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중국사 남북조 - 분열기의 중국 하버드 중국사
마크 에드워드 루이스 지음, 조성우 옮김 / 너머북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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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추전국시대를 최초로 통일한 진나라는 15년의 짧은 집권 후 붕괴했고 그 뒤 이어진 한나라는 전한과 후한을 합쳐 400여년이라는 오랜 세월을 유지했다. 짧은 시기의 진나라가 도량형이나 화폐나 도로를 닦고 국가의 기틀을 마련한 기초 위에 한나라는 더욱 성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나라의 오랜 집권에는 많은 이유들이 있겠지만 전 시대의 좋은 유산을 물려받은 것에서 시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근래에 정권만 바뀌면 늘 새롭게 허물고 다시 시작해야 하는 한국의 실정을 볼 때 가슴 한 쪽이 쓰린 이유는 이렇게 중국사를 보더라도 한 국가의 유산을 잘 물려받은 다음 제국이 흥망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후한의 멸망과 그 후에 이어지는 위진남북조 시대를 저자는 '남북조'라고 명명했다. 즉 중국이 황하강을 본류로 하는 북중국과 양쯔강을 중심으로 하는 남중국으로 나뉘어진 시대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후한 제국의 몰락과 함께 중국의 중심지는 북중국에서 양쯔강 중심의 남중국으로 이동한다. 북중국의 사람들과 문화 그리고 권력과 도시의 발달이 이제부터 남중국에서 양쯔강을 무대로 새롭게 발전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귀족세력이 등장하고 그런 가운데 군사왕족이 생겨나고 한 도시 안에서 상업과 화폐경제가 발달하여 상공업이 발달하면서 지배구조의 변화가 생긱고 시와 사와 문학작품이 번성해지고 그야말로 세계 최고의 도시가 북중국에서 남중국으로 이동하는 과정을 그린 시대가 바로 남북조시대이다. 남중국의 새로운 땅이 개척되고 농업의 새로운 기술과 생산력이 증대되고 그에 맞춰 도시가 발달하고 유곽과 불교문화와 상류층을 위한 장식물산업이 발달하면서 남중국은 외부인 아라비아와 서역 그리고 남쪽의 월국과 한반도의 고구려 백제 신라와 그 외의 국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더욱 많은 문화의 교류의 장이 생겼다. 인도에서부터 건너온 불교와 자체적으로 생긴 도교가 서로 섞이면서 지배계층의 지배문화와 혼합하여 내세사상과 윤회와 전생의 문화와 이야기들을 만들어내었다.

 

  시와 문학이 발달하기 시작하였고 가문중심적인 계보와 족보의 원류가 이 시기 형성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세월이 흐를수록 고위관직을 거치거나 지방의 유력자들이 가계에 기록됨으로써 보다 친족의 세력을 확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바뀌어가기도 했다. 특히 이 시기에 북위와 남조의 불교의 발달이 두드러졌으며 이는 한반도와 이를 거쳐 일본에까지 전래된 것으로 보인다. 삼국시대 초기불교에서 드러나는 많은 석상과 청동불이 이 시기 남북조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중국적인 색채를 띠면서 변해갔지만 한반도와 일본에 미친 영향은 많은 사례를 통해 볼 수 있다.

 

  그러니 이 시기는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다. 종교의 도입과 전파가 동북아를 향해 전래되었고 수, 당, 송나라에 꽃피기 시작한 문학과 시, 사, 부의 발달이 바로 이 시대에 시작되기도 하였다. 또한 도시의 발달과 상공업의 발달이 남북조에서 시작되었기에 당나라와 송나라에 이르러서는 세계적인 대도시로 발달할 수 있는 기반이 된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이렇듯 남북조는 시기적으로 그 명칭의 엄밀함과 함께 많은 시대사적 의미를 가진다. 앞으로 조금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중국사를 더 알게되기를 원한다. 그러면 당시 서로 문화를 주고받았던 한국사와 동북아의 분위기도 더욱 소상히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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