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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로
김지혜 지음 / Media2.0(미디어 2.0) / 2006년 10월
평점 :
품절
제목보고 영화 원작인가 싶었다. 원작은 아니지만 영화를 소설화한 것이다. 시나리오 작가 따로, 요 소설 쓴 사람 따로다. 유지태, 김지수, 엄지원 주연의 영화를 보진 않았지만, 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지도 않았지만 어찌어찌 하다보니 이 책이 내 손안에 들어오게 되어서 한번 읽어보았다.
백화점 붕괴 사고로 하루아침에 갑자기 자기 곁을 떠나버린 한 여자를 10년이 지나서도 잊지 못한 채 괴로워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한 남자가 있다. 죽기 전의 여자는 두 사람만을 위한 여행 코스를 짜고 직접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지도를 그렸다. 기록으로 남긴 노트 한 권을 가지고 남자는 홀로 여행을 떠난다. 사랑하는 사람을 갑자기 잃어버린 그 상실감을 난 알지 못한다. 아직 경험해보지 못했기에. 살아있어서 살아야만 하는 그런 인생도 있는 것이다. 버거운 일상 잘 살아보려고 살아갈 힘이 필요해서 떠나는 또 한 여자도 있다.
汰?두께의 책이라 금세 읽힌다. 영화를 보지 않아서 영화가 어떤지는 모르겠다. 소설로서 잘 씌여진 것은 아닌 것 같다. 공간이 너무 많이 보인다고 할까. 더 채워졌어야 한다. 엉성한 면이 간간이 보였기에. 그래도 마음을 건드리는 구절이 있었기에 만족하기로 했다. 무엇가에 다친 마음들을 치유해주는 나무와 숲과 바다가 있기에 참 다행이지 싶다. 아픈 마음, 사람에게 위로받을 때도 있지만 전혀 도움이 안될 때도 있다. 항상 그곳에 있는. 어디가지 않고 기다리듯이 존재하는 새파랗고 푸른 자연을 만나, 마음으로 눈으로 풍경을 담는 동안 복잡하고 불필요한 감정의 찌꺼기는 사라지고 서서히 정리되고 치유받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그런 이야기다. 묘사를 읽고 얼핏 떠오르는 이미지와 영화에서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자연 풍광이 어떻게 다를까,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서 나중에 영화도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소를 안다고 해서 다 갈 수는 없는 것이지만 그래도 이런 내용, 이런 영화를 보면 문득 떠나고 싶어지는 거다. 사람 마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