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 룸 [dts]
데이비드 핀처 감독, 조디 포스터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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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 핀처 감독 작품이라서 보고픈 마음이 생겼다. 반 정도 보다가 무슨 연유로 해서 끝까지 못봐서 줄곧 이건 완전히 본 영화도 아니고 안 본 영화도 아닌 어중간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 조디 포스터는 강인한 역할을 주로 맡는 것 같다. 아무튼 뉴욕을 배경으로 마천루 건물들을 이리저리 비쳐주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부동산 업자의 소개로 이제는 두 사람만의 보금자리가 될 집으로 안내받는다. 영화와는 상관없는 얘기지만 집이 참 크더만. 두 사람이 살기엔 쓸데없이 공간이 커보였다는.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내용인지라 얼마나 긴박하게 지루하지 않게 살려낼까 궁금했는데 개인적으로 아주 대단했다고는 못하겠지만 이 정도면 꽤 잘 살려서 찍은 작품이라고 본다. 


안전한 방을 뜻하는 '패닉 룸' 때문에 안전을 위협받는 아이러니. 패닉 룸 안에 숨겨진 돈을 찾기 위해 등장해주시는 악역들. 생각한 것과는 다르게 계획이 틀어졌지만 어쨌든 찾을 물건은 찾아서 나가야 하기에 대결은 불가피하다. 영화를 보면서 역시 사람은 머리가 팽팽 돌아가야 된다는 진리를 다시금 확인했다. 공격을 받으면 역으로 이용해서 뒤통수를 팍팍 쳐주어야 한다. 최첨단 설비로 이루어진 공간 속에서 안전을 위협받고 자신과 딸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엄마란 존재 그리고 결과적으로 나쁜 짓을 저질렀지만 인간적인 면이 부각된 포레스트 휘테커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영화에서 보이시한 그 소녀가 요새 한창 십대 취향의 뱀파이어 영화 - 그 인기 좋은 <트와일라잇>의 그 어여쁜 주인공이란 것은 최근에 안 사실이다. 실망적으로 변하지 않고 예쁘게 잘 큰 거 같다. 긴박한 장면일수록 반대로 슬로우 모션으로 보여주는 영화적 습관은 여전하다. 더 극적으로 보이길 바라서 그러는 것이겠지. 기대는 안 하고 본 영화라서 크게 실망스럽지는 않게, 좋은 감상으로 끝낼 수 있었다. 감독 때문에 보게 된 영화였던지라. 평이한 수준의 스릴러라고 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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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09-01-15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이거 보다보다 도저히 안봐지더라구요.. 조디포스터를 그닥 좋아하는 편도 아니고 재미도 없...(감독님 미안) ㅋㅋ

간만에 핀처감독의 [벤자민 버튼-]을 봐야겠어요. 2월 중순에 개봉한다죠 ㅋ 좋아하는 작가 혹은 감독이 살아있다는 것은 참 행복하면서도 긴장줄타는 일인것 같아요 ㅋㅋ

거친아이 2009-01-15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조디 포스터 좋아할 만큼 그녀를 알지 못해요. 유명해서 이름하고 얼굴만 아는 거죠.
브래드 피트랑 감독이랑 세 번째로 뭉쳤네요. 죽이 잘 맞으니까 그렇겠죠.
어떨까 저도 궁금해요. 원작소설도 더불어 저의 관심도를 높이고 있구요. ^^
 
마지막 강의
랜디 포시.제프리 재슬로 지음, 심은우 옮김 / 살림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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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선택한 건 확실한 기대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기대치는 충분히 채워졌다. 책을 보기 전부터 책과 관련한 얘기는 여기저기서 얻어들은 것이 있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간접적일 따름이다. 내가 직접 책을 보고 많은 이들에게 큰 울림과 감동을 준 귀한 가르침을 듣고 수용하여 보다 더 괜찮은 사람으로서 삶을 바라보고 사고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 이것보다 유용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이제까지 인터넷으로 랜디 포시 교수님의 '마지막 강의'를 보려고 시도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책을 보고나서 못 알아들을 게 뻔하지만 그림으로나마 한번 보고픈 마음이 생겼다. 책을 봤으니 얼추 분위기로 무슨 내용을 말하는지는 유추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나는 일들이 있다. 감당하기 버거운 문제들이 떡하니 내 앞을 철저하게 가로막고 있을 때, 그동안 나는 그런 문제들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했었는가 혹은 지금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를 생각하면 스스로가 부끄러워진다. 문제 해결을 위한 행동을 하기는커녕 하필이면 왜 나한테 생겼는가를 골몰하며 불공평하다며 불평하기가 일쑤다. 그렇게 시간을 허비하고 마는 것이다. 하지만 랜디 포시 교수님은 다르셨다. 삶과 그 삶을 사는 방식을 보며 정말 유익하고 값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분들의 공통점은 첫째로 삶에 대한 자세 및 태도가 바르다는 점이 아닐까. 생각하는 바를 실천하는, 행동하는 삶을 산다는 점일 것이다. 난 이 점을 알고만 있는 게 문제다. 깨달은 바를 적용하며 하루하루 열심히 행복하게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의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삶'과 '꿈'을 말하는 교수님의 강의는 모든 사람들을 깨어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전달하는 방식도 중요할 테지만 그 사람이 살아온 라이프 스토리를 들으면 자연스레 깨달아지는 것이다. 거창하고 어렵지 않게 하지만 꼭 하면서 살아야 할 가치 있는 것을 짚어주며 일러주는 내용들이 가슴에 와 닿았다. 이런 면에서 진정성이 묻어나는 것이리라. 내가 어렸을 때 꿨던, 나의 꿈이 무엇이었던가 생각해봤다. 표면적으로 달랑 몇 개가 간신히 떠오르긴 했지만 구체적으론 달리 생각나는 것이 별로 없었다. 꿈을 가져야 한다는 말은 수도 없이 들었으면서도 정작 구체적으로 세워놓은 꿈이 없다는 건 약간 스스로가 창피하고 작아지게 만드는 기분이 들게 한다. 누군가에게 당당히 "내 꿈은 이거예요!"라고 밝혀본 적이 없다. 내 자신을 믿는 믿음 없이는 아무것도 이루어질 수 없으리라.  

그는 학생들에게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가르치는 본분에 충실하고 열정있는 교수님으로 언제나 모두의 마음속에 자리할 것임을 확신하다. 그러나 한 아내의 남편으로, 세 아이의 아버지의 모습일 때가 실은 가장 절절하게 가슴 아팠다. 이렇게 많이 사랑하는데 더는 함께 할 수 없다는 현실에 얼마나 가슴이 찢어졌을까를 생각하면 나도 덩달아 눈물이 맺히는 듯 했고 가슴이 절여왔다. 하지만 아이들은 크면 다 알게 될 것이다. 아버지가 얼마나 그들을 사랑했었는지를. 그는 없지만, 그가 남긴 무한한 사랑과 인생을 살아가면서 필요한 지혜와 가치들을 말한 정신적인 유산은 온전히 그들의 몫인 동시에 듣고 배우고 싶은 마음만 있다면 언제든지 지금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도 공유할 수 있는 몫이니 얼마나 감사한가. 내 삶을 즐길 수 있도록 용기를 내고 다시금 긍정적인 마인드로 꿈꿀 수 있게 도움을 주신 랜디 포시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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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리쉬 페이션트 - [초특가판]
안소니 밍겔라 감독, 줄리엣 비노쉬 외 출연 / (주)다우리 엔터테인먼트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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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리쉬 페이션트를 줄곧 보고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정작 간단한 내용조차 알고 있지 못했었지만 라디오에서 누군가 이 영화에 대한 감상을 말하거나 영화음악들을 틀어주었던 것들이 어느새 내 몸과 기억 속 어딘가에 계속 자리해 있었기 때문일까. 다시 한번 영화를 떠올려본다. 

영화의 오프닝부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영화의 이미지는 그야말로 영화를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대단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니 더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광활한 사막을 배경으로 특히 경비행기가 비행하는 모습에서나 영화 곳곳에서 보이는 사막의 모습은 사람으로 하여금 활홀경에 빠지게 만들만큼 압도적인 모습이다. 불륜이란 격정이었기에 비극적인 사랑으로 끝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일까. 내용상으로만 치면 뭐 색다르게 구미를 당기는 면이 없을 듯 해도 막상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그런 생각은 바뀌기가 쉽다. 더 애절하기에 더 가슴 아프게 만든다.  

알마시와 캐서린은 감상적이면서도 동시에 지적인 인물들답게 서로를 향해 주고받는 대화는 현학적이고 깊이 있다. 주인공들 외에 주변 인물들 간에 어울림도 탄탄하고 매끄러운 영화라고 생각한다. 사랑도 했고 쾌락도 나눴던 두 사람은 함께 할 수 없다. 회복 불가능한 극심한 부상을 입은 알마시는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그저 병상에 누운 채 지나간 과거의 회상으로만 그녀와 자신을 기억하며 떠올릴 수 있을 뿐이다. 2차 대전 말기를 배경으로 두 남녀의 사랑은 속절없이 산산이 부서져버렸다. 전쟁이란 것이 바로 그런 것처럼. 그렇다면 사랑이란 감정 또한 속절없는 것이리라.  

'선'이라는 경계란 어느 곳에서나 존재한다. 사람들 사이에서 맺는 관계란 것도 나라들 간에 벌어지는 전쟁이란 다툼도 마찬가지이다. 선을 지키지 않으면 위험해지고 까딱 잘못하면 무너져버려 파멸하고 만다. 그러나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고 해도 이내 선을 넘고야 마는 경우도 생길 것이다. 자연이란 광대한 이름 앞에선 모든 것이 작아지게 마련이지만 그래도 자연만큼이나 찬란하고 선명하게 느꼈던 사랑이란 사실이 두 사람 사이에 존재한다. 섬세하고 감성적인 부분에 마음이 움직이고 말았다. 알마시로 분했던 랄프 파인즈란 배우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다. 다만 이 영화를 연유로 해서 내겐 알고 싶은 배우가 되었다. 호연을 펼친 그가 어떤 배우인지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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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복희씨
박완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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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란 작가가 한국문단에 얼마나 독보적인 존재인지 소설을 보면 알게 된다. 아무리 글을 쓰는 일이 직업이라고 해도, 이야기를 유독 더 맛깔나게 쓰는 작가라는 생각을 자연히 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글솜씨를 지니셨다. 글을 보면 삶이 더해 질수록 박완서 문학도 함께 더해지는 격이다. 나이 드는 작가들을 보면 더더욱, 해마다 먹는 나이에 따른 노쇠는 어쩔 수 없을지언정 글을 쓰는 정신적인 면에선 전혀 노화가 진행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만큼 여전하신 필력을 자랑하고 계신 듯했다. 내공이 느껴지는 노련함을 9개의 단편 속에서 느낄 수 있었다. 이야기에 따라 형식과 시선을 달리하며 제각각 재미와 깨달음을 동시에 독자에게 안겨주기가 어디 쉬운 말인가.

모든 문학은 일정 부분 자전적인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런 점에서 작가 개인이 나이듦에 따라 노인들을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로든 등장시키는 이야기는 지극히 자연스러울 터. 내가 그 나이를 살아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아직은 아득하게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이상하리만치 감정 이입이 잘 됐다. 아스라한 그리움도 이중성과 위선도 나이와는 상관없이 인간이라면 모두가 똑같이 경험하게 되는 것이니까 말이다. 어떤 면에서 도드라지는 것이 아니라 삶의 전반에 대해서 쓰는 작가이기에 훌륭한 것이겠지. 읽으면서 '어쩜, 이렇게 잘 쓸까?' 연발하면서 읽었다. 유머와 재치, 삶에 대한 진한 시선 같은 건 분명 나이듦에서 얻어지는 것이리라.

결코 소멸되지 않을 문학에 대한 감수성을 지닌 작가가 대단하게 느껴지는 건 지난 세월동안 많은 작품을 쓰셨던 것처럼 현재도 현역으로 활동하시고 날카롭고 유쾌하고 명쾌한 재미난 이야기를 집필하는 사실에 기인한다. 이야기 읽는 재미에 정신 팔려서 막 읽다가도 어느 한 문장에 꽂혀서 잠시 책에서 시선을 떼고 허공을 바라보며 생각하게 만든다. 막힘이 없다고 할까. 편하게 술술 쓴 것처럼 술술 읽히지만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적정 수준의 무게를 유지하는 이야기들이 하나같이 훌륭하다. 멀리 있어 아득하게 느껴지거나 인위적인 면이 전혀 없는 이야기를 보며 새롭게 박완서란 작가의 진가를 다시금 발견하고 탁월한 서사에 감탄했다. 다만 바라는 것은 작가의 건강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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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나의 집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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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공지영의 소설을 읽었다. 작가 공지영이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의 여러 난관과 희망들이 이런 소설을 집필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아닐까 싶었다. 이혼이란 한마디로 깊은 상처같은 것이다. 이것은 자명하다. 사람에 따라 이 상처를 끝끝내 극복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그만큼 한 개인과 그 개인이 속한 한 가정이 모두 같은 아픔과 슬픔을 공유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니 말이다. 부모라서 '더' 많이 아프고, 자식이라서 '덜' 아픈 그런 성질의 것이 아니지 않는가. 똑같은 조건에서 똑같이 고통받는다. 실제 작가 개인이 살아왔던 혹독한 지난 삶과 현재의 삶의 모습들이 일부 언뜻언뜻 비춰지고 있는 이 소설을 보며, 많은 부분 공감했고 동시에 내 자신의 상처도 어루만져 주는 따뜻한 손길을 느낄 수 있었다. 나의 가정사가 원만했다면 이만큼 마음으로 읽을 순 없었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예쁜 자식들을 낳아 오순도순 알콩달콩 원만하게 살아간다면 그만한 행복은 없을 것이다. 가끔은 흐리고 좋지 않은 날도 있을 거다. 자신의 앞날에는 좋은 일만 있을 거라며 기대하는, 대책없는 순진한 사람들이 아직도 있으려나. 이혼이란 인생의 중대한 결정을 쉽게 내리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쉽게 '보이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여러 번 시도했으나 전혀 관계 회복이 불가능하며 남은 건 서로에 대한 혐오와 당사자들의 불행뿐만 아니라 그 불행이 자식들까지 영향을 끼쳐 내적으로 모두 심한 상흔을 남긴다면 '이혼'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충분히 받아들여져야 한다.

부정적인 이혼이 있다면 긍정적인 이혼도 있는 법이다. 아무리 예전보다 이혼하는 사람들이 늘어 그들을 바라보는 사회적인 시선이나 냉대가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나 아직도 갈 길이 먼 것이 사실이다. 이혼을 원하지만 이혼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그 누구에게도 쉽게 털어내지 못하는 이야기 중에 '가족'과 관련된 이야기도 꽤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 같다. 가장 일상적인 가족이 제일 말하기 어렵고 꺼려지는 화제가 될 수도 있다는 것. 경험해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세 번의 이혼을 한 엄마. 성이 다른 두 동생을 가진 위녕의 시선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를 보면서 겉으로 드러나는 다름만 있을 뿐 실상 다른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다시 배웠다. 누구나 희망하듯 자신의 인생이 평탄하고 순탄하게만 흘러간다며야 무슨 걱정이 있겠는가. 그런 일들을 겪지 않을 수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인생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가 않다. 인생중엔 운명이란 이름으로 받아들여야 편한 것들도 있기 때문에. 엄마와 살게 되면서 비로소 엄마라는 존재에 대해 배우는 위녕. 함께 하면서 또 함께 하지 않아도 서로는 하나도 묶일 수밖에 없는 가족이란 운명이 아니던가. 서로의 상처에 내가 아픈 듯 괴로워할 수 있는 사이, 쉽게 부딪치는 만큼 쉽게 풀리는 그런 사이. 진짜 불행은 가정이 불화하고 좋게 않게 깨져서 관계가 끝나는 것에 기인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진짜 불행이라 해도 영구적이진 못하다. 변화가 가능하니까 말이다. 스스로 어떤 생각과 방식으로 받아들이냐에 따라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중요한 가르침을 위녕은 엄마를 통해 자신이 속한 가족이란 울타리 안에서 익힐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귀중한 가르침을 기반으로 세상속으로 첫발을 막 떼기 시작한 것이다. 가족이란 든든한 울타리가 있어 누구보다 행복할 수 있다는 진리를 까먹고 지내기가 쉽다. 남의 아픈 상처를 건드리고 그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사람이 싫기에 내 스스로도 더더욱 조심하며 살겠다는 다짐과 함께 이혼이라는 것도 피할 수 없었던 하나의 선택이자 과정이라는 인식이 사회적으로 널리 퍼져야 할 것이다.  

세 번의 아픔을 겪었을지언정 쓰러지지 않았고 자신의 삶과 엄마로써의 삶에 애정을 갖고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하며 사는 모습이 기실 작가 공지영의 실제 삶과 다르지 않기에 감명 깊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부모 잘못 물고 늘어지는 자식들도 많고, 필요 이상의 죄책감으로 속앓이 하는 부모들도 많다. 완벽하지 않아도 부족한 면을 채워주는 서로가 있기에 '즐거운 나의 집' 이라고 자신 있게 소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면을 깨달을 수 있도록 생각하도록 만든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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