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진/우맘 > 신 기생뎐

 2006. 9. 10. - 올해의 스물 세 번째 책

★★★★★

단연코, 현재까지는, 올해 최고의 책.

할 말이 많으니 잘 모아 꼭, 리뷰 쓰겠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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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입니다.

오늘 낮 9월 책 선정과 관련하여 페이퍼를 쓰려고 차력도장에 들어왔다가
며칠 전 재밌게 읽은 <신기생뎐>이 있는 걸 보고, 부랴부랴 리뷰를 써서 올렸지 뭡니까요.
선정도서를 너무 모른체하고 있다가 책 선정만 하려니 '죄송시러버서' 말이죠.

낮에는 전순옥(전태일 열사의 여동생) 씨의 <끝나지 않는 시다의 노래>
가지고 왔었는데 지금은 터키의 국민작가라는 아지즈 네신의 <생사불명 야샤르>
들고 왔습니다.
아무래도 가을이라 무거운 쪽 글보다는 가벼운 소설이 좋을 듯해서.......
풍자문학이라는데 책소개를 보니 아주 재밌을 것 같아요.

 

알라딘 책소개

터키의 국민작가 아지즈 네신의 장편소설. 사소한 실수로 감방에 들어온 야샤르라는 주인공이
매일 밤 감방 동료들에게 들려주는 황당 무계한 경험담이 작품의 줄기를 이룬다.
뛰어난 입담과 흡입력 강한 서사를 통해 세상사를 신랄하게 풍자하는 작품.

아지즈 네신이 국민작가로 추앙받는 이유는 그가 작가 이전에 실천적인 지식인으로
열렬히 살았기 때문이다.  터키의 폭력적인 정권, 특히 언론인들에 대한
정부의 검열과 탄압을 비판한 작품들을 발표해온 그는, 내란선동이나 좌익활동이란 죄목으로
250번의 재판을 받으며 유배와 수감생활을 반복했다.

아지즈 네신은 작품 속에서 광범위한 사회 계층의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을 다루면서
각 계층의 언어, 행동양식, 세계관, 감정, 사고를 날카롭게 포착해낸다.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부조리와 모순, 현학적인 자기만족을 가차없이 비판하며,
사회 시스템 등에서부터 일반 대중들의 무기력하고 위선적인 삶까지 전방위적으로 문제삼는다.

<생사불명 야샤르>는 1948년에 작가가 자신과 같은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던
'오스만'이라는 노동자의 실화를 바탕으로 쓴 소설이다.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으려 하지만 번번이 동사무소에서 거절당하는
'야샤르'란 인물이 작품의 주인공이다.

야샤르는 열두 살 때 초등학교 입학 서류를 준비하러 아버지와 함께 동사무소에 갔다가
그곳에서 자신이 '공식적으로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야기는 항상 불이익을 당할 수밖에 없었던 야샤르가 공무원들에게 대들며
정부를 모독했다는 이유로 교도소에 수감되면서부터 시작된다.



<닭털 같은 나날> 정도의 재미와 감동을 기대하고 있는데 어떨지 모르겠네요.
책은 이미 사뒀으니 리뷰도 가까운 시일에 읽고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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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09-06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군님 리뷰 재밌게 보았던 기억이 나요. 로드무비님의 리뷰도 기다릴게요^^

마노아 2006-09-06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댓글 달고 보니 여기가 어디죠????

로드무비 2006-09-06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알라딘 내에 차력당이라는 조그만 섬 하나가 있습니다.
제가 거기 주민이거든요.ㅎㅎ
정군님의 리뷰 저도 봤어요.
되도록 빨리 읽도록 할게요.^^

물만두 2006-09-06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봐야 하는 책이죠^^

마노아 2006-09-06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력당이란 뭘까요? 알라딘에는 아직도 제가 모르는 비밀들이 너무 많아요(>_<)

차력도장 2006-09-07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력당은요, 바람피우는 곳이에요. 왜 책도 자기 기호에 맞는 거만 보게 되잖아요. 차력당에선 당원들끼리 돌아가면서 이달의 권장도서를 선정하도록 되어있는데, 그러면 평소 안 보던 책과도 바람이 날 수 있는 거죠. 혹은 다른 당원이 아무리 강추하는 책이라 해도 꼭 읽고 리뷰를 쓸 필요없는, 바람과 같은, 실체없는 당이라죠.

차력도장 2006-09-07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원과 그동안의 선정도서가 궁금하시다면 보세요.

http://www.aladdin.co.kr/blog/mypaper/893572


치니 2006-09-07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오 ~ 이런 곳이 있었군요.

진/우맘 2006-09-07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역시.....쥔장의 탁월한 설명! 차력당은요, 바람피우는 곳이예요. ^0^

건우와 연우 2006-09-07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이 바람을 피우고 계셨구나아~

마노아 2006-09-07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재밌어요. 여기 입당은 어떻게 하는 거예요? 저도 참가하고 싶어요. 시험 보나요? 헉...;;;;

반딧불,, 2006-09-11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녜..마누아님. 시험봐요.ㅋㅋ
책 좋아하는 사람만 뽑아요.

차력도장 2006-09-12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님, 장난이 심하세요. 마노아님, 우린 참가 의사만 밝히면 무조건 입당입니다. ㅎㅎ
 

그리고 누가 선정하는 걸까?

주인장~ 방장니임~~~~ 거기 누구 없슈? ^^;;

(부르다보니.....메일계정 쥔장은 나였던 기억이....ㅋㅋ 그렇지만 기억이 안 난다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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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6-09-06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억이..안나요ㅠㅠ;;;

반딧불,, 2006-09-06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렁 마태님을 재촉하소서^^;

조선인 2006-09-06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차례에요. 조금만 기다려보세요. *^^*

chika 2006-09-06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요! 제가 근간에 읽은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를 추천하겠어요!! =3=3=3

chika 2006-09-06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머! 나, 여기 회원아닌가봐.... 죄송해여~ ㅎㅎㅎ =3=3=3=3)

조선인 2006-09-06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이번 기회에 들어오세요!!!

반딧불,, 2006-09-06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맛,무비님 차롄가요??
흐흠. 이제사 정체를 발견했어요. 이거 참. 조선인님 시침 뚝 떼고.
거기다 산모가 말여요~~!!

조선인 2006-09-06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 들켰다. ㅋㄷㅋㄷ

로드무비 2006-09-06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궁금했는데......^^
 
 전출처 : 로드무비 > 화초머리 올리는 날
신 기생뎐
이현수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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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읽는 책마다 이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올리는 리뷰마다 계속해서 별 다섯 개니 내가 너무 헤퍼졌나 하여 별 하나를 깎으려 해도
도저히 그럴 수가 없다. 
소설 뒤에 실린 작가의 말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소설은 소재가 작가를 선택했다.
기생들이 불현듯 나를 불렀고, 나는 그들이 불러주는 말을 받아 적었다.(254쪽)

이런 소설을 읽으면, 소설가로 태어날 운명은 태어날 때부터 이미 정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만약 영화감독이라면 <신기생뎐>이라는  제목의 영화를 만들 텐데......)

뒤란의 꽃들도 '라도레미솔~' 계면조 음계로 진다는, 이 지상의 마지막 기생집 부용각.

어느 날 지방 출장길에 해장할 식당을 찾다가 골목길에 낭자하게 흐르는 어느 여인의 소리와
활짝 핀 능소화에 홀려  홀린 듯 담 안으로 걸어들어갔다가 그만 20년을
아침마다 기생들 방 앞에 꿀물을 갖다바치는 삶을 택한 남자.

여덟 살에 권번에 입문, 그때부터 예순이 된 지금까지 단 한 순간도
기생이 아니었던 때가 없었다는 소리 기생 오 마담.
'이것이다 저것이다 생각하지 않고 내 마음가는 대로 살았다'(218쪽)는 멋진 여인이다.

남자를 믿지 않으므로 모든 걸 다 줄 수 있다는 그의 기막힌 역설이라니.
기생집을 드나드는 문화건달들, 그 중에서도 '자칭 사색형 인간'인 미스 민의 애인이나
자칭 향토사학자 같은 이중적인 인간들은 흉내조차 낼 수 없다.

이 소설 최고의 장면은 아무래도 소리기생 미스 민이 화초머리 올리는 날 추는 살풀이춤.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 듯 신명나게 섬세하게 또 에로틱하게 묘사하고 있다.

화초머리 올리는 날보다 더 내게 더 인상적인 장면은, 홍어와 돼지고기를 삶느라
쾌쾌한 냄새와 훈김으로 자욱한 부용각 부엌에서 어느 날 밤 타박네에게 일어났던 일.
이 기막힌 홍어삼합을 만든 사람이 누구냐며 기어이 주방까지 얼굴을 보러온 취한 남정네는
타박네에게 있어서는 단순한 치한일까, 아니면 하룻밤 로맨스의 주인공일까?

부용각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어쩌면 이 땅의 마지막 기생이 될지도 모르는 미스 민이
자신의 어머니와 다름없는 오 마담에게 수치와 모욕을 준 손님을 대하는 태도를 보라.

--세상엔 못 참을 일도 못 볼 꼴도 없다.
모호하면서도 정확하게, 친절하면서도 심술궂게,
교활하면서도 솔직하게, 정중하면서도 무례하게,
민감하면서도 냉정하게 가는 것이 기생의 길일진대.(177쪽)

기생의 길뿐 아니라, 그것은 바로 내가 지향하는 것이기도 하다.
(영화를 만든다면 타박네 역할은 윤여정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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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진/우맘 > 낯익은 생생함
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눈먼 자들의 시간을 숨차게 따라가는 느낌이 어쩐지 낯설지가 않았다. 데자뷰의 이유를 따져보니, 아, 난 계속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를 떠올리고 있었다.
깨끗한 방 안에서 전등의 힘을 빌어 책을 읽고 있는 내게는, 이반 데니소비치의 유형지나 눈먼 자들의 도시나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역사적 사실이건 가능성이 희박한 상상이건 간에 지금, 베개에 안락하게 몸을 묻고 있는 내게는 똑같이 먼, 아주 먼 이야기일 뿐이니까.
하지만 주제 사라마구와 솔제니친, 이 두 대가의 문장은 녹록치가 않다. 극한의 상황, 삶 이전의 생존을 위한 분투는 마치 내것인냥 생생하게 다가온다. 책을 덮고 난 이 느낌, 이불깃에서 나는 세제의 잔향이 한결 강하고.....더불어 감동스럽기까지 한, 이 느낌이 단순히 펜만을 매개로 전달된 것이라니. 그런 것이라니.
우선은, 치밀한 문장과 함께 눈먼 자들의 도시를 내달린 것으로 만족한다. 하지만 한 번 읽고 덮어 둘 책은 아니다. 후일 재독하면서는, 눈먼 자들이 진정 보지 못한 것이 무엇인지, 그들이 마지막까지 보려고 했던 것은 또 무엇인지를 더듬어 읽어내려야 할 것이다.

눈동자 안쪽이, 어쩐지 아려오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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