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모두 알라디너인 친구들과의 단톡방에서 북플 마니아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각자 어디의 마니아인지 살펴보다가 나는 내가 <여성학> 마니아 1위임을 자랑스럽게 캡쳐해 친구들에게 보여주었다. 이봐라, 나 만 점 넘은 여성학 1위야!
친구들이 막 대단하다고 뿜뿜해주고 그런데 영미소설은 왜 16,000점이나 되는데도 3위밖에 안되냐 이런 얘기하다가, 한 친구가 그랬다.
"성공엔 관심이 없네? 2617번째 마니아.."
응? 하고 살펴보니 그제야 저 위의 '성공'이란 분야가 보였다. 그리고 정말 성공에 관심이 없구나 싶어서 빵터져서 한참 웃다가, 그런데 저 141점이란 점수는 무엇 때문일까, 내 기억에 의하면 내가 뭔가 성공에 관련된 책을 읽지 않았는데... 딱 떠오르는 책이 없는데 뭘 읽어서 이 점수가 생기고 마니아가 되었지? 궁금해져서 클릭해보았다. 무슨 책이 나로 하여금 성공의 마니아 2617번째에 등극하게 만들었느냐. 나도 모르게 내가 읽은 성공 분야의 책은 무엇이냐. 오, 그 책은 놀랍게도, 이 책이었다.
나는 정말 빵터진게, 나는 이 책을 읽지 않았단 말이야? 그런데 이 책에 '읽었어요'가 표시되어 있고 별 한 개가 매겨져 있는거다. 그렇다. 손꾸락이 잘못 움직여서 체크를 한 모양이다. 아마도 북플 유저라면 그런 경험들이 모두 한번 이상씩은 있었을 터. 화면 넘기다가 나도 모르게 읽었어요에 체크하고 별점 매기고 그러는거다. 그러니까 결론으로 말하자면, 나를 성공 마니아로 만들어버린 책은 딸랑 한 권이고 이 책인데, 나는 이 책을 읽은게 아니라 실수로 손꾸락이 한 일이므로, 얼른 그 별표를 취소하였고, 그러므로 나는 고작 141점 받은 점수에 대해, 그것조차도 내 점수가 아니라는 뜻이며, 그렇다면 나는 성공에 관심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관심이 없는 거야. 노관심, 무관심.
성공, 뭐에염????????????????
그래서 내가 성공하지 못하는건가..............
사람들은 자기가 관심있는 쪽으로 움직인다....................................
나여, 왜 성공에 관심이 없는가.......................
어제 친애하는 알라디너의 서재에서 이런 그림을 보았다.
나도 일전에 읽었던 이 책의 한 장면이었다.
나는 왜 저 장면 기억이 안나지? 아무튼 보고 엄청 웃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까 섹스하다가 막 유일한 진실은 뭘까? 하다가 괴성 지르다가 또 삶은 죽음이야? 하고 또 헐떡거리고 그런다는건데, 생각해보니까 너무 웃긴거다. 하앍하앍 삶은 죽음이야? 이케 뒤집어봐 하앍하앍 유일한 진실은 뭘까? 이젠 네가 올라가봐 하앍하앍 아 머리 부딪혀 밑으로 내려가 하앍하앍 내 천재성 너무 두려워 하앍하앍 저케요케이케저케 해봐 엉덩이 좀 들어봐 하앍하앍 진실을 추구하는게 하앍하앍 우리들의 몫인걸까 꺅 ... 막 이런다는거 아녀 시방 지금.......... 그러다가 발가벗고 마주서서 인생, 참진리, 영원, 죽음, 삶.... 이런다는건데... 대단하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안해요 웃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 그렇게 돼서 보자마자 깔깔대고 웃었는데, 그러나, 불가능한것 같진 않은거다. 게다가 한번 해볼만하다는 생각이 드는거야?
그러니까 섹스중인 어느 밤이었다. 아니 어쩌면 낮이었을지도. 아니 아침이었을까? 모닝섹스는 개꿀이니까..
여튼 그렇게 거시기하던중에 갑자기 어떤 말과 행동이 나로 하여금 나의 타고난 그리고 탁월한 유머감각을 건드렸고 그래서 참아야 되는데 하면서도 나는 그 순간에 유머를 던지고야 말았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던져놓고 나도 웃고 그도 웃고 깔깔 웃으면서 그러나 나는 속으로 이내 쫄아버렸는데, 아아 파워업이 파워다운이 되지 않을까, 그러면 중간에 멈추게 될텐데, 중간에 멈추는거는 넘나 싫고.... 그러나 멈춘다면 이것은 명백한 나의 잘못이 아닌가, 나의 유머감각아 왜 거기서 튀어나와서 갑자기 뜨겁고 핥핥하는 분위기를 깔깔로 만들어버린 것이여, 나여... 하게 되었는데, 그러나 파워업업이 다운되지 않고 깔깔 거리는 와중에 우리는 무사히 완주하였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그렇게 나란히 누워 천정을 바라보다가 나는 말했다. 내가 그 때 웃겨버려가지고 네가 쪼그라들고 이것이 끝까지 진행되지 못할 것 같아 좀 쫄았어..라고. 그러자 그는 그렇다고 쪼그라들지 않아, 라고 말하였고, 아아 그 때부터 우리의 섹스에는 두려움없이 유머가 넘쳐버리기 시작해서 수시로 깔깔거리며 엎어치고 메치고 올라갔다 내려갔다 쿵쿵거렸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그렇다면, 그러니까,
저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삶의 유일한 진실은 뭘까? 죽음은 삶일까? 나의 천재성이 너무 두려워(이 부분은 꼭 내것이어야 한다. 내가 천재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삶이란 무엇일까, 를 나누면서 엎어치고 메치고 올라갔다 내려갔다 쿵쿵거리는 것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싶어지는 것이고 아아, 그렇다면 그것이 가능한지 아닌지는 어떻게 알 수 있는가??????????????????????????????????????????????????
한 번 해봐야겠다. 도전!
그러니까 각자가 가진 섹스에의 로망이 있을 것이다. 나도 몇 번 얘기한 적이 있는데 하나는 둘이 끝나고 함께 담배를 피는 것이었는데 내가 담배를 끊어버렸기 때문에, 그리고 실내에서 담배 피지 않는 남자들이었기 때문에 이건 이루지 못했고, 게다가 이 로망은 어느 순간 사라져버려서 이제 하기 싫다. 그리고 여전히 살아있는 로망은, 점심시간의 번개 섹스다. 이것을 만족 시키기 위해서는 내가 직장에 다녀야 한다는 것이 꼭 전제되어야 한다. 근무하다가 점심 시간 되면 남자 있는 곳으로 텨가서 후다닥 섹스하고 그 점심시간 한시간 내에 모든걸 마치고 내 자리로 돌아와 있는것. 점심 전의 나는 노섹스 였다가 점심 후의 나는 섹스후가 되어버리는 것. 이걸 아직 한 번도 못해봤고, 그런데 이게 내가 퇴사하면 앞으로 할 수가 없을 것이기 땜시롱 너무나 안타깝다.
삶의 유일한 진실이란 무엇일까, 이걸 섹스 도중 묻는 것은 굳이 로망까지 되지는 않을 것이고, 그러나 한 번 시도해보고 싶기는 하다. 그럼에도 우리의 섹스는 무사히 완주할 수 있을 것인가, 에 대해서.. 실험해보고 싶다, 라고 써놓고 나면 내 인생에 유섹스를 전제해야 하는것이군. 나는 섹스를 끊었는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인가.
인생..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아무튼 어제 책이 왔다. 꼭 어제만 온 건 아니지만.
필통도 왔다.
필통 내 생각보다 커서 쓰기 싫다.
그리고 오늘, 좀전에, 열한권의 책을 주문했다. 내 인생, 나도 몰라~ 통장에 잔고는 제로~~ 눈누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