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중기 청자 연구 이화연구총서 3
장남원 지음 / 혜안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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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 중기라 하면 주로 12세기 중반에서 13세기 중반까지를 일컫을 것이다. 이 시기 고려청자는 상감기술이 완성되고 조형기술이 극에 달하여 아름다운 비색이 완성되고 서긍의 '선화봉사고려도경'에 나타난 바와 같이 비색의 극찬이 나타나는 청자가 완성되는 시기이다. 이 논문은 장남원 님의 학위논문을 약간의 편집을 가하여 책으로 편찬한 것으로 고려 전성기 청자의 양식과 그 변화에 대해 많은 노력을 들여 추적하고 있다.

 

  다만 이 논문이 씌여진 시기가 2000년대 초반정도이고 그래서 최신의 발굴기물이나 소개기물이 부족한 편이며 또한 도편이나 인용된 기물의 수가 조금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된다. 특히 사진자료가 좀 더 크고 대표적 양식이나 기물을 나타내는 도판을 더욱 상세히 실었다면 조금은 딱딱한 표현으로 고려청자를 따라가기보다는 쉬웠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통해 내가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우선 초기 순청자, 음각청자 중기 양각, 압출양각, 상감청자 후기 퇴화 및 상감기법의 퇴화 등으로 이해하던 도식적 인식의 오류를 깨닫게 되었다. 실제로 수많은 생활기물들은 장식이나 조형이 섬세하지 않고 따라서 대다수의 생활기물은 순청자와 무문청자가 전 시기에 생산되고 사용되었다는 점이다. 둘째는 상감청자의 본격적 제작이 다소 늦은 데 서긍의 고려도경이 씌여진 시기가 1123~4년인데 여기서도 상감기법이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이 이후에야 상감기법이 도입된다고 하는 점이다. 아니면 사신으로서 접대받는 서긍이 접하지 못하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새로운 기법이 보편화되었다면 그가 접할 수 있었던 것이 더 상식적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상감청자의 제작시기가 다소 늦춰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셋째는 백자의 제작이다. 지금도 남아 있는 고려백자의 양이 적고 대체로 중국의 정요백자와의 교류로 고려의 자체제작한 백자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서는 고려백자의 존재를 고려 중기 전 시기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로 사진 도판과 함께 더 자세한 설명이 아쉽다.

 

  우리가 지금 박물관에서 접하는 고려 청자는 그야말로 황실 사용을 목적으로 최상의 기술과 조형으로 구워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도판에 사용되고 인용된 청자나 도편 역시 대부분이 조질이고 또 완성도가 뛰어나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다. 이는 청자연구가 학위와 관련한 청자 조형 방식과 기법의 변화에 관심을 두고 있고 또한 요지별 청자 생산과 그 분포에 관심을 두고 있어서 조금은 초점이 벗어난 탓도 있다. 하지만 앞으로 이런 연구가 더 활발해져 아직 밝혀지지 않은 중국내 발굴청자나 일본내 발굴청자를 통해 한중일간 도자 교류와 그 양식의 교류 또한 더욱 수면 위로 드러나야만 고려 청자에 대한 더 폭넓고 깊은 이해가 가능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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