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에 이르는 길 - 달라이라마의
텐진 갸초 지음, 김은정 옮김 / 경성라인 / 2003년 11월
평점 :
절판


  마음이 편안하지 못하면 한 잔 물을 마시는 것도 온전히 할 수 없다. 책으로써 공부한다는 것은 그것이 삶이 되지 못하면 아무런 힘이 되지 못한다. 그런데 그 책을 쓴 분의 정신적 힘이 없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읽는 이의 마음의 힘이 없기 때문이고 지혜가 모자라기 때문이다. 가장 가까운 가족의 아픔과 죽음은 자신이 직접 공부를 할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 된다. 자신의 죽음을 가까이서 볼 수 있기 때문이고 그 때 진실로 공부란 것이 현실적 상황에 부딪혔을 때 도움이 되는지를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마음 속에 부정적인 감정들을 처리하는 방법들에 익숙해져야 한다. 올라오는 생각에 대고 바치거나 부정적인 감정들의 뿌리가 무엇인지 분석명상에 임하거나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그 훈련을 해야 한다. 물론 그 뿌리까지 캐내어서 공에 대한 지혜를 갖게 된다면 더욱 힘을 갖게 되겠지만 그러지 못한 나같은 중생이라면 훈련이라는 과정을 거쳐 학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나아가 행위와 마음짓는 동기를 바르게 하고 발원하여 좀 더 큰 세상을 담아내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겠다.

 

  가족과 가까운 사람의 아픔은 나를 다시 돌아보게 한다. 그리고 그로 인해 힘든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그것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이제까지 금강경 독송에 어떤 뚜렷한 동기와 목적이 없어 독송에 힘이 붙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 일들을 계기로 다시 마음을 세워 읽어보기로 다짐한다. 아픈 이에 대한 마음의 위로와 그를 간호하는 사람의 힘듦을 어루만져주고 감사해하고 그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일과 그 일을 대하면서 가족끼리의 의견을 모으고 합의하는 과정 모두에서 자신의 마음을 우선 정화시켜야 한다.

 

  결국 어떤 일이든 자신의 전도된 생각을 뿌리를 뽑지 못해서 계속해서 생기는 일들과 맞닥뜨리게 된다. 우선은 가장 아픈 이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풀어주는 일에 마음을 써야 하고 또 빈 마음으로 그 과정에서 만나는 이들을 대해야 한다. 하심하고 공손하고 공경하고 그에 따라 이루어지는 일들에 모두 부처님의 뜻이 함께 하기를 발원하고 이를 통해 나의 부족한 능력을 바로 보고 더욱 증진하여 누군가에게라도 진정한 도움이 될 수 있는 인연을 쓰기 위한 그릇이 되리라.....간절히 기도한다.

 

  너무 자세하고 너무 글로는 친절하지만 그 마음을 따라가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힘을 쓰고 또 쓰고 하지만 내 능력 밖의 관점과 수행은 아직 일상사에 좌충우돌하는 나를 발견하게 한다. 어느 것하나도 만만치 않다. 이 때 지혜로운 처신은 과연 무엇일까? 하고 바치고 기도할 뿐....나로서 다른 방법은 없다. 보다 진실하게 기도하고 보다 진실하게 독송하며 바치고 바처야 할 뿐....

그나마 이러한 때 이 책을 만나 나를 조금 더 분석적으로 돌아보게 되어 고맙다. 달라이라마 성하님, 감사합니다.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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