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데우스 - 미래의 역사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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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피엔스를 읽으면서 인류역사를 이렇게 시원하게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유발하라리는 천재역사학자임에 틀림없다. 훨씬 육체적 능력이 뛰어나고 뇌의 용량이 컸던 네안데르탈인을 멸종시키고 지구를 접수한 점령자 '사피엔스'의 특징은 네트워크 능력이었다. 그러나 개체가 네트워크할 수 있는 능력은 기껏해야 수백명이다. 그래서 사피엔스의 발전은 그 한계가 있다. 문제는 보다 복잡하고 수많은 네트워크의 공간이 인류역사의 발전으로 탄생된 것이다. 인터넷이란 공간은 그 중 하나다.

 

  1998년 '딥 블루'는 인간 체스를 접수했다. 2015년과 2017년의 '알파고'는 한국의 이세돌과 중국의 커제에게 압승함으로써 인간게임의 최고자리를 빼앗았다. 인간의 두뇌가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의 한계를 훌쩍 넘어 상상할 수 없는 처리용량과 속도를 가진 인공지능이 속속들이 출현하고 있다. 의식으로부터 분리된 이러한 뛰어난 지능들이 상상할 수 없는 데이터들을 다루고 세상을 정리해나갈 것이고 이러한 과학기술발전과 만물인터넷 그리고 뇌과학과 바이오생명공학은 인류가 기반해왔던 20세기의 가치들을 폐기처분할런지도 모른다.

 

  인간이 고대에는 맹목적인 신이라는 것을 만들어내고 그 허구에 의해 세상을 지배했다면 근대에 와서 인간의 정체성에 눈뜨기 시작했고 자본주의시대에는 기업과 로고가 그 신의 허구를 대신했다. 그러나 민주주의와 인본주의의 가치는 인류가 놓치지 못하는 보루로서 남아있는 듯 했다. 하라리는 이러한 인간정체성의 최후의 보루가 21세기 4차 산업혁명에 의해 폐기될런지도 모른다고 한다. 인간의 자유의지라고 하는 것은 과연 완벽한가? 내가 판단하는 미감과 선택지와 가치는 과연 바른 것인가? 그것을 판단하는 기준과 근거인 데이터량은 21세기 인류가 만들어낸 알고리즘의 데이터량을 절대 따라갈 수 없을 것이고 그와 더불어 데이터가 제시해주는 내 생명과 건강상태에 따른 처방을 아무런 거부감없이 수용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슈퍼컴퓨터에 의해 처리된 정보는 나를 나보다 더 잘 알것이고 나보다 더 합리적인 판단과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오늘날 우리가 기반하고 있는 중요한 가치들은 어쩌면 보다 차원높은 지능을 가진 알고리즘에 의해 폐기처분될런지도 모른다.

 

  왜 사람들은 대도시로 몰리는가? 도시의 크기가 커질수록 많은 예술가들과 지식인들과 시인들과 경제인들과 정치인들이 몰린다. 데이터의 관점에서 보면 그것은 보다 서로 다른 많은 사람들의 상호작용을 낳게 되고 그 과정을 통해 보다 큰 창조성과 새로움을 낳게 될 것이다. 그래서 작은 마을보다 큰 대도시가 보다 역동적이고 발전의 속도가 빠르게 될 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보면 그 네트워크와 상호작용이 보다 쉽고 빠르고 잘 이루어지는 쪽으로 발전해왔고 또 앞으로 그렇게 발전하게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는 아직도 그 초기의 부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자연과학적 지식의 일부과 사회과학에 적용되고 심리학의 일부가 경제학에서 행태경제학으로 섞이고 문학이 과학적으로 근거있음이 증명되고 등.... 그러나 이러한 일들이 네트워크와 인터넷 알고리즘에 의해 보다 획기적인 속도와 양으로 상호작용하게 된다면 앞으로 수십년 사이에 우리들이 지금 전혀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인류의 모습과 세상의 모습을 바꾸어놓을 것이 분명하다. 그 변화의 흐름 속에서 유발하라리는 우리 인류가 어떤 선택지를 할 것인지 묻고 있다. '멋진 신세계'처럼 거대한 디스토피아의 세계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그 큰 기술적 문제를 다루는 쪽으로 인류의 진화가 진행되어간다면 앞으로의 세상은 우리에게 더욱 큰 능력의 진화를 이루어내는 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호모 데우스는 그래서 인류가 신과 만나면 이루어질 일들에 대해 미리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다. 인류가 호모로 남게 된다면 더욱 진화된 세상에서 네안데르탈인의 운명처럼 사멸하고 폐기될 것이고 데우스로 되어 인류진화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면 새로운 행성의 미래에 살아가게 될 것이고 그 시대는 지금까지의 삶과는 완전히 다른 삶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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