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소세지 계란말이
얼마전에 SNS 에서(트윗인지 인스타인지..) 소세지 계란말이 하는 영상을 보았다. 나는 언제나 계란말이를 망치는 사람이었고, 그렇지만 그 영상을 보고나자 이번엔 성공의 기운이 뽝 오는거다. 어라? 소세지 넣고 돌돌 말면 오히려 말기가 쉬워질 것 같은데? 그렇게 나는 도전해보기로 한다. 내가 본 영상속에서는 왜때문인지 소세지를 누른 식빵으로 말아서 그걸 계란에 넣고 말긴 하더라만, 나는 식빵 먹기 싫으니까 소세지만 넣고 해보는 걸로. 후훗. 어제 요가 끝나고 밤 열 시가 넘어 집에 가면서 '어서 소세지 계란말이 하고 싶어 미치겠다!!' 하는 심정이 되어, 마트에 가서 소세지를 사고 후다닥 집에 가 바삐 만들었다. 이거 만들어놓고 예쁘게 접시에 담아 내일 아침 먹어야지. 아빠도 드시라고 두 개 해야겠다. 하나 하면 내가 다 먹을테니까. 나는 손 큰 여자사람...
그렇게 계란을 풀고.. 그런데 소세지를..그냥 하면..계란속에 있으니까... 너무 생...의 느낌, 날것의 느낌이 아닌가 싶어, 그래 그러면 삶자...아니야....그러면 냄비 하나를 또 써야 한다. 설거지 거리 늘어나. 걍 프라이팬에 살짝 데우자. 하고는 기름 없이 프라이팬에 커다란 소세지 두 개를 살짝 데웠다.
계란 네 개를 풀고서는 데워진 프라이팬에 얇게 펴바르고 그 위에 소세지를 얹는다. 잠시 후 소세지를 계란과 함께 돌돌 만...
어?
안말리네?
왜때문인지?
다시 돌돌 만...
안말리네?
왜죠?
뒤집개와 젓가락을 사용해 돌돌 말아보지만 망삘... 망한 기운이 스믈스믈 내게로 느껴지며... 어쨌든 간신히 말고 또 얇게 계란물 넣고 또 둘둘...또.... 아무튼 그렇게 해서 간신히 두 덩이를 해보았으나, 아아, 형체는 둥그렇게 말리긴 했다만,
자, 어쨌든 예쁘게 썰어보자. 계란 안에 소세지가 쏘옥- 들어있는 그 예쁨을 한 번 느껴보자. 꺅 >.< 하고 썰었는데!!
처참하게 실패했다. 계란과 소세지는 따로 놀았다. 옆에 것은 안벗겨진것 같지만, 젓가락으로 들어 올리는 순간 소세지가 쏙- 빠져버려... 쌍욕 나오는 것이다.
어디에서 실패한걸까.
식빵이 필요했던걸까.
집에 식빵 없는 것도 아니었는데.
소세지를 데워서 그런걸까.
하아..너무 처참한데, 나는 왜 손이 큰 여자사람인 것인가.
신이시여, 저에게는 썰지 않은 한 덩어리가 더 남아있습니다.
왼쪽에 저 긴 거, 제대로 말린 것 같지만 썰었더니 또 위에것처럼 똑같이 망....처참하게 망....... 요리천재 어디갔죠? 나는 요리 천재지만 일단 계란말이는 안되는 걸로..
덕분에 오늘 아침에 계란 따로, 소세지 따로 집어먹고 나왔다. 킁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