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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나라는 누가 만들까? - 부자 나라보다 국민이 행복한 나라 ㅣ 한걸음씩 1
강수돌.강양구.김은식.박현희.홍은전 지음, 장욱진 그림 / 나무야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국민총행복'이라는 지수를 사용하는 부탄이라는 나라가 있다. 히말라야 남쪽에 자리잡은 자연환경이 아름다운 이 나라는 하루 관광객이 머무는 체류세금이 200달러나 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 300명만 관광객으로 받아들인다고 한다. 관광수입보다는 환경보전과 그 환경을 국민이 일상으로 누리는 삶의 질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탓이다. 국민총생산으로서는 우리나라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지만 국민총행복으로는 우리나라의 10배 이상은 될 부탄, 17살의 어린 국왕에게서 나온 이 '국민총행복'지수의 강조로 부탄은 서로 더불어 살기 좋은 나라가 되었고 우리나라보다 더욱 세계에 많은 기부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제발전과 평등성을 함께 고려하여 임금격차가 적고 필요이상의 과도한 생산과 소비를 하지 않고 나아가 과도한 경제발전으로 인한 피해가 없는 국가다.
행복에는 일과 직업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장래 희망이 무엇이고 또 어떤 직업을 가지면 행복하게 살거라 생각하고 끊없는 경쟁 속으로 우리들을 그리고 아이들을 몰아댑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노동인구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비정규직'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결혼과 행복한 가정과 보람있는 직업과는 거리가 먼 인생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니 고달픈 인생이라 봐야 하지요. 더더욱 정규직과 그리고 고소득 자영업자와 엄청난 소득격차와 부의 불평등을 겪으며 사회적 박탈감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회에서 사회 전체가 건강하고 행복한 꿈을 꾸는 것은 불가능하겠지요. 그러나 이러한 문제의 해결은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우선 최저임금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임금격차를 줄이며 나아가 무상교육제도를 완전히 실현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사회적 박탈감없이 국민 누구나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하게 될 때 지친 경쟁으로부터 마음이 벗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낮에 나온 달' 이 있습니다. 사람들의 눈길을 끌지 못하지요. 우리 사회의 소수자들. 그 중 장애인들의 이동권보장을 위한 힘겹고도 오랜 투쟁이 있었습니다. 권리라는 것은 권리당사자가 스스로 시민으로 나서서 자신의 권리를 줄기차게 주장하고 싸워가면서 획득되는 민주주의적 권리이지 저절로 주어지는 사례는 역사적으로 없었습니다. 지금은 우리에게 저절로 주어진 것 처럼 보이는 보편적 복지도 그를 위해 싸우고 희생했던 역사적 힘이었고 외침이었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됩니다.
세상에서 경제 규모 및 경제 발전 1위인 미국 속의 그늘 '톰 아저씨'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미국사회의 '건강보험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대부분의 국민들이 얼마나 질병과 사고로부터 위험한 삶을 살아야 하는지 알 수 있지요. 손가락 두 개를 잃은 노동자는 그 중 어느 하나를 살릴 것인지 고민해야 하는 현실입니다. 결국 경제발전정도가 높고 가장 국민총생산이 높은 나라일수록 국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큽니다. 위험에 처한 국민이 국가로부터 받을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이 불안합니다. 그 사회를 선택한 것은 바로 그 나라 국민들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 미국식의 의료보험제도를 주장하는 권력들이 있지요. 그것이 어떤 결정으로 나아가든지 그 책임은 고스란히 우리에게 돌아옵니다. 우리가 스스로 깨어서 시민적 권리에 눈 떠야 할 이유입니다.
그래도 마지막에는 '호세 무히카' 우르과이 대통령이야기로 우리에게 따뜻하고 희망적인 메세지로 마무리합니다. 집이 없고 1300만원 월급 중 130만원만 자신의 생활비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기부하고 낡은 차를 스스로 몰고 출퇴근하고 농사일을 하고 사는 동네할아버지같은 대통령. 그런 존재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고 존경스럽습니다. 왜 130만원을 쓰나요? 라는 질문에 국민 대부분의 생활비가 130만원 정도라는 대답 또한 감동적입니다. 부를 권력을 축적하지 않고 인류전체의 미래를 볼 줄 아는 마인드의 소유자, 그가 보여주는 말없는 실천이야말로 우리 세상을 바꾸어내는 시금석입니다. 그런 우르과이 대통령을 뽑을 수 있는 우르과이 국민이야말로 전 세계 최고의 민주주의자이며 인간주의자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