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로 올라오는 길

나는 앞에서 천천히 가며 길을 막아서는 택트 한 대를 발견한다.

그러면서 속도를 천천히 줄인다.

시선을 고정시키며 자세히 쳐다본다.

우리학교 학생 하나가 아버지의 허리춤을 꼭 붙잡고서 등교하는 중이다.

아버지는 아이의 등교길이 가팔라서 힘들까봐 손수 택트를 몰고 아이를 등교시키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 넓지 않은 길에 보도도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가파른 길을 등교시키는 아버지의 마음이 편치 않았던 것일까?

문득 저 작고 왜소한 아버지의 등짝이 따뜻해보인다.

허리춤을 꽉 잡고 커브를 돌아 가파른 교문을 향해 숨가쁘게 굉음을 내며 오르는 50cc짜리 택트,

그 위에 올라앉은 두 부자의 다정한 모습이 눈에 가득 찬다.

저 아이는 참 행복한 하루를 맞겠군...

아니 적어도 바라보는 나는 마음 한 켠이 따뜻해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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