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운동장에서 새 한마리가 그렇게 울어댈 때
뭔가를 눈치챘어야 했다.
아침에 집을 나서며 쳐다본 하늘에
두겹 세겹으로 하늘을 막아버린 흐린 구름들이
소리도 없이 걷히고 햇살이 내리쬐기 시작할 때
뭔가를 눈치챘어야 했다.
삶이 죽음이고 죽음이 삶이라고는 하지만
이 생에서의 마지막 만남을 미처 준비하기도 전에
예고도없이 떠나버린 사랑하는 님
만날 때 헤어짐을 알고
헤어질 땐 다시 만날 것을 안다고 하지만
다시 만날 기약도 없이
훌쩍 가버린 사랑하는 님아
그대 간 곳이 어디인가?
그대 떠나고 내가 남은 이 곳은 또한 어디인가?
죽음을 통해서 삶은 더욱 선명해지고
삶을 통해서 죽음이 더욱 막막해지는데
삶과 죽음은 손아귀의 모래처럼
어느듯 우리가 예측하지 못한 곳에서 갈라지고
내가 살고 있는 여전한 이 세상은
그대가 맞는 새로운 세상을 가늠할 수 없는데
인생의 여정을 마친 그대가
어느 봄햇살 따스하게 내려앉는 곳에서
나의 단잠 속에 왔다가 갈 줄 어이 알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