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기 전의 너는 무엇이었나 - 서암(西庵) 큰스님 평전
이청 지음 / 북마크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소설가 이청 님이 서암스님과의 개인적인 교류를 통해 서암스님의 일대기를 소설처럼 기록해놓은 것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서암스님의 육성을 통해 그대로 옮겼고 자신의 생각이나 전달의 형식을 취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가급적 서암스님의 목소리가 그대로 드러나도록 마음썼다는 이야기다. 일대기라 하지만 사실 성장과정이나 구도과정에 대한 기록보다는 종정직을 맡고 불교정화와 개혁을 하기 위한 스님의 활동과 그 노력이 좌절되고 종단을 떠나 자유롭게 살아가신 흔적을 주로 담았다. 즉 스님의 개인적인 일들이 주로 기록되어 있으니 일대기나 자서전 정도의 형식으로 볼 수도 있겠다.

 

  법륜스님을 통해서 서암스님의 말씀과 행적에 대해 이미 조금 아는 바가 있었고 존경하는 바가 있었다.  이 책에서는 스님의 종단을 떠나신 후의 행적에 대해 조금 더 소상하게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일체의 지위와 권력에 매이지 않고 지위를 맡았을 때에는 자신의 의지대로 강직하게 일하시려고 했고 그 뜻이 펼쳐지지 못했을 때에는 미련없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자신의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셨던 강직한 분....(지위에 욕심이 없고 일엔 욕심이 있지....하는 말씀이 기억난다.)

 

  성철 스님처럼 아예 산 속에 들어가 진리의 길을 걷는 것이 산승의 삶이라며 일체의 일에 무심한 듯 산문 밖을 나서지 않았던 모습에 대비해서 직을 수락하면 강한 의지로 불교 개혁을 주도하려 했고 사회적 정의에 행동을 아끼지 않으셨다. 그러나 인연이 다하면 미련없이 떠나서 결국 종단적까지 떠나버리고 사셨던 스님의 행적은 또 하나의 본보기다. 너무 사판으로 나와 권력과 이권과 명예 추구에 타락해버린 종단에 있어서 스님의 행적은 기억되어져야 한다고 생각된다.

 

  젊은 시절 고생을 많이 하셔 시한부 생명을 선고받고 스스로의 공부를 통해서 저절로 나아서 진리의 길을 걸었던 스님은 평생 진리의 구도의 길을 벗어나지 않으셨고 또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남들에게는 한없이 낮은 모습을 보이셨다. 더구나 행자를 들이지 않으시고 연로하실 때에도 몸을 움직일 수 있을 때에는 스스로 자신의 삶을 돌보시고 어느 곳에도 정착하지 않고 마음이 조금이라도 게을러지려거나 몸편한 것에 마음이 불편하실 때에는 언제든 미련없이 바랑을 둘러메고 떠나셨다.

 

  아직 성숙하지 못해 진정한 자유로운 삶이 무엇인지 잘 모르지만 스님은 진정한 자유를 향해 사신 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삶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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