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울라 카린 린드크비스트 지음, 유정화 옮김 / 노블마인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울라 카린 린드크비스트. 스웨덴의 방송국에서 인기있는 뉴스 앵커로서의 바쁜 삶을 살아온 그녀가 2003년 루게릭 병이라는 불치의 병 진단을 받고 2004년 봄 그가 숨지기까지의 1년의 병상의 생활을 스스로의 기록으로 남긴 감동적인 글이 이 책이다. Wonderful은 그녀가 죽음의 순간 마지막으로 남긴 유언이다. "너무나 이상하다. 이제 나는 내 삶에서 지금처럼 고통스러운 시간이 있기에 내 존재가 값지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세상에서 내게 남겨진 시간은 아주 짧다. 하지만 내 생애 처음으로 현재를 살고 있는 나를 느낀다. 나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의 삶을 만끽하고 있다. 죽음이 나를 삶에 더 가까이 다가가게 한다."

  자신의 불치병을 부정하고 분노해가다가 그 병과 화해하고 수용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다시 보게 되었다. 그러자 지금의 이 견딜 수 없는 고통의 순간이야말로 인간존재의 한계점에서 자신의 가치를 되묻게 되고 삶의 바른 가치를 물어가는 과정에서 진실한 삶의 의미를 다시 회복하게 된다. 그러니 정신없이 달려왔던 지금까지의 삶을 되돌아보고 반성할 시간적 여유도 없이 삶을 마감했더라면 얼마나 상실감이 더 컸을 것인가? 불치의 병에 걸려 남은 생을 정리하는 시간은 자신의 삶을 정리하는 시간이자 남겨진 삶에 대한 진실을 보다 깊게 파내는 과정이다.

  썰물처럼 그녀의 몸에서 빠져나간 생명의 기운은 마치 봄이 지나고 여름이 오듯이, 여름이 지나고 온갖 빛깔로 세상을 채우는 가을이 오듯이, 그 모든 변화 뒤에 자신의 잎을 떨구고 온통 벗어버린 뒤의 생명의 자리를 생각하는 겨울이 오듯이 그렇게 자연스럽게 빠져나갔다. 그녀가 죽음의 과정에서 회복한 가족관계와 아이들에 대한 사랑의 깊어짐은 죽음에 이르는 그 짧은 시간을 더욱 의미있게 하였을 것이다. 불치의 병에 걸렸다는 사실보다 더욱 슬픈 사실은 죽음에 이르는 그 소중한 시간을 아무런 의미도 없이 고통에 허덕이다가 그 영혼을 다 소진해버리는 일이 아닐까?

  아버지가 입원을 하셔서 당분간 병원을 아침저녁으로 다녔다. 옆에 계신 할아버지는 당뇨수치가 너무 높아 폐렴증상이 심각한대도 치료를 할 수 없다. 오로지 당뇨 수치를 잡기 위해 아침 저녁으로 수많은 인슐린과 약물들을 여윈 몸 속으로 쏟아 붓고 계시다. 그 대각선 맞은 편으로는 폐암 말기 선고를 받고 남은 6개월의 시간을 기다리는 50대의 환자다. 이미 몸의 반쪽을 쓰지 못하는 그는 목으로 전이된 암세포를 절단하고 싶어 수술을 요구한다. 하지만 의사와 가족은 이미 생명연장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수술이 오히려 환자에게 생명을 단축시킬 수도 있다고 설득한다.

  몸이 아프면 영혼이 온통 몸에 쏠려 살고, 몸이 좀 건강하면 오만하고 함부로 사는 우리의 모습에서 참된 삶의 의미를 찾기는 힘들 것이다. 타인의 죽음은 단지 타인의 죽음만이 아니다. 멀지 않은 앞날 너와 내가 반드시 걸어가야 할 길이 아닌가? 그렇지만 삶과 죽음은 없다는 깨달음도 새겨들어야 한다. 우리에게 주어지는 지금 이 순간 순간의 삶이 바로 우리들의 삶이요 죽음이니까.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빼앗긴 뒤에도 남는 삶의 행복감의 근원은 무엇일까?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잃어도 내가 웃을 수 있는 그것은 무엇일까? 그것을 아는 존재가 있음은 나란 존재가 이미 이 자아를 초월한 존재임을 이야기한다. 나를 초월한 존재와 일대 일로 대면할 수 있어야 비로소 인생은 순간 순간 완전하게 주어지게 될 것이다. 그녀의 말대로 마지막 순간에 Wonderful 하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늘

Wonderfu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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