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과 서의 차 이야기 한길 헤르메스 1
이광주 지음 / 한길사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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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차는 술과 더불어 인류 역사와 그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차란 처음에는 물의 대용으로 마셨다가 인간이 정신세계를 추구하면서 또는 지배계급이 생기면서 신을 연결하는 도구로서 많이 애용되었음직하다. 이러한 차는 동서양의 문화적 특색은 다를지라도 그것이 그 사회의 지배피지배구조를 담고 있고 그 사회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나 역시 한국 녹차부터 우롱차, 보이차, 철관음, 홍차, 커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차를 마셔왔고 중국의 보이차는 15년이 넘어 20년의 세월이 되어 간다. 이렇게 차를 마시면서 그것이 가진 장점을 말하자면 몸의 노폐물을 씻어주고 정신을 맑게 해주고 몸의 지방을 분해하고 등등 많은 것들을 떠올릴 수 있다. 무엇보다 차는 그것을 마심으로써 사람들과의 관계를 부드럽게 하고 술과 더불어서 사림이 가진 날카로운 감정과 긴장을 느슨하게 한다. 무엇보다 종교생활을 하는데 있어 차는 맑은 정신을 갖게 하고 더욱 내면의 세계와 만날 수 있게 하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차는 항상 그 차를 향유하는 사회의 지배계층의 문화였다. 때로는 일본처럼 아주 엄격하고 까다로운 절차를 구성하고 그것을 권력의 상징과 표시로 사용한 곳도 있다. 그러나 중국처럼 때로는 사대부와 은둔선비들이 문화적으로 애용하던 도구로서 세상일을 버려두고 진리를 찾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는 것도 있었다. 나는 육우의 다경을 이 다음 책으로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차와 더불어 발달해 온 것이 차를 담는 용기이다. 차완과 차호라면 중국을 빼놓을 수 없다. 중국 도사는 세계를 지배했고 또 서양 사람들의 생활문화를 바꾸었던 직접적인 원인이기 때문이다. 당나라 때에는 잎차를 송나라때는 말차를 명, 청나라 때는 다시 잎차를 사용했고 그에 따라 흰 가루차일 때는 천목다완이나 길주다완 등 검정 계열의 차를 그리고 잎차가 되면서 색깔이 있을 때에는 하얀 색이나 투명한 다완을 사용하였다.

 

  개인적으로 중국 자사호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광물의 특성상 도자기가 호흡하여 통기성이 뛰어나고 그에 따라 차맛이 좋고 보존성도 좋기 때문이다. 깔끔하고 단순한 멋을 가진 자사호에 차를 우려 마시면 그 날의 피로감이 잊혀진다. 찻잎도 당해에 먹는 것은 어린 잎의 차를 선호하고 오래된 숙차일수록 고수차나 잎이 크고 균질한 것이 차의 내포성이 뛰어나 여러 번 우려내도 그 맛이 일정하고 깊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동서양의 문화와 역사를 일별했다. 그러면서도 쉽고 재미있게 읽히고 또한 도판도 깨끗하고 도자기 사진도 시대에 따라 잘 선별했다. 훌륭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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