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산이 울렸다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1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할레드 호세이니의 세번째 작품이다. 역시 훌륭하다. 아프가니스탄과 미국, 프랑스, 유럽으로 무대가 더욱 커진 것처럼 울림도 더욱 깊었다. 왜? 제목을 "그리고 산이 울렸다."라고 지은 것인지에 대해 책을 다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진정한 사랑은 타인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런 사랑하는 자의 부재라는 것은 슬픔이자 절망이 된다. 그러나 그 사랑의 타자는 부재이지만 그것을 마음 속에 살아있는 존재로서 안고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희망이 있는 것이다.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아픔과 슬픔을 말없이 묵묵히 지켜주었던 존재는 바로 산이었다.

 

  이 이야기는 작은 단편들로 구성된 것 같다. 압둘라와 파리의 이야기 그리고 와다티와 닐라의 이야기, 이사벨의 사랑이야기, 아델과 골람의 이야기 등등의 작은 이야기들은 서도 동떨어진 각 각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이 이야기들이 어떤 연결고리를 가지면서 커다란 하나의 이야기 속에 제자리를 찾아갈 때 우리는 소설의 구성으로서도 보다 큰 그림들을 그려나가게 된다. 한 일생 전체를 관통하는 압둘라와 파리의 사랑과 그리움 그리고 서로의 부재 속에 많은 이야기들이 가지처럼 뻗어나가며 그 줄기를 더욱 풍성하게 하고 사랑의 열매를 맺게 한다.

 

  압둘라와 파리에게서 일생 동안 만날 수 없었던 사랑의 부재는 닐라와 와다티에게로 압둘라와 그의 딸 파리에게로 닐라와 그의 딸 파리에게로 그대로 유전자의 복제처럼 반복된다. 결국 사랑은 부재 속에서 완성되는 것일까? 평범한 일상으로 존재했다면 알 수 없었던 소중함을 그들은 일생동안 추구하며 살아간다. 만약 우리가 우리에게 주어진 평범한 일상을 신의 선물로 감사하며 살 수 있다면 그것은 이 소설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 될 것이다.

 

  압둘라와 파리는 압둘라의 죽음을 앞두고 만나게 된다. 그러나 압둘라는 파리를 알지 못하여 결국 영원히 만나지 못한다. 서로의 부재는 서로의 가슴 속에 생생히 그리움으로 남았다면 서로의 만남은 결국 헛돌고 마음의 만남은 이루지 못하게 되고 이같은 비극은 이를 일생동안 지켜보았고 그들의 삶을 연민했고 어루만져주었던 산을 울렸다.

 

  우리가 각자의 오늘의 삶에 울릴 수 있다면 작가는 웃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