는 존재를 선하게 그리면서 어떻게든 그들과 사랑하려고 하는가. 그래디 헨드릭스가 작가의 말에서 가진건 식욕밖에 없는 존재라고 뱀파이어를 후려치는데, 그런데, 그것은 사실이 아닌가. 그래디 헨드릭스가 이 책에서 보여주는 미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나는 가장 큰 미덕이라고 하면 이 뱀파이어를 있는 그대로의 존재, 인간의 피를 빨아 먹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존재임을 드러냈다는 게 아닐까 싶다. 있는 그대로의 뱀파이어, 인간 옆에 매력적으로 존재하면서 사실은 인간의 피를 빨아먹고 인간을 차츰 죽이는 존재. 그렇다면 우리는 그런 존재와 사랑에 빠질게 아니라 맞서 싸워야 하는게 아닌가. 이 당연한 사실을 그래디 헨드릭스가 얘기해주는 거다. 게다가 뱀파이어는 '남자'성별로 대표된다. 그러니까 여자 뱀파이어가 없는건 아니지만, 수많은 직업군에서도 그렇듯이 우두머리, 오야붕, 대가리는 죄다 남자다. 나는 뱀파이어를 매력적으로 그리면서 어떻게든 좀 더 선하게 포장하고 그러면서 사랑하고자 하는 게, 인간 여자가 인간 남자를 사랑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걸 알았다. 연애중인 혹은 결혼해 함께 생활하고 있는 남자로부터 온갖 스트레스를 받거나 폭력에 노출되어도 '그래도 ..' 혹은 '이정도면..' 하면서 어떻게든 자기 자신에게 최면을 걸어가며 그 남자를 끌어안고 사는 것과 다르지 않게 느껴지는 거다. 이 책에서의 뱀파이어는 폭력 애인, 폭력 남편, 폭력 아빠와 다름 아니다. 오, 그래디 헨드릭스여, 뼈때리셨어요. 나는 숱한 책들을 읽어가면서 역시 인간 남자는 안된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으면서도 그러나 뱀파이어에 대해서라면 늘 열린 마음이었는데, 이 책을 읽노라니 아니 왜, 왜 뱀파이어에게 열린 마음이어야 했는가.. 싶어지는 거다. (그렇다고 닫혔다는 건 아니다.)
책 속의 화자 '퍼트리샤'의 옆집에 '제임스'라는 잘생기고 능력있는 남자가 이사온다. 무슨 사고로 햇볕에서는 눈이 너무 약해진다 해서 주로 어둠속에서 활동하는데 그 지역 남자들을 죄다 자기 형제로 만들어 버리고(헤이, 브로~) 게다가 퍼트리샤의 아이들에게도 부모보다 더 친근하고 의지할만한 존재가 되어준다. 그러나 퍼트리샤는 보았다. 그가 미성년자 아이의 피를 흡혈하는 것을, 그리고 아이들이 그로 인해 죽어가는 것을. 퍼트리샤는 그가 기이한 존재 그리고 해를 입히는 존재라는 건 알았으나 그것을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것 같아 그를 마약범이라고 사람들에게 말해 어떻게든 약자에 대한 피해를 줄이려고 하지만, 그녀의 말을 믿어주는 사람들이 없고 오히려 그녀를 미친 여자 취급하며 그녀의 남편은 그녀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킨다. 게다가 네가 항상 이상한 범죄관련 책만 읽으니 아들도 이상해졌다고 하고.. 퍼트리샤의 남편이지만 퍼트리샤의 말을 믿는게 아니라 이웃 남자의 말을 믿는다. 동네의 모든 남자들이 이 제임스의 존재를 믿는다. 퍼트리샤는 분명 두 눈으로 보았는데, 그가 아이의 피를 빠는 걸 보았는데 아무도 퍼트리샤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제임스가 그럴리 없다고 한다. 그렇게 피해는 계속된다. 퍼트리샤는 입을 다물 수 밖에 없게 된다.
이 책은 처음부터 재미있었지만 이 부분에서 너무 큰 스트레스를 받아서 내가 또 저 밑으로 꺼지는 기분이었다. 완전 우울속으로 침잠해버려서 나는 소설 읽기를 그만두어야 하는건 아닌가를 한참 생각해야 했다. 왜, 왜 나를 사랑하고 나랑 여태 살아왔고 나를 지켜봐왔으면서, 그러면서 최근에 알게된 남자를 믿는거야. 나를 봐왔잖아, 내가 어떻게 생활했는지 봐왔잖아, 근데 왜 나를 믿지 않는거야. 너희들이 나를 미친 여자 취급하면 피해자가 더 늘어나는데, 왜 아무도 내 편을 들어주지 않는거야. 나의 남편이 왜, 나를 미친여자 취급하는거냐고. 왜, 내가 사랑한다고 생각했던 남자가 나한테 이러는거냐고. 왜 우리가 위험하다는데, 우리가 죽을지도 모른다는데 그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거냐고. 왜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나를 미친여자 취급해.
나는 리베카 솔닛의 책에서 읽은 구절이 떠올랐다.
신뢰성은
생존의 기본 도구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 페미니즘이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 알아가기 시작하던 시절에 사귀던 남자친구에게
핵물리학자 삼촌이 있었다. 어느 크리스마스에 그 삼촌은 우리에게 핵폭탄 연구자들이 사는 교외의 자기 동네에서 한 이웃집 부인이
한밤중에 알몸으로 집을 뛰쳐나와서는 남편이 자기를 죽이려 한다고 비명을 질러댔다는 이야기를-마치 가볍고 재미난 대화 소재인
것처럼-들려주었다. 나는 물었다. 남편이 진짜로 아내를 죽이려 한 게 아니란 걸 어떻게 아셨어요? 그는 내게 참을성
있게 설명했다. 그 사람들은 점잖은 중산층 가정이었다고, 따라서 남편이 아내를 죽이려 했다는 말은 여자가 남편이 자기를 죽이려
한다고 외치면서 집을 뛰쳐나온 데 대한 설명으로서 믿을 만하지 않다고, 오히려 여자가 정신 나간 거라고 ‥‥‥ -리베카 솔닛,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p.18
그리고 계속 괴로웠다. 퍼트리샤가 자꾸만 '내 탓이야'를 해서. 결국 피해가 더 커지고 자기 앞에 오도록한건 나 때문이라고, 내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일이 반복된다. 아니다. 그녀의 말을 믿어주지 않은 다른 사람들 탓이다.
결국 퍼트리샤는 남자들의 도움 없이 이 일을 해결하기로 한다. 그들에게 도움을 청했다가는 자신은 또 미친 여자가 되어 아이들하고도 헤어질 판이다. 아니, 어차피 그들은 도움이 안돼. 그러니 그녀는 자신이 이 악의 존재를 응징하기로 한다. 동네 아이들을 다 잡아먹어 버리는 이 새끼를 죽여아 한다. 다행히도 그녀와 같은 생각을 하는 다른 여자가 있고 그리고 또 다른 여자가 있다. 결국 피해 앞에서야 그 말을 믿어주긴 했지만 또 다른 여자도 있고. 그렇게 북클럽의 여자들이 모여서 뱀파이어를 응징한다. 앞서도 말했지만, 이 책의 미덕은 여러가지다. 그동안 유명햇던 책들에 대해 비판하는 것도 그렇고, 가정주부를 후려치는 것에 대해서도 반박하고, 여성들의 연대에 대해 말하는 것도 거기에 포함된다. 그러나 가장 큰 미덕은(응? 아까도 가장 큰 미덕이었는데?) 이 뱀파이어를 응징하는데 있다. 그 응징이 뱀파이어 그 존재에게 처참하다는 것이 가장 큰 미덕이다. 변깃물에 칫솔헹구기 라든가, 커피에 설사약 타기 같은 귀염뽀짝하고 의미없는 응징이 아니다. 그들의 응징은 말 그대로 응징이다. 처참하다. 나는 이 부분에서 이 책이 영화화 되기를 바랐다. 우리가 화면으로 여자 여러명이 모여서 이 한 존재를 처참하게 응징하는 것을 본다면 얼마나 신날까! 우리의 아이들을 그리고 다른 여자들을 살해하고 폭행하는 존재에 대해 이렇게 처참하게 응징하는 것을 영화로 보고 싶다.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남자들이 돈 벌어서 씐난다고 제임스를 추켜주고 그 돈으로 출장가서 성매매나 하고 있을 때, 모든 일을 마치고 피범벅된 집을 말끔하게 치우는-늘 하던 일이었다!- 여자들이 나오는 걸 영화로 본다면 너무 좋겠는거다! 가해자를 응징할 때는 제대로 응징하자!!
그러나 지금 제대로 응징했다고 해서 제대로 응징이 됐는지는 다른 문제다. 약자에 대한 폭력을 한번에 쫙 뿌리뽑을 수 없다는 것은, 조각조각 토막나서도 꿈틀거리는 뱀파이어의 생명성이 상징하는 바일 것이다. 약자에 대한 폭력은 그렇게 쉽게 죽지 않는다. 그게 바로 우리가 계속해서 위험을 감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나의 뱀파이어 판타지는 이로 인해 조금 사라진것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정신이 든것 같은데, 아아, 뱀파이어를 완전히 보내지도 못했지만, 설사 보냈다해도 나에게는 아직 늑대인간 판타지가 남아있다... 으르렁-
"저 또래 아이들은 정말 밉상이지 않아요?" 사라지는 코리를 지켜보며 키티가 물었다. "그렇다기보단 기이하죠." "밉상이라니까. 저 까칠한 밉상들은 자루에 넣어 묶어놨다가 열여덟 살이 되면 그때 방생해야 하는데. 여기, 이거 가져왔어요." 그녀가 퍼트리샤에게 건넨 반질반질한 새 책은 『사랑의 증거』였다. "이게 저질이라고 생각하는 거 알아요. 하지만 여기엔 열정, 사랑, 증오, 로맨스, 폭력, 흥분이 있어요. 토머스 하디랑 다를 바 없다니까요. 값싼 종이책인데다 본문 중간의 여덟 페이지에 사진들이 실렸다는 것만 빼면." - P38
"경보기가 벌써 동나고 있대." 키티가 말했다. "호스가 그러는데 경보기를 구하려고 연락한 업체마다 집으로 답사를 나오는 데만 삼 주는 걸릴 거라고 했다. 그 삼 주간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지 모르겠어. 호스는 자기한테 총이 있으니 우리는 안전하다고 말하지만, 거짓말 안 보태고, 내가 이 남자랑 비둘기 사냥을 해봤거든. 이 인간 하늘도 겨우 맞혀." - P92
"이번 달 책은 읽고 있어?" 슬리크가 물었다. 메리엘런이 육중한 갈색 안락의자를 침대 발치로 끌어왔다. "책장도 못 열어봤어. 화성에서 온 남자? 그 인간들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거 아니니." 슬리크가 콜록거리기 시작했다. 시간이 잠시 흐르고서야 퍼트리샤는 그게 웃음임을 알았다. "나도 그랬어 ……"슬리크가 속삭이자 퍼트리샤와 메리 엘런이 귀를 바짝 세웠다. "나도 퍼트리샤한테 그만 읽으라고 그랬어." "우리끼리 읽던 책들이 그리워. 살인 사건이 한 건이라도 나오던 책들 말이야." 메리엘런이 말했다. "요즘 북클럽의 문제는 남자가 너무 많다는 거야. 그 인간들은 제 생명 유지에 도움이 될 책들은 안중에 없고 그저 혼자 떠벌리면서 행복을 느껴. 죄다 견해들뿐이야, 주구장창." "꼭 …… 성차별주의차처럼 말하네." 슬리크가 속삭였다. 슬리크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유일한 사람이었기에 가장 힘없는 그녀의 목소리가 가장 크게 들렸다. - P512
"그 인간들의 견해에 개똥만큼의 가치라도 있다면 나도 기꺼이 들어주지 왜 아니겠어." 메리엘런이 말했다. - P512
『뉴게이트 캘린더』(18~19세기)는 강간과 살인으로 교수형에 처해진 윌리엄 듀엘 같은 범죄자들을 줄줄이 나열한 것이었다. 듀엘의 시신은 해부실습용으로 옮겨졌으나 의대생들이 해부를 시작하려는 순간 느닷없이 되살았다. 당황한 법정은 사형 대신 북미 유배로 그의 형을 감경했다. 눈길을 끄는 또 하나의 사례는 알렉산더 밸푸어다. 자기 누이의 가정교사에게 집착했던 그는 그녀가 결혼이라도 하면 남편을 죽이겠다고 알렸고, 그녀가 실제로 결혼하자 그 남편을 살애했다. 밸푸어는 참수형 집행일을 앞두고 자신의 누이로 변장해 탈옥을 감행했다. 그리고 오십 년 뒤자연사했다. - P660
『살인 발라드』:1896년 임신부 펄 브라이언이 참수당한 사건은 서로 다른 세 곡의 발라드를 탄생시켰다. 그중 어떤 것도 그녀가 치대생인 남자친구에게 낙태 수술을 받다가 실패해 사망했을 수 있고, 그녀의 잘린 머리는 시신의 신원 확인을 막으려던 남자친구의 헛된 노력의 산물이었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는다. 살인 발라드는 1930년대와 1940년대에 패치 몬타나의 <총이 장전된 줄 몰랐어>같은 인기곡으로 이어졌다. - P661
『내 곁의 이방인』(1980년) : 앤 룰은 곤란한 상황에 처한 싱글맘이었다. 앤디 스택이라는 필명을 써서 <트루 디텍티브>의 프리랜서 기고가로 일하며 번 돈으로 네 아이를 먹여 살리려 애쓰던 중에 첫 출판 계약을 맺는다. 태평양 북서부 지역에서 벌어진 일명 ‘여대생 살인‘에 대한 단편을 쓰도록 고용되었는데, 그때만 해도 룰은 이것이 현대사에서 가장 유명한 연쇄살인 사건이 된다거나 혹은 자살예방전화상담소에서 그녀와 나란히 앉아 근무하는 친구 테드 번디가 범인이리라는 생각은 꿈에도 못했다. - P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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