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책장 한쪽에는 조그만 조개 껍질, 깨어진 기왓장 조각, 무늬가 새겨진 돌 등이 있다. 모두 나의 추억이 담긴 기념품이다. 크고 작은 인연으로 나와 만나진 어느 날의 귀한 벗들이다.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 살아오는 동안에 만나진 무수한 인연을 징검다리 뛰어넘듯 건너뛰면서 마음 한구석에 그 인연을 소중히 간직하고 더러는 잊어버려 가며 사는 하나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김후란의 <귀한 만남>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