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두 사람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여기에 나오는 단편 소설들을 매우 어둡다. 세월호 사건으로부터 촛불집회가 일어나기까지의 상황을 예감으로써 그려나간다면 이와 비슷한 어두운 색조의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세상은 모르고 오직 아빠와 딸 사이에서만 흐르는 그 무거움과 불편함의 이야기에서 '아이를 찾습니다'에서는 절망을 극복하게 해 줄 아이라는 존재가 더욱 심연의 어둠속으로 삶을 추락시키는 존재가 된다. 어쩌면 이 책은 희망을 찾아볼 수 없는 사회에 대한 반영이 아닐까 생각된다.

 

  오래된 사랑의 원점은 그 두 사람이 사랑으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허무함을 극복하려 허무함을 한 스푼 더 떠서 그 위에 얹는 행위의 반복밖에 되지 않는 만남의 의미를 보여주는 듯하다. 늘 허무의 원점으로 회귀하는 각자의 삶은 결국 존재의 소멸이라는 것에서 끝이 난다. 과연 쳇바퀴처럼 도는 이 인생에서 빠져나가는 방법은 무엇일까? 때론 선문답같기도 하고 때론 디스토피아의 깨고 싶은 꿈같기도 하다. 아무리 노력해도 나아질 것이 없는 삶, 아무리 희망을 가지려해도 사회의 뿌리부터 썩어버린 그래서 은폐와 왜곡과 거짓만이 통하는 사회에서 사는 삶이란 것이 이런 것일까?

 

  멀쩡하게 죄없는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는데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현실.. 그것은 마치 '신의 장난'처럼 끝없는 좌절과 절망만을 비참하게 느끼게 하는 상황과도 같다. 어떤 몸부림을 쳐도 그것에 영향을 주지 못하고 결과도 바꿀 수 없는 깊은 절망감....우리는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에서 인간의 내면에서 또 나아가 사회와 국가와 세상에서 어떤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을까?

 

  이 지독한 절망 속에서 어쩌면 우리 스스로에게 '희망'을 묻고 싶은 것은 아닐까?

 

 이 소설의 희망은 소설 밖의 한 문장이다.

 


 "이십년을 함께 해온 아내 은수에게. 사랑과 경의를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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