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차에 꼴리다
김중경 지음 / 프라하 / 201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보이차를 마시면서 개인적인 맛의 느낌이나 주관적인 면에 대해서는 내가 느끼는 대로이니 따로 할 말이 없다. 그저 청차보다는 숙차의 편안함이 상대적으로 내 몸에 더 끌린다는 정도이다. 그러나 벌써 보이차를 마신 지도 십수년이 되어가니 보이차에 대해 조금 알고 마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권의 책을 뒤적이다가 인터넷을 검색하여 단편적인 사실을 접하다가 최근에 와서야 보이차에 대한 책들을 읽기 시작하였다.

 

  이 책은 김중경님이 자신의 30여년의 오랜 보이차 실전을 토대로 펴낸 책이다. 경험이 다져진만큼 어조도 강하고 자신감이 넘친다. 대체로 책의 구성과 내용도 읽기에 쉽고 잘 넘어가면서 보이차의 맛에 대한 실전을 잘 적어놓았다. 특히 보이차의 원료와 제작방법과 과정 그리고 보관에 대해 3단계로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 마음에 든다. 또한 보이차를 맛볼 때에도 이러한 3단계의 구분법에 의해 차잎은 어떠한지 살청과 유념과 쇄청은 어떻게 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차를 더욱 관찰하게 한다.

 

  청차가 쇄청과정을 거쳐 자연발효되어 탕색이 변화하는 과정은 경이롭다. 정말 보이차를 '자연이 주는 선물'이라 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두고 보자'라는 말은 보이차를 두고 하는 말이다. 생차는 오래 익혀둘수록 명품으로 변하니 말이다. 더욱 보이차의 검증된 약성을 보니 심혈관질환이 가족력인 나에게는 꼭 필요한 음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이차가 좋아 어느덧 이런저런 보이차를 구입하고 그를 사용하기 위한 자사호도 소장하게 되어 앞으로 가진 것만으로도 상당 기간 차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되었다. 더욱이 청차와 숙차와 자연발효 청차(오래된 것으로 도자기 속에 밀봉된 것)를 마시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조용한 시간을 보내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앞으로는 차를 우려 마실 때 차잎의 관찰을 하게 될 것이고 차색과 맛을 음미하는 것도 조금 더 분석적으로 할 것 같다. 이 책으로 차생활을 한 걸음 더 걸을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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