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질이야 나쁜 짓이라고 당연히 생각하지만,
모든 도둑질이 획일적으로 범죄로 낙인 찍히는 것은 반대하고 싶습니다.
더구나 '책도둑'이라면 더더욱 반대하고 말겠어요. ^^

책 좋아하는 사람치고 책을 훔치고 싶은 충동에 잠시나마
흔들려본 적이 없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주머니는 넉넉하지 않건만,
주책없이 읽고픈 책은 항상 수루둑하다는 이 깝깝한 현실은 계속됩니다.
제가 새가슴이라 '깡'이 없어서 '책 도둑질'을 시도해본 적은 단 한번도 없습니다.
(그저 진지하게 생각만 수십 번 했었어요.)
슬쩍 가져다가 읽고팠던, 항상 보관함에 모셔뒀던 그 책들을 추리고 추려봤습니다.
그냥 상상만으로도 해피하네요.
합법적으로 '책도둑'이 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면 감격의 눈물까지는 아니더라도
감격의 괴성은 주구장창 질러댈 수 있어요!
하지만 남들은 종종 만난다는 그 '행운'을 거머줬던 호락호락한 인생이 아님을 알기에,
갑자기 당첨 가능성을 두고 약간은 비관적인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또 모르죠.
인생은 지나봐야 아는 거 아니겠습니까?
낙관주의로 소망하면 기대한 대로 이루어질지도... 전 간절히 바라고 있어요.

문학동네 이벤트로 잠시나마 즐거운 고민으로 행복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10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대성당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연수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2008년 02월 21일에 저장
구판절판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특별판)
로맹 가리 지음, 김남주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0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2008년 02월 21일에 저장
품절
자기 앞의 생 (특별판)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5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2008년 02월 21일에 저장
품절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파트릭 모디아노 지음, 김화영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5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2008년 02월 21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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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지음, 이영의 옮김 / 민음사 / 199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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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 읽었어야 할 책이었다. 왜 이제서야 읽게 됐는지 모르겠다. 아마 하루키의 어떤 책에서 역자후기에서 이 책을 언급했던 부분을 읽은 기억이 희미하게 남아 있다. 엉뚱하게 다른 책이랑 헷갈려하는 건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나중에 한번 보자는 생각은 가지고 살았다. 이야기를 읽고난 후의 이 감동, 쉬 사라지지 않는 진한 여운이 반갑다. 안렉산드르 솔제니친 씨, 무한감사를 드려요.

강제노동수용소에 수감되어 생활하는 슈호프가 보냈던 하루의 일상을 주인공의 시선으로 펼쳐지는 작품이다. 누구나의 일상이 마찬가지겠지만, 일상이란 것 자체가 때로는 얼마나 진절머리가 나는지. '밖'에 있는 사람들이 아무리 괴롭다 해도 '안'의 갇힌 사람들보다야 더 괴롭지는 않을 것이다. 혼란스럽고 암울한 시대. 그런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씌여진 이야기건만 이야기는 전혀 비관적이거나 절망적이지 않다는 점이 인상깊었다. 슈호프도 슈호프지만 다양한 주변인물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게 살아 있다.

멀건 양배춧국과 빵 한조각의 한 끼 식사가 절대적인 목표와 의미가 되는 곳. 그곳이 바로 슈호프가 생활하는 수용소라는 곳이다. 혹독한 시베리아 추위 속에 노동하는 기계로 전락한 채 억압받고 고통받는 죄없는 사람들과 권력을 쥐고 횡포부리는 권력자들의 대비를 보고 있노라니 한마디로 웃긴다. 세상이란 곳이 참 실소를 머금게 한다. 미세하고 세심하게 표현된 묘사가 압권이다. 이야기 자체만으로도 재미와 진정성을 발견하실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견딜 수 없을 것만 같던 무언가를 견뎌내고 적응하며 살아간다. 절대로 잊혀지지 않으리라 했던 확실한 무엇이 수용소 생활로 인해 서서히 흩어져 사라진다. 자유를 갈망했던 사람이 더 이상 자유와 가족을 생각하지 않은 채 죽 한그릇을 더 원하게 되는 변화가 무섭다. 하지만 살아 남으려면 익숙함은 필연적이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다. 저마다의 환경과 상황 속에서 이야기를 읽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함께 발견하실 수 있을 것이다. 맨 마지막의 여운이 이 책의 백미다. 어쨌든 슈호프는 흡족한 하루를 보냈다. 흡족하다는 어감이 마음에 남는다. 나는 어떤 하루를 흡족하다고 느끼며 살았나 싶다. 작가의 체험이 훌륭한 문학이 되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좋은 문학은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을 목소리를 지니고 있다.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가 바로 그런 책이란 건 두말 하면 잔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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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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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을 난 제대로 읽어낸 것일까. 리뷰를 쓰려고 가만히 앉아서 이것저것 책과 관련된 감상과 생각을 되짚어보니, 역시 정리가 미흡한 부분을 감출 수 없을 것 같다. 나의 기대와 호감을 사버린 작가지만 고작 산문집 한 권과 단편소설만 경험했을 뿐이었다. 제법 도톰하게 느껴지던 책을 쓰윽 앞뒤로 한번 보고 조금은 경건한 마음으로 과연 어떤 이야기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즐겁게 상상하며 책장을 펼친다.

9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초반에 언뜻 생각하기를 80년대 후일담 소설이 아닌가 싶었다. '광주'얘기가 나오고 운동권 학생이 등장하기에. 그런데 그건 아니었다. 물론 역사 자체가 중심은 아니더라도 엄연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나 단연코 주인공은 역사가 아니라 '이야기' 그 자체가 아닐는지. 순전히 개인의 이야기들 말이다. 자신과 타인이 보고 겪은 수없이 많은 이야기들. 내면 속에 차곡차곡 쌓인 채 가만히 숨쉬고 있는 이야기들. 끝없이 마냥 이어질 듯 계속되는 이야기는 소리 없이 우연을 틈타 만나기도 하고 주절주절 떠들다 어느새 저 멀리 사라지고 있는 듯하다. 시대와 개인의 삶은 연결된다는 사실.  명백한 이 사실 속에서 무수한 이야기들이 탄생되고 있다. 탄생은 또다시 재탄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고.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변함없이. 작가에겐 중요한 의미가 된 90년대 초반에 어디선가 있었을 법한 이야기들.

간접적으로나마 시대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고, (몇 번 안되는 경험이지만) 기존의 읽었던 작가의 어떤 책보다 유려한 문체와 이야기의 흐름에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긴 시간이었다. 작가의 고민이 이런 글로 완성된다는 것이 놀라운 것 같다. 독자는 그저 작가의 노고에 감사할 따름이다. 이따금 좀 버거운 부분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숨겨진 깊은 의미까지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얼추 이야기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파악한 것 같다. 또 엉뚱하게 읽었어도 문학의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글 보면서 여러 생각을 하는 게 재미있다. 

소설 내에서 등장하는 개인의 이야기들은 제각각인 듯하다가도 맞물려 돌아가고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모습은 달라도 느끼는 내면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처럼. 누군가와 연결되는 것. 그건 아마도 끊임없이 이야기를 쏟아내게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의 삶의 역사는 기억을 연료로 이야기로 재구성된다. 멀리 있든 가까이 있든, 개인은 어딘가에 연결돼 있는 존재라는 사실이 새삼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하늘 아래 무언가에 연결되지 않은 채, 홀로 존재하는 사람은 없다는 이 부정할 수 없는 진실에 여운이 남는 것이다. 쉽게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성격의 책은 아니지만 때론 진지한 고민을 하게 만드는 책도 매력 있다. 맨 처음에 보는 순간, 책제목이 참 마음에 들었다. 왠지 '시' 같다 했었는데 역시 시구에서 가져온 제목이었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넌 무언가에 이미 연결돼 있는 존재야. 그러니 너무 많이 외로워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이건 가장 먼저 내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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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 - 마음을 얻는 지혜 위즈덤하우스 한국형 자기계발 시리즈 2
조신영.박현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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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자기계발서를 즐겨 읽지는 않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가끔씩은 읽게 되는 것 같다. 자기계발서라서 기존에 읽어왔던 대로 형식도 같을 줄 알았다. 책과 관련한 지식이 전무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소설 형식을 빌려서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방법이 퍽 괜찮게 느껴졌다.

책을 보고난 후. 자연스레 내 자신에게 물었다. '나란 사람은 누군가의 이야기에 주관적인 생각과 판단하는 마음을 버리고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인가.' 하고. 그런 사람에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이다.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기가 어렵다 말하지만 마음은 통하기 마련이다. 내가 상대방에게 진심으로 대하면 그대로 되돌아오는 것 같다. 내 생각이 바르고 옳다는 생각에 매여서 남의 소리에 귀기울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지식적인 사람보다는 확실히 지혜있는 사람이 더 호감적이지 않은가. 경청이란 지혜를 배우고 실천하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나를 위해서 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 소설 속 '이토벤'처럼 사람은 어려움이란 시간을 만나야만 진정으로 교만을 버리고 겸손해지는, 긍정적으로 개선될 기회를 얻는 것 같다. 자신이 잘나서 똑똑하게 판단하고 움직이며 잘 사는듯, 착각 속에 빠져서 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돌이켜보면 나부터가 그랬으니깐. 감당하기 버거운 이놈의 거대한 착각들.

닫힌 마음을 활짝 열고, 내 생각이 옳듯 남의 생각도 옳게 여기고, 서로를 끝까지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겠다. 다행인 것은 내가 어떤 이야기든 듣는 걸 좋아한다는 사실. 남의 신세한탄하는 소리도 별로 지겹지가 않다. 공감하고 있기 때문일까. 처음엔 이해하지 못할 것 같은 부분도 서로의 입장에서 다시 한번 찬찬히 생각해보면 이해가 가능하지 않은가. 세상엔 많은 일이 일어나지만 정말 사람이 특히 인간관계 속에서 생기는 입장의 차이는 아주 심한 것이 아니라면, 경청이란 지혜를 통해서 극복할 수 있을 것 같다. 구태의연한 소리라도. 새로운 것 전혀 없는 뻔한 소리라 해도. 한번 더 보고 한번 더 배우는 자세는 이로운 거 아닌가. 우리는 다 알고 있지만 동시에 망각한 채 아무것도 모르는 존재들 같다. 경청이란 지혜를 마음에 담고 현명하게 살고픈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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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4일 거리
요시다 슈이치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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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이 요시다 슈이치와의 첫만남이었는데 내가 받은 감상을 되짚어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반한 것 같다. 호감을 가지고 주목할 필요성을 느낀 나의 작가 군(群)에 괜찮은 이름 하나 더 늘었다. 일본소설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지만 정확하게 말한다면 연애소설은 빼놓고 말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내가 읽은 남녀가 등장하는 연애소설 중에 괜찮은 작품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내 취향과 기대에 맞는 작품을 쉬 만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제 그런 작품과 작가를 찾은 것 같다.

요시다 슈이치가 쓴 소설이 이런 거였구나. 고작 한 권만 읽고 하는 소리지만, 작가가 들려주는 과장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이야기의 흐름이 마음에 들었다. 글 속에 담겨진 감수성도 좋았고. 다른 소설보다 특히 연애소설이 까딱하다 잘못하면 뭐랄까. 별로라는 느낌을 받기가 더 용이하다고 생각한다. 너무 심심하게 끝나버리거나 허망하게 끝을 맺어서 '이게 뭐야, 끝이야?' 란 멘트를 하게 만드는 그런 이야기들과는 분명히 다른 것이 있었다. 읽어보시는 분만이 발견하실 수 있으리라. 소설 속 장치라고 해야하나. 이 소설을 읽는 모든 사람들이 아마도 인상깊게 느끼셨듯, 주인공이 사는 소박한 소도시의 풍경을 현실 속의 모습이 아닌, 머릿속에 간직한 리스본의 이미지와 중첩시켜 놓고 있는 부분 말이다. 일종의 놀이의 성격을 띄고 있는 부분인데 그 장치로 인해서 내가 느끼기엔 소설 속 인물의 내면까지는 아니더라도 성격은 잘 드러내고 있는 부분처럼 보였다. 

과장을 배제한 채 메마르지도 흥건하지도 않아서 좋았다. 적당한 선을 잘 지키고 있는 소설인지라 여운도 적당하게 남았다.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이야기를 끝가지 호감으로 끌어갈 수 있는 것은 이야기의 힘과 작가의 역량일 것이다. 메구미가 꼽았던 10가지 이유들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보면서 충분히 수긍했다. 마지막 장면이라서 그랬을까. 더더욱 열번 째 이유를 읽으면서 공감했다. 나도 어떤 종류의 실수든 필요 이상 겁내지 말고, 순조롭지 않은 것이 눈에 뻔히 보여도 차라리 실수를 하는 편이 더 낫다는 생각으로 삶을 사는 것이 더 낫겠다는 걸 새삼 배웠다. 안전한 것, 안전한 것만 추구하는 삶은 죽은 것과 비슷한 모습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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