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READ 프로이트 How To Read 시리즈
조시 코언 지음, 최창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20세기의 인문학의 중심에서 큰 역할을 한 사람 중 하나를 뽑으라면 단연 프로이트이다. 이전의 많은 학자들이 거시적인 사회구조와 사회성격 등 정치구조, 전쟁 및 인간 사회의 구조물에 대해 논의했다면 그 관심을 인간의 정신세계로 돌리는 데 선구적 역할을 한 사람이다. 흔히 우리가 생각하듯 프로이트는 셩욕으로 모든 것을 설명했고 과거의 성적욕구의 좌절에서 원인을 찾고 인간을 부정적인 존재로 보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 책은 프로이트가 얼마나 훌륭한 학자이고 자신의 학문적 솔직함과 모험심을 갖고 정직한 지적 탐구를 하였는지 그 삶을 통해 이해하고 또 그 이론이 가진 훌륭함을 다시 보게 한다는 점이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가설의 중요한 세 가지 중 하나는 정신결정론이다. 인간의 심리도 자연계와 같이 우연한 것은 없으며 모든 정신적 상황은 그 전에 일어난 정신적 사건에 의해 결정되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의 정신세계, 특히 성격은 어린 시절의 경험이나 이전의 정신경험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p226

  지금이야 정신분석학이 이를 토대로 발전하여 다양한 심리치료가 우리들에게 알려져 있지만 선구자로서 개인의 이상행동의 원인을 몰랐을 때 프로이트의 이 가설은 그야말로 혁명적이고 참신한 것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많은 이상행동의 원인이 이로 인해 설명되고 치유되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의 정신분석 또는 심리학 체계로 불모지 때의 프로이트를 비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된다.

 

  둘째는 무의식가설이다. 인간의 정신세계를 살펴보면, 언뜻 보아 아무런 연관이 없는 것 같은 현상들이 의식의 밑바닥에 인과관계로 얽혀 있는데 그런 세계가 바로 무의식의 세계다. 정신세계 활동은 대부분 이런 무의식 세계에서 일어나며, 의식 세계로 나타나는 것은 물 위로 떠오른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p226

  지금도 이에 대해 프로이트의 가설을 한 단계 정확히 뛰어 넘었다고 볼 수 없다. 오랜 인류의 전통 종교가 이를 더욱 자세하게 설명하고는 있지만 그것 또한 직접 정신적 경지를 체험하기까지 아무도 이렇다고 주장할 수 없다.

 

  셋째는 목표지향적 가설이다. 인간의 정신 활동은 동기와 목표를 가지고 있는데, 이것은 주위 세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정신 속에 깃든 행동의 동기나 목표에 따라서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의 출생부터 어떤 목표로 어떤 인생의 길을 향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p226

  프로이트는 그래서 현재나 미래보다는 과거를 중시하고 무의식을 강조하고 발달단계에 따른 변화를 중시한다.

 

 " 에마라는 여자가 여덟살 때  겪은 일이었다. 사탕을 사러 작은 가게에 들어갔는데 가게 주인이 의복 위로 그녀의 생식기를 만졌으며, 이런 일이 두 번이나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첫번째 추행이 있고나서도 그녀는 같은 가게를 한 번 더 찾아갔으며, 이 때 두 번째로 같은 일을 당한 후에야 비로소 발길을 끊었다고 했다. 기억을 되살린 그녀는 두 번째로 그 가게를 찾아감으로써 스스로 추행을 유도하기라도 한 것처럼 자신을 책망하였다. 실제로 '억압된 양심의 가책'은 바로 이 사건에 뿌리를 두고 있다." -p24

 

  여기서 궁금한 점은 왜 에마가 두 번째로 그 가게를 찾아갔느냐 하는 점이다. 첫번째의 경험은 여덟살의 에마가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감정을 느끼면서 대단히 혼란스러운 상태인데 다시 찾아간 것은 그 상황을 이해하면서 그 상황에 대한 위협적인 인식을 줄이기 위한 방어기제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두 번째에서는 그 무섭도록 생소한 느낌이 더욱 강화된 사건이 되어버렸다는 점이다. 이것이 에마 혼자서 어른이 되어서도 결코 혼자서 가게에 들어가지 못하게 된 강박증 환자가 되었다는 것을 설명해준다.

 

  나르시시즘 또한 부모에 대한 성욕과 애착이 자신에게로 가는 리비도이다. 흔히 우리는 사랑을 할 때 상대방에게 부모의 역할을 기대한다. 자신에게 많은 사랑을 주었던 이성적 부모말이다. 그런데 그 사람이 타인에게 의존적으로 투사되지 않고 자신의 보존본능으로 자신의 안쪽으로 투사된 것이 나르시시즘이다. 이는 죽음충동의 발견 이후 마조히즘과 사디즘을 설명해내는 데로 확장된다. 죽음충동은 특히 프로이트 자신의 성욕 개념을 무너뜨리는 반대개념으로 튀어나왔으나 그것을 탐구대상으로 직시한 오랜 후 새로운 이론의 확장을 가져오는 계기로 만든다. 프로이트는 그런 점에서 뛰어난 탐구정신을 가진 분석가이다.

 

  흔히 진부해져버린 이야기처럼 들리고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프로이트의 일생을 통해 우리는 모든 인생의 선배들이 탐구했던 진지한 탐구정신과 실험정신을 배우게 된다. 그와 같은 정신으로 오늘을 살아간다면 우리는 그들의 탐구성과물을 계단 삼아 더욱 깊은 인간정신의 깊이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매우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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