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리( 窮理, 사물의 근본원리와 인과관계를 연구함) 와 거경(居敬, 정신을 항상 깨어있게 유지함)공부는 서로 수미가 되기는 하지만 사실은 두 가지 공부가 됩니다. 둘로 나눔을 걱정하지 마십시오. 반드시 두 가지 공부가 서로 함께 나아가야 합니다. 뒤로 미루지 마시고 지금 이 순간부터 공부를 시작하십시오. 이럴까 저럴까 머뭇거리지 말고, 언제 어디서든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힘을 써야 합니다.
마음을 비우고 사물의 근본원리와 인과관계를 고찰할 뿐, 절대로 선입견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조금씩 공부를 쌓아나가는 중에 순수해지고 익어지는 것이지, 단기간에 효과를 바라서는 안 됩니다. 완전히 체득하기 전에는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이것을 죽을 때까지의 평생 사업으로 알아야 합니다.
그 사물의 이치가 남김없이 이해되고 깨어있음이 전일하게 되는 것은, 모두 공부가 깊이 나아간 뒤에 자연히 얻어지는 것입니다. 어찌 한 순간에 문득 깨달아 이내 성불했다는 사람들처럼 황홀하고 아득한 중에 그림자만 얼핏 보고서 가장 큰 일이 끝났다고 외치는 것과 같겠습니까.
그러므로 사물의 이치를 연구하여 이를 실천에서 증험해야 비로소 '참된 지혜'가 될 것이며, 항상 깨어있음을 유지하여 마음이 한순간이라도 둘로 셋으로 갈라지지 않아야 비로소 '참된 체득함'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