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원 1 - 요석 그리고 원효
김선우 지음 / 민음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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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룻밤의 꿈같은 신라의 꿈 이야기

 

그 이야기가 되살아난다. 김선우 시인의 가슴을 거친 사랑의 서사시

원효와 요석의 사랑이야기가 더 큰 사랑의 이야기로 승화된다.

인물 하나 하나에 불어넣는 생명력의 숨결이 그 인물을 움직인다.

원효!

자신을 출산한 엄마의 죽음의 댓가로 태어난 아이, 새벽

새벽이 오기 전의 시간이 가장 암흑의 시간이라는 말처럼

그의 성장은 삶과 죽음이 함께했던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풀어내는 과제를 짊어지고

아버지의 역할을 대신했던 숙부와의 이별이 남겨놓은 그의 앞날...

원효는 결국 화랑의 길을 선택한다.

그러나 그 길은 부처님의 길을 가기 위해 거쳐야만 하는 길이 된다.

부처님이 결혼과 가정을 이루고 난 후 출가를 결심한 것처럼.

속세로 출발한 그의 삶이 결국은 그 영혼이 이끄는 삶으로 절실하게 방향을 튼 계기를 만든다.

신라인 백제인 고구려인 구분없는 부처님을 향한 인간의 삶과 삼국전쟁 속에 휩쓸린 반도의 운명 사이의 갈등이 결국은 이 소설을 풀어가는 주된 모티브가 된다.

속세를 떠나 진리의 길을 추구할 것인가?

속세 속에서 부처님의 길을 걸어가고 그 속 상처받은 사람들과 함께 할 것인가?

원효의 고민과 수행을 더욱 깊게 만들어주는 대척점에서 요석은 그렇게 다가왔다.

 

이 소설은 각 인물의 관점에서 바라보아도 전체적인 밑그림을 큰 하나의 그림으로 그려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원효의 공부를 방향지으며 그의 수행과 깨달음을 깊은 지혜의 눈으로 살피는 혜공스님과 대안 스님.

원효의 길 중 하나가 상구보리의 길이라면 그 속에 두 분 스님이 존재하고

하화중생의 길 속에 선덕여왕과 아미타림 그리고 신라의 운명이 놓여져 있다.

그 둘 사이를 요석은 원효의 마음과 하나되어 같이 움직이고 성장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신라 귀족과 여왕의 권력 갈등 속

삼국의 전쟁과 백제와의 처절한 전쟁 속

요석과의 작은 사랑과 부처님을 향한 큰 사랑 속

 

여러 개의 갈등 구조 속에 그 밑에 흐르는 큰 하나의 본류를 구성해놓고

이 소설은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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