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사회를 여는 상상력 - 신자유주의와 한미 FTA 그리고 분단체제 뛰어넘기 새사연 신서 1
김문주.김병권.박세길.손석춘.정명수.정희용 지음 / 시대의창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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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 다수의 민주주의와 새로운 사회에 대한 열망을 안고 출범했던 노무현 정권이 자신의 지지기반이었던 세력들을 하나둘씩 물리치고 신자유주의와 보수주의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이와 함께  한국 사회의 산적한 문제들이 표류하기 시작했다. 비정규직과 노동문제, 통일문제와 남한의 민주주의 문제, 세계화와 자본자유화에 대한 바른 대안의 부재와 인간다운 삶을 위한 시민들의 열망과 희망의 압살이 바로 그것이다. 민주노동당은 해묵은 NL, PD논쟁으로 분열됐고, 현실적인 사안에 대한 구체적 전망을 드러내는 능력의 부족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은 정치에서 더욱 떨어져나가고 더욱 자신의 삶을 죄어오는 경제적 한파에 옷깃을 여미고만 있다.

  청운의 부푼 꿈을 안고 대학에 들어갔을 386세대, 하지만 사회와 민족의 현실에 새로운 눈을 뜬 그들이 자신의 민족과 역사에 대한 양심을 버리지 못하고 보냈던 대학생활과 그 기억들을 고이 묻어 둔 꿈과 함께 변화된 현실 속으로 묻어 두었던던 수많았던 날들... 그들이 다시 '생활인'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돌아왔다. 우리 사회에 대한 고이 묻어둔 꿈을 새로운 사회를 여는 상상력과 함께 다시 돌아온 것이다. 신 자유주의를 넘는 우리 사회에 대안에 대한 그들의 정리된 생각을 이 녹색커버의 책 한 권으로 세상에 내놓았다.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첫째 장에서 신자유주의와 주주금융자본주의에 의해 파헤쳐진 한국 경제와 민중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런 현실에 무지하거나 잘못된 사람들의 인식과 정부의 태도를 보여준다. 우리 사회를 새롭게 여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시작된다. 그리고 그 조건은 역사적 경험과 현실에 대한 치밀한 분석을 통하여 제시된다. 노동창의성과 은행의 공공화로 이어지는 두번째 장의 이야기를 보자. 자본의 형성과정과 확대과정에서 많은 국가의 지원과 혜택, 각 위기상황마다 국민의 세금으로 부활했던 대자본이 이제는 민영화, 자유화란 명목으로 공공의 이익을 내던지고 있다. 그래서 국민과 국가에 의해 공공 관리되는 자본과 공공정책이 눈없는 자본의 폭주를 막을 유일한 대안이 된다고 본다. 이러한 생각은 한반도의 운명을 가를 '통일문제'에서 더욱 구체화된다. 일본과 미국 등의 신 자유주의적 흐름이 집약된 남한과 유럽과 러시아 중국의 반대적 흐름이 집약된 북한이 만나는 한반도에서 인류 사회의 새로운 꿈은 시작된다고 본다. 양 경제체제를 인정한 전제 위에 그 양 체제의 입장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공공경제영역, 즉 통일경제영역을 만들고 그 비중을 확대시켜가서 신자유주의적 경제질서를 뛰어넘는 새로운 경제의 창출이야말로 인류적 대안이면서 우리 민족이 번영할 확실한 대안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놀랍지 않은가? 이런 상상력은 누구나가 한번씩 해보았을 그리고 하고 있는 아주 평범한 바로 그 생각이 아닌가? 북한의 풍부한 자원과 원유, 그리고 기초과학분야, 군사분야의 튼튼한 기초와 남한의 기술과 자본 그리고 남북 공동의 7000만의 인간 그것이야말로 우리 민족의 최상의 삶의 대안이 아닐까?

  이 새로운 상상력을 열기 위한 남한의 노력으로 돌아와보자. 역시 대의제 민주주의의 개혁을 빼놓을 수 없다. '국민직접정치'라고 하는 대안을 위해 많은 구체적인 제도를 제시한다. 파리코뮨에서의 경험으로부터 국민투표제, 국민 소환제, 국민 발안제의 개념의 풍부성과 의회제도의 근본적인 개혁과 '국민의회제', 위르겐 하버마스의 '숙의 민주주의제'등 우리 사회를 여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역사적 경험들이 제시되고 검토된다.

  이런 논의들이 학계가 주축이 아니라 현실의 삶을 살아가는 문제의식있는 생활인이 주축이 되어서 나온 것이라는 데 더욱 그 의미가 있다고 본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우리 사회에 대한 미래상을 그릴 수 있고 고민할 수 있고 새롭게 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것은 정확한 사실과 정보가 주어질 때 민중들의 판단이 단순한 우민정치와는 다른 합리적이고 바른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인간에 대한 신뢰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물론 신 자유주의에서 노동창의성 시대로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과 자본의 방향을 트는 힘에 대한 설명과 정치적 개혁에 대한 많은 논의들이 더 필요하다. 언론과 이익단체, 시민단체 등등 하지만 이런 논의의 시작이 정치적 대안의 부재속에 정치적 허무주의나 무관심 속에 지내는 많은 우리들이 보다 우리의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행복한 삶을 여는 상상력의 과정에 동참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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