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너 (초판본, 양장)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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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제법 너그러운 인간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이런 변화를 새삼스레 실감할 때면 속으로 어머, 나도 이제 어른? 하면서 혼자 피식대기도 하고. 원체 트러블을 만들기 싫어하는 성격이기도 하지만, 내가 가진 자기연민을 인간연민으로 화했다는 점의 공이 크리라. 저 인간도 사는 게 힘들어서 그랬겠지, 하며 한 번 참는 거다. 인간은 참 불쌍해. 왜, 힘이 없기 때문이지. 삶에서 제힘으로 지켜내고 이겨낼 수 있는 것이라곤 고작 사소한 것들 뿐이고, 더 거대한, 필연적인, 고통과 시련 앞에서는 무력할 수밖에 없는 존재. 그래서 인간은 불쌍하고 인간의 삶은 처량하다.


《스토너》를 읽노라니 이 생각이 한결 확고해졌다. 이 소설이 인간의 삶을 더없이 착실하게 그려낸 소설이라서. 주인공 스토너가 열 아홉의 나이에 부모 곁을 떠나 대학에 진학한 순간부터 방에서 홀로 생의 막을 내리는 순간까지 말이다. 어떤 이는 이 소설을 읽고 평범한 인간의 삶도 들여다 보면 저마다 의미 있고 아름답다며 찬탄할 수도 있겠으나, 나는 내내 씁쓸해져 죽고 싶었다.


책 말미의 옮긴이의 말에 따르면, 저자 존 윌리엄스는 이 소설을 슬프다고 생각하는 독자의 반응에 놀랐으며, 주인공 스토너는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나은 삶을 살았던 것이 분명하다고 했단다. 스토너가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나은 삶을 살았다는 점에는 나도 동의한다. 그러나 이 점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스토너는 늦지 않은 시기에 적성을 찾았고, 그것을 직업으로 삼아 평생토록 곁에 두고 살 수 있었던, 어쩌면 운이 좋았다고도 할 수 있는 인간이기는 하지만, 제힘으로 어찌 할 수 없는 상황과 타인 앞에서, 가까운 사람과 자신의 나이듦과 죽음 앞에서, 대부분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맥을 쓰지 못하는, 공평하게 운이 나쁜 인간이기도 했다. 저자는 이 평범하고 불쌍한 인간이 삶을 살아내며 겪는 무력함과 그로 인한 슬픔을 고스란히 그려 보였고.


지금 나의 시점에서 가장 사무치게 와 닿는 요소는 무엇보다도 가까운 사람의 나이듦과 죽음이다. 이제 부모님의 염려를 받기만 해도 되는 맘 편한 시절은 지났고, 만날 때마다 어째 저번보다 훨씬 더 늙은 것처럼 보이는 부모님이 염려되는 나이다. 스토너와 그의 부모, 스토너와 그의 딸 그레이스. 아빠가 암 수술을 한 이후 어느 날, 나를 보더니 뜬금없이 많이 컸다는 소리를 했던 기억이 떠오르더라. 스토너가 그레이스를 보며 어릴 적 자신의 서재에서 놀던 어린 아이와 그 찬란한 순간을 떠올린 것처럼, 아빠도 나를 보면서 이따금 어린 시절의 나와 함께한 순간들을 떠올릴까. 시간을 되돌릴 수도 없는 노릇인데, 아름다운 기억이 남아 있다는 건 저주 같다. 그리워하느니 차라리 없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네.


그럼에도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는, 그런 순간들이 인간을 살게 했다는 것. 불쌍한 인간들은 도대체 어떻게 이 처량한 삶을 살아내는 것인가, 하는 질문에 이 소설은 열정이라고 대답한다. 문학에게, 딸에게, 사랑하는 이에게 열정을 쏟은 스토너처럼, 열정을 쏟을 대상이 있어야 인간은 살 수 있다고. 쏟을 당시에는 의식하지 못하더라도, 지나고 보면 그 덕에 살 수 있었던 것이라고. 그렇게 정신과 마음을 내주다 보면 삶은 너도 모르는 사이에 흘러가 있는 것이라고.


사실 나는 스토너가 강사가 된 시점부터 미드 <브레이킹 배드>의 주인공 월터의 얼굴로 상상이 되었는데, 왜 그렇게 된 건지는 지금도 모를 일이다. 스토너는 월터와는 굉장히 다른 유의 유약한 인간이거니와, 둘의 공통점이라면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삼았다는 것뿐인데. 게다가 월터는 드라마 초반부터 마약 제조업자의 길로 들어선다. 열정이 꺾여 무기력하게 살아가던 월터도 여기서 열정을 찾기는 했지. 그 대상이 파멸적이라는 점이 문제였지만. 월터와 스토너를 보면 열정의 대상에도 위계가 존재한다. 그리고 스토너의 삶만 따로 떼어 보아도 그렇다. 딸과 사랑하는 이가 머무른 순간은 짧았고, 그의 삶을 내내 지키며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한 것은 오로지 문학이었던 것이다.


나는 어떤 대상에게 마음을 내주며 살았고, 어떤 대상에게 마음을 내주며 살게 될까. 처량한 삶을. 어울리진 않았지만 주인공 캐스팅은 <브레이킹 배드>의 월터였고, 다 읽고 나서 떠오른 이 소설의 OST는 이소라의 <Track 9>였다(곡 제목이 Track 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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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2-04 07: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왤케 쓸쓸햐…. 나도 스토너 넘 좋아요.. 자매품 영화 패터슨, 책 평범한 사람 놓고 가요…!

은오 2023-02-04 07:56   좋아요 3 | URL
일단 당분간은 안되겠어요. ㅋㅋㅋㅋㅋ 너무 씁쓸해져버림... 근데 평범한 사람 검색하니까 바로 나오는 게 없는데 혹시 차페크 평범한 인생 이거예요? 이건 보관함에 있는데!

- 2023-02-04 07:58   좋아요 4 | URL
맞아요 ㅋㅋㅋ 차페크 ㅋㅋㅋ 먄먄 ㅋㅋㅋㅋ 잠자냥이 공쟝쟝한테 맞춤 추천한 책이지롱 ㅋㅋㅋㅋ

독서괭 2023-02-04 08:44   좋아요 3 | URL
평범한 사람ㅋㅋㅋㅋ 하지만 바로 이해함 ㅋㅋㅋㅋ

2023-02-04 08: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2-04 09: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독서괭 2023-02-04 08: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은오님 리뷰 너무 좋네요!! 스토너 읽으며 제가 느낀 감정을 딱 표현해주신 것 같아요. 저는 리뷰를 못 썼거든요. 마음이 복잡하고 쓸쓸하고 산다는 건 무엇인가.. 싶어지는 그런 책이더라구요. 전자책구독서비스로 읽었는데 사고싶다…(응?)

은오 2023-02-04 09:14   좋아요 4 | URL
괭님이 느끼신 감정을 제가 딱 표현했다니! 정말 기분이 좋고요, 역시 괭님과 저는... 좀 남다른 관계가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
괭님의 예외조항이 또 추가되는 현장입니다. 예외조항 2) 전자책 구독 서비스로 읽고 좋았던 책은 종이책으로 사서 소장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2-04 09:35   좋아요 2 | URL
작년에 제 예외조항에 있던 항목입니다 ㅋㅋㅋ 하지만 실제 산 책은 없었어요.

은오 2023-02-04 11:03   좋아요 3 | URL
역시 항상 기대를 가볍게 뛰어넘어 주시는 괭님... 이미 있던 예외조항이라니 너무 멋져ㅋㅋㅋㅋㅋㅋㅋ

DYDADDY 2023-02-04 10: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월터 화이트라는 금기어를 쓰시면 읽을 수 밖에 없잖아요. ㅋㅋㅋㅋ 월터도 자기가 원해서 인생이 그리 굴러간 것이 아니듯 우리네 인생도 그러한 것이 아닌가 싶어요. 안그래도 읽던 책 진도가 잘 안나갔었는데 잠시 한눈 팔겠습니다. ㅎㅎㅎ

은오 2023-02-04 10:13   좋아요 2 | URL
근데 월터 진짜 너무 뜬금없고, 저도 왜 월터가 지맘대로 제 머릿속에서 캐스팅됐는지 모르겠고... 스토너는 월터랑 전혀 다릅니닼ㅋㅋㅋㅋ저도 너무 어이없어서 리뷰에 출연시키긴 했지만 완전히 다른 캐릭터고 다른 소설이고요. 둘다 좋은 작품이기는 했습니다 ㅋㅋㅋㅋ
월터는... 이해가 되긴 했어요. 비록 마약제조지만 자기 능력으로 그렇게 대체불가능한 인간이 되고 인정받았는데 중독되지요 그것도 ㅜㅜ... 그리고 저는 제시와의 관계가 참 좋았습니다 ㅋㅋㅋ

DYDADDY 2023-02-04 11:43   좋아요 3 | URL
문득 어떤 캐스팅이 떠오른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겠죠. 책을 읽으면서 왜 은오님이 월터를 캐스팅했는지 알아봐야겠어요. ㅎㅎㅎ
제시와의 관계는 처음에는 죄책감 절반 절박감 절반이었다가 나중에는 본인이 위험에 처하면서도 결국 제시에게 집착하게 되는데 그 관계가 묘하게 설득력이 있어 아직도 생각이 많이 납니다. 은오님도 재미있게 보셨다니 반갑네요. ^^

2023-02-04 13: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2-04 1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자목련 2023-02-04 13: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은오 님의 글을 읽고 마음을 내주는 대상은 어떻게 변했는지 돌아보게 되네요. 저도 참 좋게 읽었던 소설인데 사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쟝쟝 님이 추천한 평범한 사람이 아마도 <평범한 인생>이 맞다면 저도 추천해요.

은오 2023-02-04 14:02   좋아요 3 | URL
자목련님이 돌아보시게 만들다니.... 저 조금 뿌듯해요. >.< 인상적이었던 소설도 시간이 지나면 정말 ‘그 책 좋았지’ 정도의 감상만 남고 까먹게 되더라고요. 인간의 기억력이란....
그럼 <평범한 인생>은 잠자냥님 공쟝쟝님 자목련님 추천소설인 거네요? 이건 정말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ㅋㅋㅋㅋ

바람돌이 2023-02-04 14: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스토너도 그렇고 평범한 인생도 그렇고 분명히 읽었는데 왜 내용은 하나도 기억 안나고 그걸 읽으면서 느껴던 감정만 남는건지..... 그렇다고 읽은지 엄청 오래된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이렇게 딴 사람의 글을 읽으면서 또 맞아 맞아 그랬었지 이러고 있는 내가 좀 슬프네요. 왠지 스토너의 슬픔과 닮은거 같아..... ㅠ.ㅠ 좋은 리뷰 잘 읽고 슬퍼해서 죄송해요. ^^;;

은오 2023-02-04 15:01   좋아요 3 | URL
근데......다 그럴 걸요? 🤣🤣🤣 저도 그렇고, 모두가 그럴 겁니다. 진짜 바로 위에도 댓글 달았지만 조금만 지나도 단순한 감상만 남고 내용은 기억에서 지워지더라고요. ㅜㅜ 죄송하다니요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할 뿐입니다. 😊

물감 2023-02-04 23: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토너>는 은오 님의 세월이 좀 더 지난 뒤에 재독해보시길 권합니다. <스토너>가 단지 짠하기만 한 인상으로 남겨지기에는 많이 아쉽거든요 ㅎㅎ 말씀하신대로 인간은 불쌍하고 인간의 삶은 처량하다지만, 누군가 나를 그런 시선으로 바라보고 대한다면 싫지 않을까요? ‘방방봐‘라는 말이 있죠. 그처럼 모든 상황은 상황대로, 인생은 인생대로 바라보고 과감하게 흘려버리세요. - from. 극 염세주의 졸업자.

은오 2023-02-05 01:03   좋아요 2 | URL
제 멱살좀 잡고 졸업시켜주세여 선ㅂㅐ님...... 졸업하고파......

잠자냥 2023-02-05 00: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은오는 자냥에게.

은오 2023-02-05 01:04   좋아요 3 | URL
아니, 결혼도 안해주면서 마음은 내달래 이 이기적인 고영이!!!!!

잠자냥 2023-02-05 10:17   좋아요 2 | URL
아니 내달란 소리가 아니고 다섯번째 문단에 끼워넣어 본 건데요. 문학에게, 딸에게, 은오는 자냥에게 열정을 쏟을 대상이 있어야 인간은 살 수 있다고.

한없이 권태롭던 은오 님 요즘 살맛 나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02-05 10:53   좋아요 3 | URL
와.... 내가 좋아하는거 알고 제대로 갖고노는거보ㅏ!!!!!
네...... 부정 못하겠고요 변자냥님 왜 사이버인간이죠? ㅜㅜ 현실에서 만났으면 살맛 정도가 아닐텐데 변자냥님 출판사 신입으로 들어가서 갈굼당하고싶으니까 출판사만 좀 알려주세요

잠자냥 2023-02-05 12:00   좋아요 1 | URL
안 뽑아줄텐데~~~~~

은오 2023-02-05 16:17   좋아요 2 | URL
아 어떻게든 들어가기만하면 나 변자냥님 찾을 수 있는데!! 아직까지 아이폰8 쓰는 사람 변자냥님밖에 없을텐데 ㅋㅋㅋㅋㅋ근데 그거 아니라도 보자마자 직감으로 알듯😋

책먼지 2023-02-05 18: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은오님 감상 진짜 너무 좋아요..😭 심지어 음악 취향까지 겹쳐.. 보라색 커버의 이소라 앨범 전곡 다 좋지 않나요.. ㅠㅠ 저는 이 책의 수동공격적인 인물들 때문에 읽는 내내 엄청 스트레스 받더라고요. 특히 이디스와 로맥스 교수요(불만이 있으면 말을 하라고!! 차라리 싸우자!!!) 돌아갈 수 없는 아름다운 순간에 대한 기억이 고통이 된다는 점에 완전 공감합니다. 지금 할 수 있는 걸 하고 계속 책을 읽는 것외에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기도 하고요🥺

은오 2023-02-06 02:40   좋아요 1 | URL
아이 참 먼지님께서 좋다고 해주시니 기분이 좋네요! 🤭 저랑 음악취향까지 겹치시다니요...(감동) 이소라 7집 정말 좋죠!! 정말 먼지님 말씀대로 전곡이 다 좋은 앨범! 저는 특히 3 7 9 11 트랙 좋아합니다 >_< 이디스랑 로맥스.... 하. 제가 처음에는 이디스를 좀 이해해 보고자 했는데요. 어째 뒤로 갈수록 심각해지더라고요. 해도해도 너무 심했죠, 진짜. 로맥스는....어휴.
그리고 네, 먼지님 말씀대로 그렇지요.... ㅠㅠ 과거에 대한 그리운 기억 때문에 괴롭고 미래에 대한 두려운 상상 때문에 괴로운 건 어째야 하는지 정말....

책먼지 2023-02-07 11:42   좋아요 1 | URL
좋아하는 트랙까지 겹쳐요 진짜 이러기 있나요.. 하아…

은오 2023-02-07 16:35   좋아요 1 | URL
헐.... 이럴 수가요! 트랙까지 겹친다고요 정말요?! 나 먼지님께 잘해야지.... 먼지님 같은 분 앞으로 만나기 힘들 것 같다....🥹🤭💕
 
가벼운 마음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김도연 옮김 / 1984Books / 202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의 다른 장르에 비해 소설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다. 저마다의 인간이 가진 문학적 감수성을 10점 만점으로 해서 점수를 매겨 본다면, 나는 3점도 겨우 받을 터이다. 비단 문학적 감수성만의 결락이 아니라, 나는 원래 감수성과는 거리가 먼 메마른 종족이다. 아마 25년 인생에서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린 순간은 다섯 손가락 안으로 꼽을 수 있지 않을까. 나도 소설을 읽으며 눈물을 또르르 흘리는 사람이 되고 싶지만, 세상에는 노력으로 가능한 것이 있고 가능하지 않은 것이 있는 법이다. 그렇다고 완전히 체념한 건 아니고, 앞으로의 경험이 낳을 감수성의 발달에 희망을 살짝 걸어 두고는 있다.


그래도 인생에 취미라고 할 만한 것이 독서뿐이거니와, 영상보다는 활자를 선호하기에 활자로 이루어진 소설 또한 재미가 아예 없지는 않을 뿐더러, 남들이 읽고 너무 좋다고 감탄하는 소설은 왠지 안 읽으면 손해인 양 드는 기분 탓에, 책을 구입할 때마다 소설도 꼭 몇 권씩은 넣는 버릇이 있다. 그리고 간혹 큰 울림을 주는 소설을 만나는 경우가 있다 보니 보물찾기하는 심정으로 꾸준히 읽었다. 이번에는 텀이 꽤 길었지만 말이다. 이 텀은 이번에 <가벼운 마음>을 만나기 전, 대략 3개월 전쯤 읽은 마지막 소설 <위대한 개츠비>가 너무 노잼이었던 것에 기인한다. <위대한 개츠비>를 꾸역꾸역 읽어내고 소설에게 잠시 작별을 고한 것이다.


<가벼운 마음>은 내가 봤을 때 가히 북플의 영업왕이라고 해도 될만한 잠 모 님에게 영업당해서 샀다. 그 분 정말 영업에 재능 있는 사람이다. 월급만 루팡하는 게 아니라 남의 주머니까지 루팡하는 사람이다. 같은 책을 홍보해도 더 사고 싶게 만드는 필력으로. 내가 그 영업에 홀려서 구입했음에도 땡투를 안 했던데, 어차피 그 영업왕은 금주의 영업의 달인 2위에 오른 사람이니 괜찮을 거다. 영업 당해 구입한 이 책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저자의 에세이도 살 예정이니 그때 제대로 하면 된다.


이렇게 구입하게 된 <가벼운 마음>도 장르의 특성상 내가 덮어놓고 쟁인 다른 소설들과 함께 언제 읽힐지 가늠되지 않는 세계에 머물고 있었다. 그러다가 다 모 님의 <가벼운 마음>의 100자평 댓글에서 "난 주인공 같은 사람은 못 사귄다" "내 친구의 친구 중에도 주인공 같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 나타난 은오 님 약간" "나 같은 사람은 아니다 은오 님은" 하는 대화를 발견했다. 주인공이 자신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그 책이 궁금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으랴.


이러한 동기로 책을 집어 들었으니 자연히 주인공과 나를 비교하면서 읽게 되었고, 일단 내 주변에는 주인공 같은 사람들이 꽤나 존재하며 나는 그들과의 만남을 즐긴다는 것이 위 대화의 참여자들과 나의 다름을 방증한다. 그리고 실제로 주인공과 나 사이에 공유되는 요소가 제법 있다. 감상평을 요약하자면, '타고난 게으름과 충동성과 개인주의 정신을 받들어 주인공의 삶과 흡사한 삶을 살았으나, 현실과 불안의 벽에 부딪혀 더이상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고 결심한 와중에 이 책을 읽고 나니까 그냥 이렇게 살아도 될 것만 같아서 좆됨'이라 할 수 있겠다.


주인공의 태도와 삶의 궤적은 책의 제목인 '가벼운 마음'을 완연하고 아름답게 구현한다. 정말 완벽한 제목이 아닐 리 없다. 주인공은 이른바 '자유로운 영혼'이며, 진정 가벼운 마음으로 삶을 대한다. 이 지점에서 나와는 다르다. 나는 가벼운 행동을 반복하면서도 무거운 마음을 짊어지고 산다. 소설은 소설일 뿐이고, 현실을 가벼운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더욱이 주인공은 삶이 자신을 사랑한다는 믿음에 한 치의 의심도 품지 않거니와, 삶에서 마주하는 사소한 눈부심을 발견하며 즐길 줄 아는 능력의 보유자다. 나는 나의 무병단수를 기원할 따름이다.


주인공이 삶을 대하는 태도보다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서 유사한 점을 엿볼 수 있었다. 누구에게든 다가가면 내게 호의를 줄 것이라 믿고 접근하되, 의존과 애집은 주지도 받지도 않는다. 나는 그렇게 살았고, 그 덕에 사람으로 인한 상처도 전무하다시피 하니 그리 나쁘지 않게 된 셈이다. 간혹 호의가 오지 않아도 괜찮았다. 주인공 엄마의 무기가 나에게도 있었으므로. 그 무기를 사용하면 마음이 한 번을 돌아서 결국에는 온다.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이럴 수 있을지, 그리고 이렇게 살아도 되는지는 모르겠다. 물음표다.


위에서 아무래도 좆된 것 같다고 하기는 했지만, 어느 때에 가서는 다시 읽고 싶은 소설이다. 소설에는 북다트가 거의 안 꽂히는데 이 책은 북다트로 도배를 해 놓은 수준이었으니. 그만큼 허를 찌르는 찬란한 문장들이 넘쳐난다. 작가가 시인이라던가. 진정 '가벼운 마음'이 뭔지 궁금하다면 읽어보시라. 크리스티앙 보뱅이 간만에 소설을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해준 덕에 나는 소설과 재회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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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01-18 20:33   좋아요 1 | URL
저는 사실 이 글을 다들 왜이렇게 좋아해주시는지 모르겠어서 신기해하며 지켜보고있어요...... ㅋㅋㅋㅋㅋ너무나 감사합니다.
자목련님도 <가벼운 마음> 마음에 드셨군요! 네ㅜㅜ 소장해서 언젠가 다시 꺼내 읽을 책입니다!🥹

독서괭 2023-01-18 14: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안 쓰신다(안 쓰실거라)고 했는데, 아무래도 리뷰가 적성이신 듯 합니다. 그냥 요약하고 문장 옮기고 그런 게 아니라 완전히 흡수해서 다시 내식으로 쓰시는 느낌이예요. 앞으로도 많이 써주시길 기대합니다! 저도 이 책 너무 좋았어요!

은오 2023-01-18 20:36   좋아요 2 | URL
저번부터 독서괭님의 댓글과 응원을 받고 리뷰를 쓰고싶다는 마음이 피어오릅니다. 정말 감사해요! 괭님도 <가벼운 마음>이 좋았다고 하시니 오늘도 통한 기분이라 좋네요 ><❤️

잠자냥 2023-01-18 14: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사람 다음 달에 3만원 받겄다. 동물성애 아니면 이걸로

은오 2023-01-18 20:37   좋아요 5 | URL
잠자냥님의 “이 사람”이라는 호칭에 설레면 미친건가요?

잠자냥 2023-01-18 23:02   좋아요 2 | URL
이 인간이 한단계 더 높은 건데.

은오 2023-01-19 00:14   좋아요 3 | URL
당신과 이사람은 달성했으니 이인간이 되는 그날까지... 더 막대해줘요!

잠자냥 2023-02-07 15:55   좋아요 1 | URL
내 예상이 맞았네요. 이달의 당선작 축하~
근데 6만원 받았으니 얼른 책 사러 가시오~

은오 2023-02-07 16:24   좋아요 2 | URL
이 영광을 미래의 신부 잠자냥님께 돌립니다.

잠자냥 2023-02-07 16:41   좋아요 1 | URL
풋-

미래의 신부 라파엘님께........

은오 2023-02-07 16:43   좋아요 2 | URL
아니!!!!! 미래의 아내.... 미래의 동거인 미래의 여보 미래의 자기 잠자냥님입니다

은오 2024-03-29 10:17   좋아요 1 | URL
미래 예상적중!!

잠자냥 2024-03-29 10:21   좋아요 1 | URL
🤯🔫

책읽는나무 2023-01-19 11: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제 늦은 시간에 북플 들어와 응? 은오님의 가벼운 마음 리뷰? 딱 들어와 읽으려는데 또 정신없이 뭔가에 빠져 잠깐 창이 닫혔는데, 아침에 북플 켜니까 또 은오님의 가벼운 마음!!!!ㅋㅋㅋ
지난 번부터 느꼈지만, 정말 글을 잘 쓴다!! 또 생각하며 읽었어요. 문학 감수성이 부족하다는데도 왜 글이 몽글몽글~ 그러면서 정갈하지? 그러면서 집중해서 읽게 되는데 와....댓글들!!! 나만 좋아하며 읽는 게 아녔어요.
알라디너님들의 이 무수한 하트 뿅뿅을 어떻게 감당하시렵니까??ㅋㅋㅋ
저도 잠자냥님의 글 잘 썼다는 칭찬 처음 읽은 것 같아요. 자목련 님도 칭찬!! 은오님 선택받으셨습니다^^
전 뭐~~ 칭찬 남발러라서 은오님 넘 우쭈쭈~ 하고 싶어서ㅋㅋㅋ
아...나도 가벼운 마음 빨리 읽어야겠다.
은오님 생각하면서~ㅋㅋㅋ

은오 2023-01-19 16:06   좋아요 2 | URL
그렇게 뭔가가 나무님의 제 글 읽기를 방해(?)했는데도 오전부터 또 읽어주셔서 일단 너무 감사드립니다 ㅋㅋㅋ 사실 타이밍을 놓치면 누군가의 긴 글을 읽는 것도 힘을 써야 하는 일이쟈나요?
저도 지금 이 사랑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기분은 좋아요 >.< 나무님의 우쭈쭈도 너무 좋고요!! 헤헤헤헤헤
<가벼운 마음> 정말 너무 좋았습니다. 저를 생각하면섴ㅋㅋㅋㅋ네... 말리진 않겠습니다. 오늘도 나무님의 애정이 담긴 긴 댓글을 받아 기분이 좋은 하루입니다! 💓

2023-01-21 16: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21 16: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21 16: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21 16: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2-07 15: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2-07 16: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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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누울 수 없으면 실외다



"누울 수 없으면 실외다." 근래 들어 본 문장 중에 가장 웃기면서 통렬하다. 이 문장을 보자마자 단숨에 그 함의가 파악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누울 수 없으면 실외다. 그러니까 내가 머물고 있는 장소가 원칙적으로는 실내일지언정, 누울 수 없다면 그 장소는 나에게 실외나 마찬가지라는 말이다. 회사, 강의실, 식당, 영화관 등은 당연히 누울 수 없으니 실외라는 것. 이런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따라서 같은 직장인이라도 "주중에는 내내 회사(원칙적으로 실내)에 있었으니 주말에는 어디 놀러가고 싶다"는 사람이 존재하는 반면에, "주중에는 내내 회사(누울 수 없으니 실외)에 있었으니 주말에는 집에서 뒹굴고 싶다"는 사람 또한 존재하는 것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주말에 손님이 내 집에 와서 자고 간다고 생각해 보자. 그 손님이 가족, 친한 친구, 연인 정도의 친밀함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아무리 내 집이라 해도 편히 누울 수는 없다. 그렇다면 이 경우, 내가 주말 내내 실제로 머문 장소는 집이더라도, 결국 주말 내내 외출한 셈이 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매우 마음에 드는 문장이지만 완벽한 문장은 아니다. 이 문장을 나에게 완전히 부합하도록 고치면, "혼자가 아니면 실외다" 정도가 되겠다. 곰곰 생각해 보면, 나는 가족들과 한 집에서 살 때도 주로 내 방에 박혀 있기를 좋아하는 타입이었고, 부모님이 길게 여행이라도 가시는 날이면 진정한 행복감을 느꼈다. 부모님의 부재에 마음 놓고 기행을 벌인다든지 했던 것도 아니면서 그저 집에 오롯이 혼자 있음을 즐겼던 것이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므로 혼자 산 지 벌써 5년 가까이 된 지금은 혼자 있다는 상태만으로 행복감을 느끼기는 어렵다. 하지만 타인과 이틀 이상을 보내고 온 날이면 혼자 있음의 행복을 절감할 수 있다. 여기서 나에게 '타인'이란 사전적 의미의 타인인 것이요 바로 나 빼고 모두다. 엄마건 연인이건 친구건 전부 얄짤 없다. 이러니 본가에 갈 때마다 두 밤 이상 자고 오기가 너무 힘들더라. 부모님과 사이가 안 좋은 것도 아닌데 본가에 오래 있으면 갑갑해져서 하루만 자고 가려니까 부모님이 매번 너무 섭섭해 한다. 갑자기 이걸 쓰고 보니 엄빠한테 미안해졌다. 이번 설에는 두 밤 자고 와야겠다.


바야흐로 비혼주의자가 특이종이라는 딱지로부터 벗어난 시대다. 요즘 비혼을 선언하는 사람들에게는 저마다의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나의 경우는 '중간에 이혼을 하지 않는 한 평생 누군가와 한 집에서 함께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 가장 큰 이유다. 진정 이게 말이 되나. 하루 이틀도 아니고, 평생, 남자가 집을 나가지 않는 이상, 내가 집을 나가지 않는 이상, 남자가 먼저 저세상으로 가지 않는 이상, 아침에 눈을 뜨면 내 집에 내가 아닌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상상만 해도 괴롭지 않을 수 없다. 타인의 온기와 냄새는 약속을 잡고 밖으로 나가서 느끼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내 집에서는 싫다.




2. 엄마의 방



책 속의 문장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독자에게 영향을 끼치게 마련이다. 어떤 문장은 내가 평소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던 문제의 답을 찾을 실마리를 제공하고, 어떤 문장은 평소 생각지도 않았던 것을, 좀 생각하라며, 나의 의견은 묻지도 않고 다른 공간으로 던져 버리기도 한다. "수잔은 집에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려고 남은 방 하나를 '엄마의 방'으로 개조한다. 그러나 '엄마의 방'은 곧 가족들 모두가 사용하는 방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수잔은 싸구려 호텔을 하나 빌려서 사적 공간을 만듦으로써 제정신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수잔은 점점 더 그곳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게 된다."(페미니즘 이론과 비평, 49쪽) 이 네 문장이 나를 던졌다.


본가에는 거실과 부엌을 제외한 방이 세 개 있다. 하나는 내 방, 하나는 동생 방, 하나는 안방 겸 가족들 모두가 사용하는 방이다. 이사를 몇 번 하기도 했지만, 내 기억이 닿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나와 동생은 각자의 방이 있었다. 그리고 엄마는 방이 없었다.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을 읽을 때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인데, 여자에게 그리고 사람에게 자기만의 방이 긴실하다는 점 또한 알고 있었는데, 저 문장들을 읽고서야 "엄마는 괜찮았을까?" 하는 물음이 떠올랐다. 괜찮았을 리 없다. 내가 자취를 시작하고 나서 엄마가 나에게 이따금 그랬다. 부럽다, 엄마도 방 하나 얻어서 혼자 살아보고 싶다고.


겉으로는 아주 엄마 아빠 바보가 따로 없다. 어릴 때부터 명절에 할머니 댁에 가면 요리하는 엄마 앞치마만 붙잡고 졸졸 따라다녔고, 어딜 가든 엄마 뒤에 딱 붙어 있어서 엄마 껌딱지라는 소리를 왕왕 들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내가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엄마에게 카톡을 보내는 일이다. 별 내용은 없다. 그냥 이모티콘 3개를 연속으로 보내면서 나 일어났다고 엄마한테 알리는 거다. 엄마가 답장을 안 하면 강아지가 책상을 쾅 치면서 씩씩대는 이모티콘을 5개쯤 더 보낸다. 요즘은 오후에 일어나서 딱히 상관이 없지만, 규칙적으로 생활할 필요가 있는 시기에는 아침 6시쯤 일어나는데, 엄마가 주말에도 6시에 카톡 카톡 카톡 소리를 들을 것이 조금 불쌍해서 주말은 8시로 바꿔줬다. 자기 전에 아빠랑 통화는 필수다. 요즘 아빠가 전화할 때마다 하는 말이 "용건만 간단히"인 걸 보면 조금 귀찮아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지만 그건 내 알 바 아니고. 엄마랑 아빠한테 나보다 늦게 죽으라는 말도 종종 한다. 그러면 예전에는 그게 부모한테 할 소리냐는 대답이 날아왔는데, 요즘은 그냥 알았다고 하는 걸 보면 엄마랑 아빠도 받아들인 것 같다.


문제는 이러면서도 평소에는 부모님 생각을 좆도 안 한다는 거다. 어쩌면 부러 차단기를 내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남의 입장이 되어보고자 결심하고 그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건 상당한 에너지롤 요하는 일이다. 나의 아저씨에서 아이유의 할머니가 이선균의 친절과 도움을 받은 후, 아이유에게 이선균이 참 좋은 사람이라고 한다. 그 말을 듣은 아이유가 "잘 사는 사람들은 좋은 사람 되기 쉬워."라고 했던 게 이런 의미일 것이다. 작가도 '잘 사는 사람'을 '금전적으로 넉넉한 배경을 가진 사람'만으로 한정하지는 않았으리라. 요지는, 남에게 마음을 쓴다는 것은, 스스로에게 쏟고도 남는 마음의 여유분이 있을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3. 외로움



예전에는 참 많이도 주변 사람들에게 힘들다고 징징댔다. 그러다가 결국 그 못난 버릇을 제대로 고치게 된 동인은, 내가 반대로 타인의 힘듦을 들어주는 입장이 되어 본 경험이다. 어느 시점에 친구가 심한 우울증을 앓게 되었는데, 나는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위로해 주다가 나중에는 그 역할이 버거워서 서서히 연락의 빈도를 줄였다. 지금도 이때를 생각하면 양가감정이 든다. 나도 힘든데 친구의 힘듦을 받아주는 건 무리였어, 싶다가도 한편으로는 그래도 친한 친구였는데 나는 그 친구에게 더 잘해줬어야 했어, 하는 거다. 어쨌든 그 이후로 아, 힘듦을 말하는 건 들어주는 사람의 맥을 쪽쪽 빨아먹는 일이구나, 하면서 입을 다물기 시작했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서 외롭다는 감정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는 건, 단순히 곁에 사람이 있고 없음의 문제가 아니라 타인과 나는 다른 존재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사람은 자기가 겪어보지 않은 것은 이해하는 척만 할 수 있을 뿐 절대로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그러니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건 세상에 나밖에 없다는 것을 경험으로 체득하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니 나는 세상에 혼자 던져진 것만 같고, 타인에게 나의 슬픔을 말해봤자 부질없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더욱이 사람은 밝은 사람에게 끌리게 마련, 어두운 캐릭터는 문학이나 영화에서나 매력적인 것이지 현실에서는 멀리하고 싶은 상대일 뿐이다. 그러니 다들 이렇게 가면을 쓰고 사는 수밖에.



4. 의무


우리는 꼭 타인의 슬픔에 다가가고자 노력해야 하는가? 이 물음에 누군가는 곧바로 그렇다고 대답할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까다로운 질문이고, 머릿속 한 구석에 똬리를 틀은 채 내내 박혀 있는 질문이다. 일단은 쉬이 그렇게 되지가 않는다. 세월호건 이태원이건 누가 자살했다는 소식이건 들으면 놀랄 뿐이지 슬프지는 않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나는 의도적으로 차단기를 올리고 마음을 써야 하는가? 이에 대한 답을 내리는 건 보류다.


최근에 읽은 문장이 깨달음 하나를 줬다. 이건 위에서 말한 책 속의 문장이 주는 영향에서 전자다. "아마도 나는 네가 될 수 없겠지만, 그러나 시도해도 실패할 그 일을 계속 시도하지 않는다면,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이 도대체 무슨 의미를 가질 수 있나. 이기적이기도 싫고 그렇다고 위선적이기도 싫지만, 자주 둘 다가 되고 마는 심장의 비참. 이 비참에 진저리 치면서 나는 오늘도 당신의 슬픔을 공부한다. 그래서 슬픔에 대한 공부는, 슬픈 공부다."(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28쪽) 적어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 한해서는, 의무로 여겨야 할 것이다. 말마따나 사랑하는 사람의 슬픔을 공부하는 일을 시도하지 않는다면, 사랑한다는 말이 도대체 무슨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5. 북플


보니까 여기는 주말보다 주중에 더 활발하다. 북플아 너는 월급루팡과 현실도피에 이용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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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3-01-15 17: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금 은오님 리뷰 누운 상태로 스맛폰으로 읽다가
벌떡 일어나 노트북을 켰습니다!

수전 왓킨스와 신형철 책 보다
은오님 글이 더 좋습니다!

북플에 상주 하시다 보면 그깟 외로움 휘리릭
그리고 여긴 개미 지옥
장바구니 터는 것 만큼 책탑이 무서운 속도로 올라갑니다 ㅎㅎ


이기적이기도 싫고 그렇다고 위선적이기도 싫지만, 우리 모두 자신만이 느끼고 있는 슬픔을 쉼 없이 공부 하는 게 인생!

오늘 은오님 글 읽으면서 인생 공부 슬픔 공부 합니다.^^

은오 2023-01-15 23:02   좋아요 1 | URL
지금 스콧님 댓글 누운 상태로 스맛폰으로 읽다가 너무 좋아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ㅋㅋㅋㅋㅋ 아, 스콧님이 이리 좋아해 주시니 오늘도 너무 뿌듯하고 외롭지 않은 하루입니다. 🥹❤️
저도 매일 다방면으로 박학다식하신 스콧님 글을 읽으면서 다양하게 배우고 있습니다. ^^

건수하 2023-01-15 18: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5를 부인할 수 없군요 ㅋㅋ
어쩌면 북플이 평일에 누울 수 있는 ‘안’일지도… 북플에 겨우 적응한 제게 투비컨티뉴드는 ’밖‘이라는 느낌이고요

잠자냥 2023-01-15 22:15   좋아요 2 | URL
5를 부인할 수 없군요22222.
그러나 저는 그것도 회사 일 중 하나라고 우겨 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01-15 23:04   좋아요 2 | URL
5를 부인하지 않는 모습들ㅋㅋㅋㅋㅋ

청아 2023-01-15 18: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부부들도 이제는 능력이 된다면 방을 따로 써야한다고 생각해요. 집을 따로 쓰면 더 좋고ㅋㅋㅋㅋㅋ
결혼 안하면 더더욱 좋고!ㅋㅋㅋ ㅡ비혼주의자들이 부러운 미미🖐

은오 2023-01-15 23:05   좋아요 2 | URL
아니 미미님 집까지 따로ㅋㅋㅋㅋㅋ아 웃곀ㅋㅋㅋㅋ

- 2023-01-15 20: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과 잠자냥은 월급루팡 하기위해서 내일 리뷰를 쓸 책을 읽고 있다. 그리고 월요일 아침 10시... 북플은 미친듯 달아오르죠. 은오님은 정말 맥락천재. 북플천재 입니다.

잠자냥 2023-01-15 22:16   좋아요 2 | URL
아니 나 이번 주말은 투비에 올인해서 개피곤 ㅋㅋㅋㅋ

- 2023-01-15 22:17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 투비??? (다녀오겠습니다) 전 동물성애땜시 절라 피곤…. 나를 아프게 한 책이다…

은오 2023-01-15 23:05   좋아요 3 | URL
오늘도 쟝님한테 칭찬을 받아서 뿌듯한 하루다 킥킥

잠자냥 2023-01-15 22: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하, 스벌 언제나 실외인간 육고 변자냥 ㅋㅋㅋㅋㅋ

은오 2023-01-15 23:06   좋아요 2 | URL
변자냥님과의 결혼이라면 나도 실외인간 쌉가능

- 2023-01-15 23:12   좋아요 3 | URL
나는 앙대… 변자냥 냥성애자인데 폴리아모리임ㅋㅋㅋ 6마리라니… (후…) 변자냥과 살기에 난 너무 작은 그릇이댜…

잠자냥 2023-01-15 23:18   좋아요 3 | URL
결혼은 내 타입이 아니라서….

은오 2023-01-15 23:21   좋아요 4 | URL
동거 가능

책읽는나무 2023-01-16 08: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이 서로에 대한 사랑의 짝대기!! 어질어질~ㅋㅋㅋ
암튼 전 은오님의 글을 읽으면서 갑자기 생각났는데요. 옛날 결혼 전, 집 떠나 자취했을 때 엄마한테 맨날 전화해서 안 끊고, 맨날 전화해서 된장찌개 어떻게 끓여? 밥은 어떻게 해? 미역국은? 그러면서 맨날 시도 때도 없이 전화한 적 있었어요. 그럼 엄마는 자꾸 바쁜 일 있는 것처럼 막 끓으려는 낌새가....?!!
타향살이 하던 나는 그게 조금 섭섭했었는데...지금 제가 그러고 있더라는~ㅋㅋㅋ
딸들이 전화 오면 몇 마디 하다가 ‘일단 끊자!‘ ‘집에 와서 얘기해!‘....그래서 얘들이 삐졌는지 지네 아빠한테 전화를 하고 있거든요.
근데 아빠라고...? 지금 울 아빠도 내가 한 번씩 전화하면 끊기 바빠~ㅋㅋㅋ
가족은 참 이상하죠? 사랑은 하지만, 좀 귀찮아? 모두 혼자 있고 싶은 맘이 넘 강해!
근데 겉으론 넘 사랑해!! ㅋㅋㅋ
전 은오님 어머님이 은오님 혼자만의 방을 부러워하신 그 맘 넘 이해합니다.
울 식구들도 제각각 혼자만의 방을 갖는 걸 넘 바라고 있죠! 식구가 넘 많아서리..ㅜㅜ
제 남편은 평일엔 다른 지역 회사 숙소에서 생활하거든요. 전 매일 부럽다고 얘기합니다ㅋㅋ
전 지금도 은오님이 부러워요.
엄마가 카톡 답장 안하면 강아지가 책상을 탕탕 치고 씩씩 대!!! ㅋㅋㅋ
어머님 귀찮으면서도 은오님 귀여워서 빵~ 터지셨을 듯!
암튼 가족은 이상해! 사랑하지만, 귀찮아!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1-16 08:37   좋아요 3 | URL
또 길었어요ㅜㅜ
나 이제부터 긴 댓글 안쓰려고 했는데...
암튼 굿.... 굿모닝~^^;;;

은오 2023-01-16 14:55   좋아요 3 | URL
나무님, 서로를 향한 사랑의 짝대기가 아닙니다... 짝대기는 저만 보내고 있어요 엉엉.
저는 집에서 불을 아예 안 써서(냄비 설거지하기 싫어서 라면도 컵라면만 먹습니다...ㅋㅋ), 사실 부모님한테 뭐 물어보려고 전화하는 것도 아니고 진짜 그냥 용건 없이 시덥잖은 얘기 하고 애정표현하려고 전화하거든요. 그래서 더 귀찮아하는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그래도 난 할거지롱 좋으니까!!
식구 많으면 좋은 점도 많을 것 같아요. 저는 예전에는 외동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동생 하나라도 있어 다행이다 싶을 때도 있습니다. ㅎㅎ
다들 혼자만의 공간을 바랄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다들 같이 있고 싶으면서도 또 떨어져 있고 싶기도 하고 그렇죠? ㅜㅜ

나무님께서 긴 댓글 작성을 일부러 자제하시는거라면! 그 자제 반대합니다. 나무님의 긴 댓글을 읽는 재미가 얼마나 큰데요...💕

독서괭 2023-01-16 16: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은오님, 1번 너무 공감가네요. 회사를 예로 들어주시니 더 와닿습니다. 다른 예로, 그러니까 시부모 모시고 사는 사람들은 ‘안‘이 없는 거네요. 아이코(저는 다행히 아님;;)
애들은 방이 있고 부모는 방이 없는 상황이 이상하긴 합니다. 저도 저만의 서재가 있으면 좋겠는데, 일단 애들 때문에 사생활이 없어서 (화장실까지 쫓아옴) 시간이 좀 지나야 가능할 것 같아요.
은오님 부모님께 관심 없다고 하지만 그렇게 매일매일 연락하는 자녀들이 별로 없어요. 저도 용건 있을 때만 하는데;; 아침인사 하고 답 없으면 강아지 쾅쾅 보내는 ㅋㅋㅋㅋㅋ 너무 귀엽습니다. 프로필 사진 때문에 안 그래도 은오님 인상이 강아지상으로 박혔는데.. 사나운 강아지인가요 ㅋㅋ
5번 저도 매우 공감하는 바입니다. 바쁜 척 하기 위해 전 이만...

잠자냥 2023-01-16 16:19   좋아요 2 | URL
루팡괭~루팡자냥 ㅋㅋㅋㅋ 다 들켰어
대표 루팡락방

은오 2023-01-16 20:21   좋아요 3 | URL
네 괭님, 그렇지요 ㅜㅜ 화장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그 그림책 읽는 나이의 애기들이라면 그럴만도... 그리고 아무래도 학업 때문에 자녀 방을 더 우선하는 것 같긴 해요.
귀엽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ㅋㅋㅋ저희 엄마는 귀찮하는데 말이죠. 이렇게 다들 귀엽다고 하시는 딸의 애정을 거부하는 엄마......미워...
바쁜척은 망하신 것 같습니다!! 루팡괭님 루팡자냥님처럼 대놓고 루팡하세요 그냥ㅋㅋㅋㅋㅋ😆😆

2023-01-17 2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7 2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7 20: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7 2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 2023-01-17 21:03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나 동물성애자 읽고 졸라 두꺼운 <한낮의 우울>을 샀음을 알립니다. 땡투는 궁극의 박애주의자 은오님께 했어요!! ㅋㅋㅋ

은오 2023-01-17 21:10   좋아요 1 | URL
졸라 두꺼운 <한낮의 우울>은 읽어보시면 졸라 좋을 것임을 미리 알립니다. 땡투 감사해요!! ㅋㅋㅋ

2023-01-18 19: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8 2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3-01-18 18: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은오 님, 천재입니까?

은오 2023-01-18 20:28   좋아요 1 | URL
저에게 타고난게 있다면 그건 바로 다락방님을 좋아하는것💓

2023-02-07 15: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2-07 16: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23-02-07 21: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관왕 축하해요. 은오님♡

은오 2023-02-08 03:06   좋아요 1 | URL
아잉 감사해요 나무님❤️
 
















저는 원래 책을 읽고 리뷰를 안 씁니다. 그저 책을 읽다가 뭔가 떠오르면 그걸 제 경험과 엮어서 주저리주저리 하는 글을 가끔씩 끄적일 뿐입니다. 왜냐? 리뷰를 쓰려면 읽은 내용을 구조화하고 정리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머리를 써야 하기 때문이죠. 저는 머리를 쓰기 싫습니다. 머리를 쓰는 건 다른 일들로도 벅차고, 단순 취미인 독서와 글쓰기는 제게 강제하는 사람이 없으므로 저의 머리를 굴리기 위한 동력이 되지 못합니다.


그런데 어쩌다가 제가 이런 기괴한 책을 발견해서 북플의 친구분들께 알렸고, 저는 이 책을 가장 먼저 읽은 사람이 되었고, 여러분들이 관심을 보이시면서 리뷰를 써달라! 내가 돈 주고 사서 읽긴 싫다! 하시기에, 제게 갑자기 이상한 책임감과 사명감이 부과되는 바람에, 이렇게 리뷰를 씁니다. 그래도 쓰기 귀찮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으므로 의식의 흐름대로 그냥 갈길 겁니다.


어쨌든 이 책의 제목과 소개를 읽어보면 정말 해괴망측한 책이 아닐 수 없습니다. 넌 이 책을 왜 읽었냐? 하고 물으신다면, 일단 그 해괴망측한 주제가 저의 흥미를 끌었고, 저는 저의 고정관념을 깨부수고 가치관을 뒤흔드는 책을 좋아합니다. 이 책이 그런 경험을 만들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아주 조금 들었습니다. 그런 코딱지만한 기대감을 가지고 구입했기 때문에, 사실 책의 첫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에도 이 책이 동물과의 섹스에 대한 제 기존의 생각을 바꿀 수 있으리라 예상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제 생각은 바뀌었습니다. 띠용.


제가 편견 없이 세상을 보려고 가끔(솔직히 항상은 아님) 의식적으로 노력하기는 하지만, 동성애에 대해서도 아무런 생각이 없는 사람이지만, 아니 뭐 동성을 좋아할 수도 있고, 동성끼리 섹스할 수도 있고, 같은 인간끼리 성별이 중요해? 하는 사람이지만, ㅅㅂ 그래도 동물은 좀;; 그렇잖아요? 하지만 이러던 제가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뒤 음... 그럴 수도 있겠네, 하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저 말고 저자는 어쩌다 동물성애자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요? 저자는 성폭행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겪으며 사랑과 섹스에 대한 회의와 의문을 품게 되었습니다. 결국 대학원에 진학해서 이를 학문적으로 연구해 보기로 결심하고 문화인류학을 전공으로 선택합니다. 연구대상을 고민하던 저자에게 지도교수는 수간을 제안합니다. 물론 저자가 그 제안을 바로 받아들인 건 아닙니다. 여러분들이라면 하고 싶겠습니까? 전 싫어요.


그럼에도 저자는 독일의 세계 유일의 동물성애자 단체 '제타'의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고, 이것이 저자가 동물성애자들을 연구대상으로 삼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또 저자는 동물과의 섹스라는 극단적인 사례를 통해서 사랑과 섹스에 대한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을 본 겁니다.


저자는 연구를 위해 제타의 회원들을 만나서 이들의 집에 머무르며 일상을 함께 보냅니다. 따라서 피상적이지 않은, 보다 깊이 있는 관찰이 가능했습니다. 읽다 보면 이들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점차 변화하는 것이 느껴지는데, 읽는 저도 변하고 있음을 자각하고 놀랐습니다. 솔직히 1/3 가량 읽을 때까지만 해도 시발 시발 하고 있다가 어느 순간 조용해졌습니다. 의문이 점차 풀리기 시작했던 겁니다. 대상에 대한 의문이 사라지면 역겨움도 조금씩 가시게 마련입니다. 여러분들과 저의 의문이 같을 것이라고 제 마음대로 상정한 채로, 의문이 조금씩 해결되어 갔던 과정을 적어보겠습니다.


먼저 수간과 동물성애를 구분하고 갈 필요가 있습니다. 수간은 동물과의 섹스 그 자체를 가리키는 용어로, 때로는 폭력적인 행위까지 포함합니다. 동물성애에 있어서는 동물과의 심리적 애착 유무가 중요합니다. 나아가 동물성애자는 '주파일(zoophile)'이라 칭합니다.


제타 회원들은 주로 온라인으로 모임을 가지며 남성이 압도적 다수라고 합니다. 여기서 저는 그럼 그렇지 이미친변태이상성욕독남충새끼들!!! 하며 급발진했지만, 저자는 여성이 온라인상에 자신의 성적 취향을 드러냈을 때, 심지어 그 취향이 주파일일 경우, 여성 주파일이 겪을 위험과 모욕의 가능성을 지적합니다. 그럴 듯합니다. 한남이든 독남이든 남성들이 온갖 더러운 쪽지를 보내거나 댓글을 달 것이 분명합니다. 저는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도태된 독남충들이 인간 여성과 섹스하는 게 어려우니까 동물에게 눈을 돌려서 성욕을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읽다 보니, 적어도 저자가 만난 주파일들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이들의 파트너(파트너 또는 아내, 남편이라고 부름)는 거의 개 또는 말입니다. 여기서 또 저는 의문을 갖습니다. 왜 개와 말이냐? 정말 동물을 사랑한다면 뭐 고양이도 사랑할 수 있고, 지렁이도 사랑할 수 있고, 금붕어도 사랑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왜 다양성이 없냐?


이들은 파트너의 '퍼스널리티'를 사랑한다고 합니다. 내내 이들이 언급하는 게 퍼스널리티입니다. 이들에게 파트너의 퍼스널리티는 '캐릭터'와는 다르다고 말하는데, 캐릭터가 동물 저마다가 지닌 특유의 성격이나 성질을 의미한다면, 퍼스널리티는 자신과 동물간의 관계를 통해 형성되는 개념이라는 겁니다. 이는 관계의 특별함이고, 사적인 역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러므로 퍼스널리티가 형성되려면 파트너는 어느 정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동물이어야 합니다.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동물 중에서 개와 말이 역사적으로 인간과 오랫동안 관계를 맺어온 동물입니다. 그럼 고양이는? 고양이는 작아서 안 된다고 합니다. 이들은 수간충들과 같이 묶이는 것을 매우 혐오하고 본인들이 동물을 학대하지 않음을 강조하기 때문에, 체격차를 중시합니다. 따라서 소형견도 파트너가 되지 않습니다. 벌레는 당연히 안 됩니다. 이들은 일반적인 사람들보다 동물 일반에 대해 특별한 애정을 보이기는 하지만, 벌레는 아닙니다. 주파일도 파리는 죽이더랍니다.


주파일 한 사람당 파트너는 거의 한 동물입니다. 그 동물의 퍼스널리티를 사랑해서, 그 동물이 아니면 안 되기 때문에, 그 동물이 '파트너'인 겁니다. 파트너 외에 자신이 키우는 동물들은 그저 '펫'일 뿐입니다.


동물과 섹스를 하면 안 되는 가장 큰 이유로 동물은 말을 못한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동물은 말을 못하기 때문에 동물이 섹스를 원하는지 아닌지 인간은 알 수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들은 파트너가 배가 고프다거나 놀아달라는 것과 마찬가지로 섹스를 원한다는 것을 명확히 표현한다고 말합니다. 인간이 반려동물을, 비유하자면 아이와 같이 여기기 때문에, 동물의 성욕을 터부시하고 그로 인해 동물이 보내는 성적 신호를 무시해버리거나 알아보지 못하는 것일 뿐이라고요. 그래서 이들은 파트너가 보내는 성적 신호에 대해 이야기하고, 저자가 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직접 그것을 보기도 합니다. 저는 읽으면서 납득이 됐습니다. 자세한 건 읽어보시라.


아니, 그래도 사람의 성기를 동물에게 삽입하는 건 너무 폭력적인 것이 아닌가? 제타에는 수컷을 대상으로 하는 주파일 게이가 과반수, 주파일 게이는 모두 패시브 파트였습니다. 패시브 파트가 뭐냐? 액티브와 패시브가 있습니다. 주파일 게이 패시브는 수컷 동물에게 삽입을 받는 위치인 겁니다. 물론 액티브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주파일 안에서도 액티브는 논란의 대상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패시브가 추궁하는 쪽인겁니다. 저자도 액티브는 2명만 만날 수 있었는데, 일반적으로 우리가 수간충을 생각할 경우 액티브가 떠오르기 마련입니다. 패시브보다 질타를 받을 가능성이 월등히 높은 까닭에 액티브는 스스로를 잘 드러내지 않으려 하고, 저자의 인터뷰도 거부했습니다. 책에서 액티브의 사례가 적어 아쉽긴 합니다.


또 이들은 공통적으로 섹스를 위해 동물에게 성적인 트레이닝을 해서는 안 된다는 윤리관을 강조합니다. 말인즉슨, 유도하거나 가르치면 안 된다는 겁니다. 그러면 동물이 어떻게 항문에 삽입을 하냐? 저도 궁금했는데, 안 가르쳐도 그냥 바지만 내리고 엉덩이를 보이면 된다고 합니다. 물론 그렇게 했을 때 동물의 삽입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고요. 그런 경우엔 안 한다고 합니다. 가르칠 수는 없으니까.


아니 시발 그래도 동물이랑 꼭 섹스를 해야 하냐? 저도 존잘 무성욕자가 이상형인 사람으로서 사랑과 섹스는 별개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은 아니잖아요? 사랑하면 섹스도 하고 싶고 뭐 그런 거잖아요? 존중합니다. 이들은 상대가 동물이라고 다를 바 없는 겁니다. 우리는 반려동물을 동등한 대상으로 보지 않습니다. 반려동물은 우리가 보호하고 귀여워하는 대상일 따름입니다. 하지만 이들에게 파트너는 "동등한 대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동물에게 성적 욕망을 느끼기도 하고, 동물의 성적 욕망을 무시할 수가 없는 겁니다. 요컨대 이들에게 동물은 "인간과 대등하며, 인간과 마찬가지로 퍼스널리티를 가진 존재, 섹스의 욕망 역시 가진 생명체"(239쪽)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파트너와 섹스를 하지 않는 주파일도 꽤나 존재합니다만, 자위는 일반적으로 대신 해주는 것 같습니다. 그들은 동물을 존중하는 만큼 동물의 성욕 또한 존중하니 말입니다.


저자와 함께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들의 일상을 지켜보면 이들에게 동물과의 섹스는 동물과의 관계성보다 중요한 것이 아님이 느껴집니다. "주파일이라는 말이 '동물과 섹스하는 존재'와 반드시 동의어가 아니라는 사실을 나는 독일에서 이해했다. 그들은 섹스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내가 만나온 주파일은 동물의 삶을, 성의 측면까지 포함하여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의미로 정의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240-241쪽)


사실, 저자가 만난 제타 회원들이 모든 동물성애자를 대변하는 존재는 아닙니다. 책의 제목인 '성스러운 동물성애자'는 제타 회원들을 지칭하는 것인데, 이는 저자가 제타에서 문제가 되어 탈퇴한 회원을 인터뷰했을 때, 그가 제타 회원들을 성인군자라고 조롱하듯 말한 데서 나온 겁니다. 제타 회원들은 독일의 주파일 중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거니와 주파일 중에서도 엄격한 윤리관을 갖고 동물을 대하는 집단이라는 겁니다. 이런 맥락에서 나온 말이지만, 저는 적어도 저자가 만난 제타 회원들에 한해서는, 이들을 성스러운 동물성애자로 명명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고 조심스레 생각해 봅니다.


"미하엘은 더듬더듬 이야기하지만,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는 사람이다. 말이 끊길 듯 이어지는 게 처음에는 그의 성격 탓이려니 했다. 하지만 시간을 함께 보내는 동안, 그가 나보다는 동물들에게 더 주의를 쏟고 있음을 깨달았다. 케시의 섬세한 움직임이나 고양이의 시선에 끊임없이 집중하고 있었다. 때때로 말을 중단하는 이유는 그 때문이었다. 대개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고 있을 때, 반려동물이 말썽을 부리지 않는 한 특별히 상대하지 않는다. 개는 인간의 대화에는 끼어들지 않는다. 하지만 미하엘과 개와 고양이는 빈번히 눈을 맞추며, 종종 서로를 지긋이 쳐다본다. 만약 그들의 시선 교환을 실로 이어보면, 몇십 분 만에 촘촘한 그물코를 지닌 망이 방 한가운데 펼쳐질 것이다. 그 그물망 안에 있는 나까지 개와 고양이와 서로 뒤얽혀 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 공간은 독특했다. 주파일의 집에서는 인간과 동물이 함께, 그리고 완벽히 동등한 강도로 존재하고 있었다."(65-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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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 그렇게까지 할 필욘 없잖아요.
    from 지상의 다락방 2023-01-13 16:26 
    나는 성(性)에 대해서 열려 있는 편이다. 내게는 이성애와 동성애가 똑같고, 바이섹슈얼, 에이섹슈얼도 마찬가지이다. 한 인간이 다른 누군가를 사랑할 때 그 사람의 성별은 중요하지 않다. 그 사람이 사랑할 만한 사람이라면 사랑할 수 있고 이는 곧 섹스할 수 있음을 뜻한다. 그리고 그 두 사람이 합의한 상황이라면 그 둘 사이에(또는 셋, 또는 넷 혹은 그 이상) 어떠한 성적 유희를 즐기더라도 그것은 그들 사이의 일이므로 타인이 관여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
  2. 그런 책이 아니예요… 하앍… (이래봤자 안읽겠지)
    from 의미가 없다는 걸 확인하는 의미 2023-01-15 18:46 
    책의 내용과 동물성애에 대한 해제는 은오님과 https://blog.aladin.co.kr/751596223/14264235잠자냥님의 https://blog.aladin.co.kr/socker/14265515훌륭한 리뷰를 읽어보시고...이 독후감은 정말 읽고 난 뒤의 나의 독후감 0. 홉스가 땅콩을 떼던 날 나는 마음이 아파서 울먹울먹했다. 정작 목 보호대(?)를 낀 그는 암시랑토 안 해 보였지만. 나의 표정이 너무 심각해 보였는지 수의사가 말했다. “
 
 
독서괭 2023-01-13 05:34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아니, “그냥 갈겼다”라고 하기에는 너무 잘 정리된 리뷰인데요!! 어떻게 은오님이 설득당하셨는지 약간 이해가 됩니다. 주파일이란 거 첨 들어봐요. 막연히 수간이란 게 있고 저도 “야 하다하다 짐승한테까지 그러냐!!” 하는 눈으로 바라보아왔는데 제타라는 집단 회원들이 좀 다르다는 건 알겠습니다. 여전히 거부감은 듭니다만..🫢
리뷰 올려주셔서 궁금증이 풀렸어요. 감사합니다^^

은오 2023-01-13 11:56   좋아요 3 | URL
정말 괭님 말씀대로 저는 ˝설득˝당해버렸습니다. 그리고 제가 감사해요! 궁금해하시니까 빨리 알려드려야지! 하면서 쓰다보니 재밌었습니다.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1-13 08:2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리뷰에서도 언급된 걸 보면 아마 책에서도 설명이 될 듯하긴 하지만, 저는 동물과의 사랑을 하는 주체가 인간 남성이 다수일거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건 인간 남성에게 ‘고추‘가 있기 때문이고, 고추는 삽입해야 하는 물건이라는 까닭이 큽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동물과의 섹스에서-물론, 여성 인간과의 섹스에서도-침략과 공격 그리고 폭력에 유리한 지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동물과의 섹스라는 걸 떠올릴 때 너무나 자연스럽게 남성 인간의 고추가 동물에게 들어가는 걸 생각합니다. 그게 저를 못견디게 하고요. 동물이 말을 할 수 없다는 것, 인간보다 약한 존재라는 것 역시 폭력의 피해자 위치에 놓이게 만드는데요, 그러니까 이 책에서는 제가 지금까지 생각했던 이 모든 것들이 ‘그게 그게 아니라니깐?‘ 한다는 거잖아요?

음.. 음.. 은오 님은 이 책을 읽고 생각이 바뀌었다 하셨고, 어쩌면 저도 읽으면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으... 저 역시 거부감이 너무 큽니다. 마치 아동에 대한 강간을 소아성애라는 성소수자로 인정해달라는 궤변처럼 들리는 게 사실이예요. 여전히 이 책 안읽고 쓰지만, 동물을 잘 살피면 그들의 성욕을 인지할 수 있다, 는 것도 ‘저 어린아이가 섹스를 원했다니까!‘하는 것처럼 들리고요. 미성년자는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설사 ‘내가 원했어요‘라고 말해도 그것이 섹스가 아니라 폭력임을 우리가 알고 있는 거잖아요? 동물의 욕망을 인간이 제대로 읽었다고 어떻게 확신하는지, 동물이 설사 그런 욕망을 드러냈다면 그것이 인간에게 사랑받기 위한 것은 아니었는지.. 아 왜이렇게 힘들죠? 아 힘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힘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너무 힘들어요, 은오 님!!

잠자냥 2023-01-13 09:43   좋아요 4 | URL
지금 다락방 님이 생각하시는 바로 그 지점이 저도 똑같이 했던 고민이었는데요, 이 책에서 그 편견(?)을 와장창 깨뜨리게 됩니다…. 근데 나 오늘 아침에 출근하면서 둘째 고양한테 뽀뽀하고 나오다가 흠칫했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01-13 12:20   좋아요 4 | URL
제 말이요!!!!! 그놈의 고추가 문제입니다!!!!! 저도 언제나 왜 남녀의 성기는 그렇게 생겨먹었는가 하면서 통탄하곤 합니다. 마찬가지로 다락방님과 같은 걸 떠올렸고, 아마 다들 그러시리라 여겨지는데요. 책에서는 의외로 패시브가 더 많았다는 점이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말하는 것을 믿는다면, 본인의 성욕보다도 동물의 성욕을 우선시하고, 가엽게 여기고, 그걸 해결할 수 있도록 받아주는 것 같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들었어요. 아아아악 근데 저도 이렇게 쓰니까 이상한데욬ㅋㅋㅋㅋ진짜 그런 느낌이 들어요...하.

그리고 다락방님의 의문이 모두 제가 가졌던 의문이거니와 저자도 우리와 같이 처음에는 그들을 미심쩍게 바라보면서 다가갔기 때문에, 우리가 궁금해하는 것들을 정확히 간파하고 다 질문하고 관찰한 후에 책에 썼더라고요? 읽다보니... 납득이 되는 겁니다.

아 다락방님 힘들어하시는 거 왜이렇게 웃곀ㅋㅋㅋㅋㅋ아... 그래도 저는 이 책을 다락방님이 읽으셨으면 좋겠어요! (다락방님의 상태를 보자하니 곧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읽게 되실 것 같은데...) 다락방님의 시선에서 보는 이 책과 다락방님의 통찰력이 담긴 리뷰가 너무 궁금합니다!!!

건수하 2023-01-13 08: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은오님 리뷰 잘 읽었어요. 제가 모르던 세상을 또 하나 발견했네요. 리뷰를 읽다보니 그래 너무 내 생각을 고수하면 안돼.. 하는 생각이 드는데

<롤리타> <모리스> 등의 작품이 생각이 나면서, 요즘 <다락방의 미친 여자> 읽으며 작품 속에 숨겨진 작가의 의도 이런걸 많이 봤더니만..

뜬금없이 이제 앞으로 동물 애호가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 사람들의 글, 특히 문학을 접하면 이것이 암시하는 바가 그런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의심만 많아지는 이 중생 어쩔..

은오 2023-01-13 12:23   좋아요 3 | URL
네 수하님, ㅜㅜ 정말 모르던 세상을 알려줬습니다... 그리고 알게된 이상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아아아아... 앎은 괴로운 것...

- 2023-01-13 08: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 저는 아직 안 읽었지만 읽기 전에 해러웨이 반려종 선언 생각하긴 햇거덩요 ㅋㅋㅋ 그래도 다락방님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 먼저 퍼뜩 떠오르고요? 성애는 성애자나요? 이게 그게 아니다 까지 가게 되려면 두뇌를 많이 써야 할 거 같은데 ㅋㅋㅋ 그렇지만 … 아… 일단 은오님 넘 잘쓰섰고 (중간중강 독남한남 아주 ㅋㅋㅋㅋ) 고생 많았어요. 앎비앎 공쟝쟝은 설득 될 수 있을까?! 저도 책이 오는 대로 읽어보고 글 남길게용 ㅋㅋㅋ❤️

은오 2023-01-13 12:28   좋아요 4 | URL
사실 중반쯤 넘어가면 굳이 뇌를 안 써도 됩니다. ㅋㅋㅋ 중반까지는 뇌를 써야 해요! 정신을 차리고 마음을 열고 뇌에 긴장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이후엔 얘가 멱살 잡고 알아서 끌고가요... 나는 어느새 설득당해 있는 것... 쟝님은 어떠실지 너무 궁금합니다. 여기 진짜 이런 재미구나. 같은 책 읽고 남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해하는 것 ㅋㅋㅋㅋㅋ 기다릴게용❤️

잠자냥 2023-01-13 09: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우 별 영 개 리뷰입니다. 은오 님이 이 책 읽으면서 시발시발했던 부분에선 저도 똑같이 아니 뭐 그래도 시발….. 이러고 있었는데 진짜 읽다 보면 제 생각이 변하고 있더라고요. 수간과 주파일을 구분(?)하게 되었다는 것도 나름의 수확입니다….

잠자냥 2023-01-13 08:51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별 열 개 리뷰인데 영 개로 오타 났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겨서 걍 둡니다. ㅋㅋㅋㅋㅋㅋㅋ

- 2023-01-13 09:05   좋아요 4 | URL
별 영개? 은오님 서운 하겠다 ㅋㅋㅋ 이러고 있었눈뎁ㅋㅋㅋㅋㅋ 육고잠자냥이 헝분 해서 오타 내셨군요? 🤣🤣🤣

은오 2023-01-13 12:38   좋아요 2 | URL
와우와 별 영개 사이의 괴리가 너무 웃기다ㅋㅋㅋㅋㅋ
˝아니 뭐 그래도 시발...˝ 너무 정확해요 ㅋㅋㅋㅋㅋ 역시 읽은 자 ㅋㅋㅋㅋㅋ 시발 시발보단 이게 맞습니닼ㅋㅋㅋㅋ

얄라알라 2023-01-13 15:19   좋아요 2 | URL
쟝님, 저도 똑같은 생각. ㅋ
잠자냥 님이, 그래도 0개 주실 거 같진 않은데 ㅋㅋ이러다 보니 10개였네요

은오님 덕분에 저도 이 책 도전해보고 싶어졌습니다

은오 2023-01-14 00:32   좋아요 3 | URL
얄라님, 잠자냥님한테 10점을 받은 기쁨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
도전... 괴롭지만 저는 한번쯤 읽어보셔도 좋을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세계를 마주하실 테니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시고요!!!💪😘

유수 2023-01-13 09: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리뷰 너무 좋습니다. 잘 안 쓰신다고 하셨지만 쓰실 일이 자주 생기심 좋겠어요. 저는 성애라는 것도 지극히 인간중심의 개념 아닐까 생각해서 이 책 궁금했거든요. 책 읽으면 그 생각이 뒤집힐 거 같기도 하고 그대로 갈 것 같기도 하고.. 리뷰 넘 잘 읽었습니다!!

은오 2023-01-13 12:44   좋아요 3 | URL
유수님 안녕하세요? 유수님의 댓글에 감동받아 유수님께 친구신청을 갈겼습니다. 받아주신다면 리뷰를 가끔씩 써보겠습니다...😊
유수님께서 고민하시는 지점에 대한 물음과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책입니다. 사실, 너무 모르는 세계라 그 자체로 흥미롭기도 하고요. 저는 추천드려요!

2023-01-13 1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3 1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이 2023-01-13 10: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리 은오님 한글 하시는구나!!!! 아 한글 말고 한!글! 좀 자주 써요!

은오 2023-01-13 12:50   좋아요 2 | URL
수이님은 어쩜 칭찬도 이렇게 감동스럽고 센스있게ㅋㅋㅋㅋㅋ 반해버려 정말...🥹

책읽는나무 2023-01-13 10: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생각거리가 많은 책이로군요?
동물을 존중하는만큼 동물의 성욕 또한 존중한다. 라는 문장에 꽂힙니다.
저는 동물을 안키워서 이런 쪽으로 생각을 못해봤어요. 헌데 친구네 갔을 때, 키우는 강아지의 행동을 보구선 동물의 성욕을 어떻게 해결해 주는가? 잠깐 생각을 한 적은 있었습니다. 인간이 판단하여 임의로 길들여버리는 게 맞는 것인가? 싶더군요.
그래서 동물성애자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은오님의 리뷰를 읽으니 또 그게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 싶기도 하네요. 그래도 뭐라고 생각을 확고하게 정하기는 제겐 힘든 주제이긴 합니다^^
하지만 은오님의 귀한 리뷰를 통해 생각의 폭을 넓히는 계기는 되었습니다.
그리고 은오님이 리뷰를 계속 쓰신다면? 많이 배울 수 있는 분이시라는 느낌도 들었구요^^
잘 읽었습니다.

은오 2023-01-14 21:43   좋아요 2 | URL
네 나무님, 저도 이 책에서 저자가 만난 제타의 회원들 한정으로, 그들의 말이 진실이라는 것을 전제로 해서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액티브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정말 판단하기 어려운 주제입니다 ㅜㅜ 일단 고민해볼 부분에 있어서는 판단을 보류하는 걸로...
그리고 저또한! 나무님의 글을 매번 읽으며 많이 배우고 있지 말입니다. 앞으로도 제가 나무님한테 착 달라붙을테니 많이 알려주세요!!!😘

청아 2023-01-13 11:05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은오님 글 저도 너무 좋은데요?
그리고 평소 쓰시는 글들도 은오님만의 색깔이 묻어나는 리뷰라고 생각했어요. 꼭 책에 담긴 내용을 구조화하고 정리할필요는 없죠. 그런 리뷰가 있고 은오님처럼 느낌대로 쓰는 리뷰가있다고 생각하는데 오늘은
거기에 책 이야기를 좀더 잘 배합해 주신것같아요.(은오님이 훨 잘쓰는데 내가 뭐라고 구구절절하고있나 잠시 당황;;)
암튼 저도 쟝쟝님처럼 해러웨이 선언문이 떠올랐고 도나 해러웨이는 제타 회원들의 마음, 은오님의 생각을 변화하게한 그 마음을 분명 이해하고 그 책을 썼을꺼란 확신이 드네요. 안그래도 해러웨이의 책 읽을때 놀라우면서도 불편했던점이 바로 그부분이었거든요. 은오님의 글을 읽었음에도 불편함, 의문이 여전하지만 덕분에 ‘어쩌면?‘은
생겼습니다. 책임감에 고생하셨고
이렇게 좋은 리뷰로 생각의 변화를 공유해 주셔서 감사해요!

은오 2023-01-14 00:56   좋아요 2 | URL
저는 매일 북플에서 미미님 포함 많은 분들의 글을 읽으며 감탄하는 것을 즐기곤 합니다. 제가 글 잘쓰는 분들을 너무 좋아해요. 그런 미미님이 좋게 봐주시니 이렇게 뿌듯할 수가!
이 리뷰는 정말 다른 분들이 궁금해하시니까 써야겠다는 의도가 분명했어서 책 이야기 위주로 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실 저도 쓰다보니 재밌었다는 것ㅋㅋㅋㅋㅋ감사해요 미미님!😘

시에나 2023-01-13 15:5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우. 잘 읽었습니다. 제가 은오님의 리뷰만으로 더듬더듬 짐작을 해보면, 저는 제타회원들은 ‘개-되기‘ ‘말-되기‘를 하는 거 같아요. 이게 무엇이냐, 자신을 인간이라는 우월함으로 보지 않기에 동물과 정말 동등한 존재가 되는 거요. 동물의 성욕을 인정해주고 그들의 신호를 읽을 수 있다는 건 정말 동물과 자신이 하나의 세계에서 물고 빨고 뒤섞이면서 살아야 가능한거잖아요. 음, 돌고래 조련사들은 돌고래의 자위행위를 도와준다는 걸 전에 봤어요. (그 영상이 있는데 한남들은 그걸 포르노처럼 소비하긴 하지만-_-)
저는 이 동물-되기가... 프리윌리 같은 영화만 보아도, 돌고래가 되고 싶어서 물 속으로 들어가버리잖아요. 약간 그런 경지 같아요.


은오 2023-01-14 00:47   좋아요 3 | URL
네 매실님, 안녕하세요^^ 그냥 책을 읽으신 것 같은데요? 🫢 정확하게 파악하셨습니다. 책에서도 강박적이라고까지 할 수 있을 만큼 동물과 동등함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왕왕 드러납니다. 동물이 인간의 언어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언어를 배제하고 다른 모든 비언어적 신호에 집중하기도 하고요!

라로 2023-01-13 16: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리뷰 거의 안 읽고, 긴 글 역시 잘 안 읽는데 이 글은 두 번 읽었어요!! 이 경험은 뭔가요! 와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서 솔직히 감당은 안 되지만, 은오님이 설득당하신(?) 것처럼 저도 설득을 안 당할 자신이 없을 것 같아요. 나름 오픈마인드라고 생각했는데 또 착각이었네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암튼, 의식이 흐르는 대로 써주셔서 더 이해가 잘 된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은오 2023-01-14 00:45   좋아요 1 | URL
라로님, 안녕하세요! 으앗, 정말 뭘까요? ㅋㅋㅋㅋㅋ 아, 너무나 기분 좋은 댓글입니다. 저도 감사해요!!!😘

라로 2023-01-19 13:51   좋아요 1 | URL
설득 안 당할 자신이 없을 것 같았는데, 이 주제에 대해서 좀 생각을 많이 해봤어요.. 님의 글을 읽을 때는 그럴 것 같았는데, 계속 생각을 할수록 저는 아닌 것 같아요. 위의 댓글을 달았기 때문에 제가 그동안 생각한 것을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서요. 어쨌든 은오님 덕분에 한 주제에 대해서 오래 생각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은오 2023-01-19 15:56   좋아요 0 | URL
저는 사실 너무 길게 쓰기가 힘들어서 곁가지를 굉장히 쳐내고 쓴 거라... 이 책이 읽다보면 절로 읽는 사람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힘이 있거든요. 하지만 까다로운 주제이니만큼 받아들이는 게 다 다를 수밖에 없고, 모두가 이 책을 읽고 이 사람들을 이해할 수는 없으며 그럴 필요까지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이 글을 읽고 이렇게나 오래 고민해보셨다니 정말 멋지시고 감사드리고요. 기회가 된다면 책을 읽어보실 것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
 
















아, 너무 기괴한 책이 나왔는데. 정희진 추천?

아... 이거 맞나.

일단 궁금해서 주문할 예정이다.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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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01-10 15: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강상중, 정희진 추천… 궁금하네요.

은오 2023-01-10 15:44   좋아요 1 | URL
정말 책소개 보자마자 미친... 하다가 욕할 시간에 일단 읽어보자 해서 주문했습니다. ㅋㅋㅋ

잠자냥 2023-01-10 16: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어보겠습니다- 뭔가 다른 이야기 나올 거 같은데

은오 2023-01-10 16:42   좋아요 2 | URL
그쵸? 뭔가 있긴 있을 것 같은데, 이렇게 보자마자 궁금해지는 책도 참 오랜만이에요 ㅋㅋㅋ

- 2023-01-11 1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으악 너무 기괴해…..ㅋㅋㅋㅋㅋ 읽고 알려주세요 ㅋㅋㅋㅋㅋ 일단 전 문제의식에 대한 문제의식 조차 놀랍다 ㅋㅋㅋㅋㅋ (지식정보사회의 폐해 ㅋㅋㅋㅋ)

은오 2023-01-11 11:54   좋아요 1 | URL
약 3시간 후면 대한통운 기사님이 문앞에 저 책을 놓고 갈 것입니다... 오자마자 읽던 책들 재껴두고 먼저 읽어볼게요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1-11 11: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늘 학교 갔나 보다. 은오 님 조용하네.... 아니다 방학인데? 아 교수가 뭐 시켰나보다 ㅋㅋㅋㅋ

은오 2023-01-11 11:55   좋아요 3 | URL
아니 하루도 안 지났고, 아직 오전인데 벌써 보고싶어한다구요? 1/3은 넘어왔네 넘어왔어...

잠자냥 2023-01-11 11:58   좋아요 3 | URL
1/10입니다.

은오 2023-01-11 11:59   좋아요 3 | URL
단호한 변태윤리까칠냥...

은오 2024-04-04 05:10   좋아요 2 | URL
10/10입니다.

잠자냥 2024-04-04 07:09   좋아요 2 | URL
🙆🏻‍♀️🙆🏻‍♀️🙆🏻‍♀️🙆🏻‍♀️💕

은오 2024-04-04 07:32   좋아요 2 | URL
💕💕💕💕💕

다락방 2023-01-12 12: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너무.. 참 거시기한데요. 은오 님 읽고 리뷰 써주세요. 은오님의 리뷰를 읽은 후에 저는 읽을지 말지를 결정해야겠어요.

은오 2023-01-12 12:39   좋아요 1 | URL
다락방님 이미 저에게 다정을 약속하셨으면서 저를 기미상궁으로 이용하시는 겁니까 ㅋㅋㅋㅋㅋ (맛보는 중입니다)

잠자냥 2023-01-12 13:12   좋아요 3 | URL
윤리변태 잠자냥은 이 책 샀습니다. 오고있습니다.
땡투는 은오님께.

다락방 2023-01-12 13:15   좋아요 2 | URL
다정다정다정다정다정 💕💕💕💕💕

은오 2023-01-12 13:22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 / 아잉...💕💕💕 근데 독 든 것 같아요 너무 괴로워... 하아 죽을지 안죽을지는 다 읽어봐야 알겠지만 아아ㅋㅋㅋ

잠자냥님 / 변자냥님의 땡투가 제게 오는 첫 땡투입니다. 이정도면 결혼신청으로 받아들여도 되죠?

잠자냥 2023-01-12 14:23   좋아요 2 | URL
엥? 저 이 책 사는 날 동시에 땡투 세 군데 했는데요? 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01-12 14:36   좋아요 4 | URL
아니 저 한 테 “첫 땡투”라는게 중요한 겁니다!! 네? 책임지세요

잠자냥 2023-01-12 14:40   좋아요 5 | URL
처음이라는 거 그거 별거 아니에요. 의미없어요. 첫사랑이 밥 먹여줍니까?
첫사랑은 이루어져봤자 밥 먹여줘야 할 판입니다.

은오 2023-01-12 14:48   좋아요 5 | URL
그치만 첫사랑이 영원히 가슴속에 남는만큼 첫땡투한 변자냥님의 마음도 저한테 오랫동안 남는단 말입니다. 불질러놓고 나몰라라 하는거봐!!

- 2023-01-12 16:55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티키타카 너무 쎄 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1-12 16: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은오님 궁금해서 현기증나요... 얼른 조금이라도 맛보여주세요! ㅎㅎ

(아직 사고싶진 않다..)

잠자냥 2023-01-12 16:21   좋아요 3 | URL
제가 오늘 가서 읽어보겠습니다.
(밤11시에 오면 안 되는데 ㅋㅋㅋㅋㅋ)

은오 2023-01-12 16:29   좋아요 3 | URL
제가 진짜 마음을 열고 생각을 엄청많이하면서 읽고있는데요.. 아, 뭐랄까. 섣불리 어떻다 결론을 내릴 수가 없어서 끝까지 읽어봐야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ㅜㅜ 조금만 맛보여드리기엔 그냥 자극 충격 자극 충격 자극입니다 ㅋㅋㅋ 생각이 필요해요...

건수하 2023-01-12 16:48   좋아요 2 | URL
자극3 충격2... 자극적인 걸로....

은오님 기다릴게요!

- 2023-01-12 16:56   좋아요 1 | URL
나도 온 거 같아요 ㅋㅋㅋ 수불 석권 해야하는 데 수불 오권으로 늘려볼까… 작심삼일 지낫는데 ㅋㅋㅋ

은오 2023-01-13 03:35   좋아요 2 | URL
결국 맛보기가 아닌 리뷰를 올렸습니다 ㅋㅋㅋ

독서괭 2023-01-12 16: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진짜 충격적이고 걱정되는 책입니다..;;;; 대체 무슨 내용일지;;; 다들 은오님 리뷰 기다릴거예요.

은오 2023-01-13 03:35   좋아요 2 | URL
괭님의 성원에 힘입어 리뷰를 올렸습니다요!

scott 2023-01-12 17: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은오님 이책 생생한 리뷰 기다립니다 😍

은오 2023-01-13 03:34   좋아요 2 | URL
스콧님의 성원에 힘입어 리뷰를 올렸습니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