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의 지혜 100 - 조선선비들에게 배우는
윤홍식.오병문 지음 / 봉황동래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우리 나라 조선 시대 선비들의 마음공부가 어떠했는지를 그들의 마음 속으로 들어간 글들을 추려 놓았다. 조선역사에서 흔히 이름을 들었던 사람들도 사실 그 마음 됨됨이가 어떠했는지는 몇 가지의 일화를 통해서 알 수 있었을 뿐이었다. 저자는 백두산족 전래의 정신수련학 및 민족고유의 지덕체 양성법에 관심을 갖고 홍익학당과 홍익정신연구회, 민족 전래의 체력 양성법을 몸으로 익히는 종무회를 운영하고 있다.

  깨달음과 마음 공부에 대한 옷은 참으로 다양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종교와 중국의 제자백가 사상, 그리고 우리 나라의 유교도 나름대로의 마음 수양법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각 각의 종교나 문화에 따른 차이는 있을지언정 마음 속에서 체험해내고 인생을 보다 넓은 시각에서 바라보고 성숙하게 대한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다. 문제는 어떠한 옷이 나에게 맞는지를 탐색하기 위한 과정으로 책들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주로 우리 선비들이 사용했던 정신수련법은 '호흡법'이었다. 자신의 호흡이 드나드는 것을 지켜보면서 항상 깨어있는 것이 일상화되면 '원신'이 그 진리를 드러낸다고 한다. 우리가 감정에 휩싸이게 되면 먼저 고르던 호흡이 파괴되는 것을 스스로 느낄 수 있듯이 우리의 마음상태를 가장 명료하게 보여주는 것이 호흡이었고 따라서 우리의 선비들은 호흡에 집중하는 명상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다듬었던 것이다.

  그렇게 외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들러붙은 마음을 자신의 안으로 돌려 스스로를 성찰하는 자세로 수기했던 우리 선비들은 남들이 보나 보지 않으나 항상 신독하는 자세를 유지했다. 화담을 유혹하려고 황진이가 늦은 밤 화담의 문 앞을 옷을 벗고 왔다갔다 하지만 화담의 마음은 요지부동....모든 사물과 우주가 생겨나는 그 자리, 즉 모든 사물과 우주가 사라지는 그 자리에 마음이 머물렀던 화담 선생이 황진이의 몸짓에 움직였을 리가 없었던 것이다.

  경으로 자신의 마음을 깨어있게 했고, 그 경의 극치에서 성의 기쁨을 맛보았던 많은 선비들은 부, 귀, 명예에 초연하여 사회로 나아가기도 했을 것이고, 또 물러나 자신의 정신수련에 인생을 보내기도 했을 것이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외부적으로 일어나는 사건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챙기고 있는가 놓치고 있는가 였을 것이다. 거문고의 줄을 고르듯...너무 팽팽해도 안될 것이고 너무 느슨해도 거문고의 소리를 제대로 낼 수 없듯이 자신의 마음과 계합하는 글로써 자신의 마음을 호흡지간으로 놓치지 않고 공부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의 공부를 점검한다.

  오늘을 살아가는 내가 공부를 함에 외롭지 않은 이유는 세상에 외롭지 않은 공부는 없기 때문이다. 이미 오래전에 이 땅위에서 홀로 공부하며 벗들과 어울렸던 선비들에게도 떨쳐버리지 못한 스스로의 외로움이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 외로움을 기름 삼아 불을 밝히고 공부에 매진했던 연금술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 누구나가 자신의 인생의 성장의 길을 걷는다. 누구나가 자신만의 토양 위에 홀로 선 나무이다. 내가 선 이 자리서 내 몸 마음을 들여다보고 가는 홀로의 길을 잘 걸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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