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밝은 빛
남김없이 내 안에 스며들 수 있도록
이렇게 얇은 옷을 입었습니다.

맑고 온유한
당신의 그 빛을 마시고 싶어
당신의 빛깔로 입었습니다.

끝없이 차고 기우는 당신의 모습 따라
졌다가 다시 피는 나의 기다림을
당신은 아시지요

달님.

이해인 <달맞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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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이 없다면 난
손가락으로
모래 위에 시를 쓰리라

내게서 손가락이 사라진다면
입술로
바람에게 시를 쓰리라

입술마저 내게서 가버린다면 난
내 혼으로
허공에다 시를 쓰리라

내 혼이 어느날 떠나간다면
아, 그런 일은 없으리라
난 아직 살아 있으니까

류시화의 《저녁의 꽃들에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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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책장 한쪽에는 조그만 조개 껍질,
깨어진 기왓장 조각, 무늬가 새겨진 돌 등이 있다.
모두 나의 추억이 담긴 기념품이다.
크고 작은 인연으로 나와 만나진 어느 날의 귀한 벗들이다.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
살아오는 동안에 만나진 무수한 인연을
징검다리 뛰어넘듯 건너뛰면서
마음 한구석에 그 인연을 소중히 간직하고
더러는 잊어버려 가며 사는
하나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김후란의 <귀한 만남>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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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아이 2005-10-06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에서 님이 제일 친한 분이어요~그나마...소극적인 성격이 사이버상에서도 이어집디다! 5,000원 벌기 힘들어요^^
 

 

생각은 진짜일세. 말도 진짜고.
인간적인 모든 것이 진짜일세.
그래서 우리는 때때로,
설령 우리가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더라도
어떤 일이 일어나기도 전에 미리 그것을 알게 되지.
우리는 현재에 살고 있지만
우리의 내면에는 어느 순간에나 미래가 있네.
어쩌면 그게 글쓰기의 전부인지도 몰라, 시드.
과거의 사건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나도록 하는 것 말일세.

폴 오스터의《신탁의 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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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혼자 남겨져 있다고 생각하면 아픔은 배가 된다.
그러나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내면
아픔은 덜어진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단지 너무나 가까이 있어서 미처 보지 못할 뿐이다.

권미경의 《아랫목》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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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아이 2005-10-06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구마 땡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