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원래 책을 읽고 리뷰를 안 씁니다. 그저 책을 읽다가 뭔가 떠오르면 그걸 제 경험과 엮어서 주저리주저리 하는 글을 가끔씩 끄적일 뿐입니다. 왜냐? 리뷰를 쓰려면 읽은 내용을 구조화하고 정리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머리를 써야 하기 때문이죠. 저는 머리를 쓰기 싫습니다. 머리를 쓰는 건 다른 일들로도 벅차고, 단순 취미인 독서와 글쓰기는 제게 강제하는 사람이 없으므로 저의 머리를 굴리기 위한 동력이 되지 못합니다.


그런데 어쩌다가 제가 이런 기괴한 책을 발견해서 북플의 친구분들께 알렸고, 저는 이 책을 가장 먼저 읽은 사람이 되었고, 여러분들이 관심을 보이시면서 리뷰를 써달라! 내가 돈 주고 사서 읽긴 싫다! 하시기에, 제게 갑자기 이상한 책임감과 사명감이 부과되는 바람에, 이렇게 리뷰를 씁니다. 그래도 쓰기 귀찮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으므로 의식의 흐름대로 그냥 갈길 겁니다.


어쨌든 이 책의 제목과 소개를 읽어보면 정말 해괴망측한 책이 아닐 수 없습니다. 넌 이 책을 왜 읽었냐? 하고 물으신다면, 일단 그 해괴망측한 주제가 저의 흥미를 끌었고, 저는 저의 고정관념을 깨부수고 가치관을 뒤흔드는 책을 좋아합니다. 이 책이 그런 경험을 만들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아주 조금 들었습니다. 그런 코딱지만한 기대감을 가지고 구입했기 때문에, 사실 책의 첫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에도 이 책이 동물과의 섹스에 대한 제 기존의 생각을 바꿀 수 있으리라 예상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제 생각은 바뀌었습니다. 띠용.


제가 편견 없이 세상을 보려고 가끔(솔직히 항상은 아님) 의식적으로 노력하기는 하지만, 동성애에 대해서도 아무런 생각이 없는 사람이지만, 아니 뭐 동성을 좋아할 수도 있고, 동성끼리 섹스할 수도 있고, 같은 인간끼리 성별이 중요해? 하는 사람이지만, ㅅㅂ 그래도 동물은 좀;; 그렇잖아요? 하지만 이러던 제가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뒤 음... 그럴 수도 있겠네, 하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저 말고 저자는 어쩌다 동물성애자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요? 저자는 성폭행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겪으며 사랑과 섹스에 대한 회의와 의문을 품게 되었습니다. 결국 대학원에 진학해서 이를 학문적으로 연구해 보기로 결심하고 문화인류학을 전공으로 선택합니다. 연구대상을 고민하던 저자에게 지도교수는 수간을 제안합니다. 물론 저자가 그 제안을 바로 받아들인 건 아닙니다. 여러분들이라면 하고 싶겠습니까? 전 싫어요.


그럼에도 저자는 독일의 세계 유일의 동물성애자 단체 '제타'의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고, 이것이 저자가 동물성애자들을 연구대상으로 삼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또 저자는 동물과의 섹스라는 극단적인 사례를 통해서 사랑과 섹스에 대한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을 본 겁니다.


저자는 연구를 위해 제타의 회원들을 만나서 이들의 집에 머무르며 일상을 함께 보냅니다. 따라서 피상적이지 않은, 보다 깊이 있는 관찰이 가능했습니다. 읽다 보면 이들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점차 변화하는 것이 느껴지는데, 읽는 저도 변하고 있음을 자각하고 놀랐습니다. 솔직히 1/3 가량 읽을 때까지만 해도 시발 시발 하고 있다가 어느 순간 조용해졌습니다. 의문이 점차 풀리기 시작했던 겁니다. 대상에 대한 의문이 사라지면 역겨움도 조금씩 가시게 마련입니다. 여러분들과 저의 의문이 같을 것이라고 제 마음대로 상정한 채로, 의문이 조금씩 해결되어 갔던 과정을 적어보겠습니다.


먼저 수간과 동물성애를 구분하고 갈 필요가 있습니다. 수간은 동물과의 섹스 그 자체를 가리키는 용어로, 때로는 폭력적인 행위까지 포함합니다. 동물성애에 있어서는 동물과의 심리적 애착 유무가 중요합니다. 나아가 동물성애자는 '주파일(zoophile)'이라 칭합니다.


제타 회원들은 주로 온라인으로 모임을 가지며 남성이 압도적 다수라고 합니다. 여기서 저는 그럼 그렇지 이미친변태이상성욕독남충새끼들!!! 하며 급발진했지만, 저자는 여성이 온라인상에 자신의 성적 취향을 드러냈을 때, 심지어 그 취향이 주파일일 경우, 여성 주파일이 겪을 위험과 모욕의 가능성을 지적합니다. 그럴 듯합니다. 한남이든 독남이든 남성들이 온갖 더러운 쪽지를 보내거나 댓글을 달 것이 분명합니다. 저는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도태된 독남충들이 인간 여성과 섹스하는 게 어려우니까 동물에게 눈을 돌려서 성욕을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읽다 보니, 적어도 저자가 만난 주파일들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이들의 파트너(파트너 또는 아내, 남편이라고 부름)는 거의 개 또는 말입니다. 여기서 또 저는 의문을 갖습니다. 왜 개와 말이냐? 정말 동물을 사랑한다면 뭐 고양이도 사랑할 수 있고, 지렁이도 사랑할 수 있고, 금붕어도 사랑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왜 다양성이 없냐?


이들은 파트너의 '퍼스널리티'를 사랑한다고 합니다. 내내 이들이 언급하는 게 퍼스널리티입니다. 이들에게 파트너의 퍼스널리티는 '캐릭터'와는 다르다고 말하는데, 캐릭터가 동물 저마다가 지닌 특유의 성격이나 성질을 의미한다면, 퍼스널리티는 자신과 동물간의 관계를 통해 형성되는 개념이라는 겁니다. 이는 관계의 특별함이고, 사적인 역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러므로 퍼스널리티가 형성되려면 파트너는 어느 정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동물이어야 합니다.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동물 중에서 개와 말이 역사적으로 인간과 오랫동안 관계를 맺어온 동물입니다. 그럼 고양이는? 고양이는 작아서 안 된다고 합니다. 이들은 수간충들과 같이 묶이는 것을 매우 혐오하고 본인들이 동물을 학대하지 않음을 강조하기 때문에, 체격차를 중시합니다. 따라서 소형견도 파트너가 되지 않습니다. 벌레는 당연히 안 됩니다. 이들은 일반적인 사람들보다 동물 일반에 대해 특별한 애정을 보이기는 하지만, 벌레는 아닙니다. 주파일도 파리는 죽이더랍니다.


주파일 한 사람당 파트너는 거의 한 동물입니다. 그 동물의 퍼스널리티를 사랑해서, 그 동물이 아니면 안 되기 때문에, 그 동물이 '파트너'인 겁니다. 파트너 외에 자신이 키우는 동물들은 그저 '펫'일 뿐입니다.


동물과 섹스를 하면 안 되는 가장 큰 이유로 동물은 말을 못한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동물은 말을 못하기 때문에 동물이 섹스를 원하는지 아닌지 인간은 알 수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들은 파트너가 배가 고프다거나 놀아달라는 것과 마찬가지로 섹스를 원한다는 것을 명확히 표현한다고 말합니다. 인간이 반려동물을, 비유하자면 아이와 같이 여기기 때문에, 동물의 성욕을 터부시하고 그로 인해 동물이 보내는 성적 신호를 무시해버리거나 알아보지 못하는 것일 뿐이라고요. 그래서 이들은 파트너가 보내는 성적 신호에 대해 이야기하고, 저자가 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직접 그것을 보기도 합니다. 저는 읽으면서 납득이 됐습니다. 자세한 건 읽어보시라.


아니, 그래도 사람의 성기를 동물에게 삽입하는 건 너무 폭력적인 것이 아닌가? 제타에는 수컷을 대상으로 하는 주파일 게이가 과반수, 주파일 게이는 모두 패시브 파트였습니다. 패시브 파트가 뭐냐? 액티브와 패시브가 있습니다. 주파일 게이 패시브는 수컷 동물에게 삽입을 받는 위치인 겁니다. 물론 액티브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주파일 안에서도 액티브는 논란의 대상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패시브가 추궁하는 쪽인겁니다. 저자도 액티브는 2명만 만날 수 있었는데, 일반적으로 우리가 수간충을 생각할 경우 액티브가 떠오르기 마련입니다. 패시브보다 질타를 받을 가능성이 월등히 높은 까닭에 액티브는 스스로를 잘 드러내지 않으려 하고, 저자의 인터뷰도 거부했습니다. 책에서 액티브의 사례가 적어 아쉽긴 합니다.


또 이들은 공통적으로 섹스를 위해 동물에게 성적인 트레이닝을 해서는 안 된다는 윤리관을 강조합니다. 말인즉슨, 유도하거나 가르치면 안 된다는 겁니다. 그러면 동물이 어떻게 항문에 삽입을 하냐? 저도 궁금했는데, 안 가르쳐도 그냥 바지만 내리고 엉덩이를 보이면 된다고 합니다. 물론 그렇게 했을 때 동물의 삽입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고요. 그런 경우엔 안 한다고 합니다. 가르칠 수는 없으니까.


아니 시발 그래도 동물이랑 꼭 섹스를 해야 하냐? 저도 존잘 무성욕자가 이상형인 사람으로서 사랑과 섹스는 별개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은 아니잖아요? 사랑하면 섹스도 하고 싶고 뭐 그런 거잖아요? 존중합니다. 이들은 상대가 동물이라고 다를 바 없는 겁니다. 우리는 반려동물을 동등한 대상으로 보지 않습니다. 반려동물은 우리가 보호하고 귀여워하는 대상일 따름입니다. 하지만 이들에게 파트너는 "동등한 대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동물에게 성적 욕망을 느끼기도 하고, 동물의 성적 욕망을 무시할 수가 없는 겁니다. 요컨대 이들에게 동물은 "인간과 대등하며, 인간과 마찬가지로 퍼스널리티를 가진 존재, 섹스의 욕망 역시 가진 생명체"(239쪽)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파트너와 섹스를 하지 않는 주파일도 꽤나 존재합니다만, 자위는 일반적으로 대신 해주는 것 같습니다. 그들은 동물을 존중하는 만큼 동물의 성욕 또한 존중하니 말입니다.


저자와 함께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들의 일상을 지켜보면 이들에게 동물과의 섹스는 동물과의 관계성보다 중요한 것이 아님이 느껴집니다. "주파일이라는 말이 '동물과 섹스하는 존재'와 반드시 동의어가 아니라는 사실을 나는 독일에서 이해했다. 그들은 섹스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내가 만나온 주파일은 동물의 삶을, 성의 측면까지 포함하여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의미로 정의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240-241쪽)


사실, 저자가 만난 제타 회원들이 모든 동물성애자를 대변하는 존재는 아닙니다. 책의 제목인 '성스러운 동물성애자'는 제타 회원들을 지칭하는 것인데, 이는 저자가 제타에서 문제가 되어 탈퇴한 회원을 인터뷰했을 때, 그가 제타 회원들을 성인군자라고 조롱하듯 말한 데서 나온 겁니다. 제타 회원들은 독일의 주파일 중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거니와 주파일 중에서도 엄격한 윤리관을 갖고 동물을 대하는 집단이라는 겁니다. 이런 맥락에서 나온 말이지만, 저는 적어도 저자가 만난 제타 회원들에 한해서는, 이들을 성스러운 동물성애자로 명명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고 조심스레 생각해 봅니다.


"미하엘은 더듬더듬 이야기하지만,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는 사람이다. 말이 끊길 듯 이어지는 게 처음에는 그의 성격 탓이려니 했다. 하지만 시간을 함께 보내는 동안, 그가 나보다는 동물들에게 더 주의를 쏟고 있음을 깨달았다. 케시의 섬세한 움직임이나 고양이의 시선에 끊임없이 집중하고 있었다. 때때로 말을 중단하는 이유는 그 때문이었다. 대개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고 있을 때, 반려동물이 말썽을 부리지 않는 한 특별히 상대하지 않는다. 개는 인간의 대화에는 끼어들지 않는다. 하지만 미하엘과 개와 고양이는 빈번히 눈을 맞추며, 종종 서로를 지긋이 쳐다본다. 만약 그들의 시선 교환을 실로 이어보면, 몇십 분 만에 촘촘한 그물코를 지닌 망이 방 한가운데 펼쳐질 것이다. 그 그물망 안에 있는 나까지 개와 고양이와 서로 뒤얽혀 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 공간은 독특했다. 주파일의 집에서는 인간과 동물이 함께, 그리고 완벽히 동등한 강도로 존재하고 있었다."(65-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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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 그렇게까지 할 필욘 없잖아요.
    from 지상의 다락방 2023-01-13 16:26 
    나는 성(性)에 대해서 열려 있는 편이다. 내게는 이성애와 동성애가 똑같고, 바이섹슈얼, 에이섹슈얼도 마찬가지이다. 한 인간이 다른 누군가를 사랑할 때 그 사람의 성별은 중요하지 않다. 그 사람이 사랑할 만한 사람이라면 사랑할 수 있고 이는 곧 섹스할 수 있음을 뜻한다. 그리고 그 두 사람이 합의한 상황이라면 그 둘 사이에(또는 셋, 또는 넷 혹은 그 이상) 어떠한 성적 유희를 즐기더라도 그것은 그들 사이의 일이므로 타인이 관여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
  2. 그런 책이 아니예요… 하앍… (이래봤자 안읽겠지)
    from 의미가 없다는 걸 확인하는 의미 2023-01-15 18:46 
    책의 내용과 동물성애에 대한 해제는 은오님과 https://blog.aladin.co.kr/751596223/14264235잠자냥님의 https://blog.aladin.co.kr/socker/14265515훌륭한 리뷰를 읽어보시고...이 독후감은 정말 읽고 난 뒤의 나의 독후감 0. 홉스가 땅콩을 떼던 날 나는 마음이 아파서 울먹울먹했다. 정작 목 보호대(?)를 낀 그는 암시랑토 안 해 보였지만. 나의 표정이 너무 심각해 보였는지 수의사가 말했다. “
 
 
독서괭 2023-01-13 05:34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아니, “그냥 갈겼다”라고 하기에는 너무 잘 정리된 리뷰인데요!! 어떻게 은오님이 설득당하셨는지 약간 이해가 됩니다. 주파일이란 거 첨 들어봐요. 막연히 수간이란 게 있고 저도 “야 하다하다 짐승한테까지 그러냐!!” 하는 눈으로 바라보아왔는데 제타라는 집단 회원들이 좀 다르다는 건 알겠습니다. 여전히 거부감은 듭니다만..🫢
리뷰 올려주셔서 궁금증이 풀렸어요. 감사합니다^^

은오 2023-01-13 11:56   좋아요 3 | URL
정말 괭님 말씀대로 저는 ˝설득˝당해버렸습니다. 그리고 제가 감사해요! 궁금해하시니까 빨리 알려드려야지! 하면서 쓰다보니 재밌었습니다.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1-13 08:2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리뷰에서도 언급된 걸 보면 아마 책에서도 설명이 될 듯하긴 하지만, 저는 동물과의 사랑을 하는 주체가 인간 남성이 다수일거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건 인간 남성에게 ‘고추‘가 있기 때문이고, 고추는 삽입해야 하는 물건이라는 까닭이 큽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동물과의 섹스에서-물론, 여성 인간과의 섹스에서도-침략과 공격 그리고 폭력에 유리한 지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동물과의 섹스라는 걸 떠올릴 때 너무나 자연스럽게 남성 인간의 고추가 동물에게 들어가는 걸 생각합니다. 그게 저를 못견디게 하고요. 동물이 말을 할 수 없다는 것, 인간보다 약한 존재라는 것 역시 폭력의 피해자 위치에 놓이게 만드는데요, 그러니까 이 책에서는 제가 지금까지 생각했던 이 모든 것들이 ‘그게 그게 아니라니깐?‘ 한다는 거잖아요?

음.. 음.. 은오 님은 이 책을 읽고 생각이 바뀌었다 하셨고, 어쩌면 저도 읽으면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으... 저 역시 거부감이 너무 큽니다. 마치 아동에 대한 강간을 소아성애라는 성소수자로 인정해달라는 궤변처럼 들리는 게 사실이예요. 여전히 이 책 안읽고 쓰지만, 동물을 잘 살피면 그들의 성욕을 인지할 수 있다, 는 것도 ‘저 어린아이가 섹스를 원했다니까!‘하는 것처럼 들리고요. 미성년자는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설사 ‘내가 원했어요‘라고 말해도 그것이 섹스가 아니라 폭력임을 우리가 알고 있는 거잖아요? 동물의 욕망을 인간이 제대로 읽었다고 어떻게 확신하는지, 동물이 설사 그런 욕망을 드러냈다면 그것이 인간에게 사랑받기 위한 것은 아니었는지.. 아 왜이렇게 힘들죠? 아 힘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힘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너무 힘들어요, 은오 님!!

잠자냥 2023-01-13 09:43   좋아요 4 | URL
지금 다락방 님이 생각하시는 바로 그 지점이 저도 똑같이 했던 고민이었는데요, 이 책에서 그 편견(?)을 와장창 깨뜨리게 됩니다…. 근데 나 오늘 아침에 출근하면서 둘째 고양한테 뽀뽀하고 나오다가 흠칫했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01-13 12:20   좋아요 4 | URL
제 말이요!!!!! 그놈의 고추가 문제입니다!!!!! 저도 언제나 왜 남녀의 성기는 그렇게 생겨먹었는가 하면서 통탄하곤 합니다. 마찬가지로 다락방님과 같은 걸 떠올렸고, 아마 다들 그러시리라 여겨지는데요. 책에서는 의외로 패시브가 더 많았다는 점이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말하는 것을 믿는다면, 본인의 성욕보다도 동물의 성욕을 우선시하고, 가엽게 여기고, 그걸 해결할 수 있도록 받아주는 것 같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들었어요. 아아아악 근데 저도 이렇게 쓰니까 이상한데욬ㅋㅋㅋㅋ진짜 그런 느낌이 들어요...하.

그리고 다락방님의 의문이 모두 제가 가졌던 의문이거니와 저자도 우리와 같이 처음에는 그들을 미심쩍게 바라보면서 다가갔기 때문에, 우리가 궁금해하는 것들을 정확히 간파하고 다 질문하고 관찰한 후에 책에 썼더라고요? 읽다보니... 납득이 되는 겁니다.

아 다락방님 힘들어하시는 거 왜이렇게 웃곀ㅋㅋㅋㅋㅋ아... 그래도 저는 이 책을 다락방님이 읽으셨으면 좋겠어요! (다락방님의 상태를 보자하니 곧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읽게 되실 것 같은데...) 다락방님의 시선에서 보는 이 책과 다락방님의 통찰력이 담긴 리뷰가 너무 궁금합니다!!!

건수하 2023-01-13 08: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은오님 리뷰 잘 읽었어요. 제가 모르던 세상을 또 하나 발견했네요. 리뷰를 읽다보니 그래 너무 내 생각을 고수하면 안돼.. 하는 생각이 드는데

<롤리타> <모리스> 등의 작품이 생각이 나면서, 요즘 <다락방의 미친 여자> 읽으며 작품 속에 숨겨진 작가의 의도 이런걸 많이 봤더니만..

뜬금없이 이제 앞으로 동물 애호가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 사람들의 글, 특히 문학을 접하면 이것이 암시하는 바가 그런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의심만 많아지는 이 중생 어쩔..

은오 2023-01-13 12:23   좋아요 3 | URL
네 수하님, ㅜㅜ 정말 모르던 세상을 알려줬습니다... 그리고 알게된 이상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아아아아... 앎은 괴로운 것...

공쟝쟝 2023-01-13 08: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 저는 아직 안 읽었지만 읽기 전에 해러웨이 반려종 선언 생각하긴 햇거덩요 ㅋㅋㅋ 그래도 다락방님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 먼저 퍼뜩 떠오르고요? 성애는 성애자나요? 이게 그게 아니다 까지 가게 되려면 두뇌를 많이 써야 할 거 같은데 ㅋㅋㅋ 그렇지만 … 아… 일단 은오님 넘 잘쓰섰고 (중간중강 독남한남 아주 ㅋㅋㅋㅋ) 고생 많았어요. 앎비앎 공쟝쟝은 설득 될 수 있을까?! 저도 책이 오는 대로 읽어보고 글 남길게용 ㅋㅋㅋ❤️

은오 2023-01-13 12:28   좋아요 4 | URL
사실 중반쯤 넘어가면 굳이 뇌를 안 써도 됩니다. ㅋㅋㅋ 중반까지는 뇌를 써야 해요! 정신을 차리고 마음을 열고 뇌에 긴장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이후엔 얘가 멱살 잡고 알아서 끌고가요... 나는 어느새 설득당해 있는 것... 쟝님은 어떠실지 너무 궁금합니다. 여기 진짜 이런 재미구나. 같은 책 읽고 남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해하는 것 ㅋㅋㅋㅋㅋ 기다릴게용❤️

잠자냥 2023-01-13 09: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우 별 영 개 리뷰입니다. 은오 님이 이 책 읽으면서 시발시발했던 부분에선 저도 똑같이 아니 뭐 그래도 시발….. 이러고 있었는데 진짜 읽다 보면 제 생각이 변하고 있더라고요. 수간과 주파일을 구분(?)하게 되었다는 것도 나름의 수확입니다….

잠자냥 2023-01-13 08:51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별 열 개 리뷰인데 영 개로 오타 났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겨서 걍 둡니다. 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1-13 09:05   좋아요 4 | URL
별 영개? 은오님 서운 하겠다 ㅋㅋㅋ 이러고 있었눈뎁ㅋㅋㅋㅋㅋ 육고잠자냥이 헝분 해서 오타 내셨군요? 🤣🤣🤣

은오 2023-01-13 12:38   좋아요 2 | URL
와우와 별 영개 사이의 괴리가 너무 웃기다ㅋㅋㅋㅋㅋ
˝아니 뭐 그래도 시발...˝ 너무 정확해요 ㅋㅋㅋㅋㅋ 역시 읽은 자 ㅋㅋㅋㅋㅋ 시발 시발보단 이게 맞습니닼ㅋㅋㅋㅋ

얄라알라 2023-01-13 15:19   좋아요 2 | URL
쟝님, 저도 똑같은 생각. ㅋ
잠자냥 님이, 그래도 0개 주실 거 같진 않은데 ㅋㅋ이러다 보니 10개였네요

은오님 덕분에 저도 이 책 도전해보고 싶어졌습니다

은오 2023-01-14 00:32   좋아요 3 | URL
얄라님, 잠자냥님한테 10점을 받은 기쁨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
도전... 괴롭지만 저는 한번쯤 읽어보셔도 좋을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세계를 마주하실 테니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시고요!!!💪😘

유수 2023-01-13 09: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리뷰 너무 좋습니다. 잘 안 쓰신다고 하셨지만 쓰실 일이 자주 생기심 좋겠어요. 저는 성애라는 것도 지극히 인간중심의 개념 아닐까 생각해서 이 책 궁금했거든요. 책 읽으면 그 생각이 뒤집힐 거 같기도 하고 그대로 갈 것 같기도 하고.. 리뷰 넘 잘 읽었습니다!!

은오 2023-01-13 12:44   좋아요 3 | URL
유수님 안녕하세요? 유수님의 댓글에 감동받아 유수님께 친구신청을 갈겼습니다. 받아주신다면 리뷰를 가끔씩 써보겠습니다...😊
유수님께서 고민하시는 지점에 대한 물음과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책입니다. 사실, 너무 모르는 세계라 그 자체로 흥미롭기도 하고요. 저는 추천드려요!

2023-01-13 1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3 1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이 2023-01-13 10: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리 은오님 한글 하시는구나!!!! 아 한글 말고 한!글! 좀 자주 써요!

은오 2023-01-13 12:50   좋아요 2 | URL
수이님은 어쩜 칭찬도 이렇게 감동스럽고 센스있게ㅋㅋㅋㅋㅋ 반해버려 정말...🥹

책읽는나무 2023-01-13 10: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생각거리가 많은 책이로군요?
동물을 존중하는만큼 동물의 성욕 또한 존중한다. 라는 문장에 꽂힙니다.
저는 동물을 안키워서 이런 쪽으로 생각을 못해봤어요. 헌데 친구네 갔을 때, 키우는 강아지의 행동을 보구선 동물의 성욕을 어떻게 해결해 주는가? 잠깐 생각을 한 적은 있었습니다. 인간이 판단하여 임의로 길들여버리는 게 맞는 것인가? 싶더군요.
그래서 동물성애자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은오님의 리뷰를 읽으니 또 그게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 싶기도 하네요. 그래도 뭐라고 생각을 확고하게 정하기는 제겐 힘든 주제이긴 합니다^^
하지만 은오님의 귀한 리뷰를 통해 생각의 폭을 넓히는 계기는 되었습니다.
그리고 은오님이 리뷰를 계속 쓰신다면? 많이 배울 수 있는 분이시라는 느낌도 들었구요^^
잘 읽었습니다.

은오 2023-01-14 21:43   좋아요 2 | URL
네 나무님, 저도 이 책에서 저자가 만난 제타의 회원들 한정으로, 그들의 말이 진실이라는 것을 전제로 해서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액티브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정말 판단하기 어려운 주제입니다 ㅜㅜ 일단 고민해볼 부분에 있어서는 판단을 보류하는 걸로...
그리고 저또한! 나무님의 글을 매번 읽으며 많이 배우고 있지 말입니다. 앞으로도 제가 나무님한테 착 달라붙을테니 많이 알려주세요!!!😘

미미 2023-01-13 11:05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은오님 글 저도 너무 좋은데요?
그리고 평소 쓰시는 글들도 은오님만의 색깔이 묻어나는 리뷰라고 생각했어요. 꼭 책에 담긴 내용을 구조화하고 정리할필요는 없죠. 그런 리뷰가 있고 은오님처럼 느낌대로 쓰는 리뷰가있다고 생각하는데 오늘은
거기에 책 이야기를 좀더 잘 배합해 주신것같아요.(은오님이 훨 잘쓰는데 내가 뭐라고 구구절절하고있나 잠시 당황;;)
암튼 저도 쟝쟝님처럼 해러웨이 선언문이 떠올랐고 도나 해러웨이는 제타 회원들의 마음, 은오님의 생각을 변화하게한 그 마음을 분명 이해하고 그 책을 썼을꺼란 확신이 드네요. 안그래도 해러웨이의 책 읽을때 놀라우면서도 불편했던점이 바로 그부분이었거든요. 은오님의 글을 읽었음에도 불편함, 의문이 여전하지만 덕분에 ‘어쩌면?‘은
생겼습니다. 책임감에 고생하셨고
이렇게 좋은 리뷰로 생각의 변화를 공유해 주셔서 감사해요!

은오 2023-01-14 00:56   좋아요 2 | URL
저는 매일 북플에서 미미님 포함 많은 분들의 글을 읽으며 감탄하는 것을 즐기곤 합니다. 제가 글 잘쓰는 분들을 너무 좋아해요. 그런 미미님이 좋게 봐주시니 이렇게 뿌듯할 수가!
이 리뷰는 정말 다른 분들이 궁금해하시니까 써야겠다는 의도가 분명했어서 책 이야기 위주로 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실 저도 쓰다보니 재밌었다는 것ㅋㅋㅋㅋㅋ감사해요 미미님!😘

시에나 2023-01-13 15:5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우. 잘 읽었습니다. 제가 은오님의 리뷰만으로 더듬더듬 짐작을 해보면, 저는 제타회원들은 ‘개-되기‘ ‘말-되기‘를 하는 거 같아요. 이게 무엇이냐, 자신을 인간이라는 우월함으로 보지 않기에 동물과 정말 동등한 존재가 되는 거요. 동물의 성욕을 인정해주고 그들의 신호를 읽을 수 있다는 건 정말 동물과 자신이 하나의 세계에서 물고 빨고 뒤섞이면서 살아야 가능한거잖아요. 음, 돌고래 조련사들은 돌고래의 자위행위를 도와준다는 걸 전에 봤어요. (그 영상이 있는데 한남들은 그걸 포르노처럼 소비하긴 하지만-_-)
저는 이 동물-되기가... 프리윌리 같은 영화만 보아도, 돌고래가 되고 싶어서 물 속으로 들어가버리잖아요. 약간 그런 경지 같아요.


은오 2023-01-14 00:47   좋아요 3 | URL
네 매실님, 안녕하세요^^ 그냥 책을 읽으신 것 같은데요? 🫢 정확하게 파악하셨습니다. 책에서도 강박적이라고까지 할 수 있을 만큼 동물과 동등함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왕왕 드러납니다. 동물이 인간의 언어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언어를 배제하고 다른 모든 비언어적 신호에 집중하기도 하고요!

라로 2023-01-13 16: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리뷰 거의 안 읽고, 긴 글 역시 잘 안 읽는데 이 글은 두 번 읽었어요!! 이 경험은 뭔가요! 와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서 솔직히 감당은 안 되지만, 은오님이 설득당하신(?) 것처럼 저도 설득을 안 당할 자신이 없을 것 같아요. 나름 오픈마인드라고 생각했는데 또 착각이었네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암튼, 의식이 흐르는 대로 써주셔서 더 이해가 잘 된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은오 2023-01-14 00:45   좋아요 1 | URL
라로님, 안녕하세요! 으앗, 정말 뭘까요? ㅋㅋㅋㅋㅋ 아, 너무나 기분 좋은 댓글입니다. 저도 감사해요!!!😘

라로 2023-01-19 13:51   좋아요 1 | URL
설득 안 당할 자신이 없을 것 같았는데, 이 주제에 대해서 좀 생각을 많이 해봤어요.. 님의 글을 읽을 때는 그럴 것 같았는데, 계속 생각을 할수록 저는 아닌 것 같아요. 위의 댓글을 달았기 때문에 제가 그동안 생각한 것을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서요. 어쨌든 은오님 덕분에 한 주제에 대해서 오래 생각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은오 2023-01-19 15:56   좋아요 0 | URL
저는 사실 너무 길게 쓰기가 힘들어서 곁가지를 굉장히 쳐내고 쓴 거라... 이 책이 읽다보면 절로 읽는 사람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힘이 있거든요. 하지만 까다로운 주제이니만큼 받아들이는 게 다 다를 수밖에 없고, 모두가 이 책을 읽고 이 사람들을 이해할 수는 없으며 그럴 필요까지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이 글을 읽고 이렇게나 오래 고민해보셨다니 정말 멋지시고 감사드리고요. 기회가 된다면 책을 읽어보실 것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