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힘 - 최상의 리듬을 찾는 내 안의 새로운 변화 그림의 힘 시리즈 1
김선현 지음 / 8.0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그림으로 작품을 완성하는 건 나 혼자만의 만족이지만, 미술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과 도움을 줄 수 있다." "그 가능성에 인생을 걸어보고자 했다." 저자의 이 말이 이 책에 대한 가장 적확한 설명이 되리라 믿는다. 오랜 임상실험을 통해 검증된 그림을 활용하여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이 방법은 세월호와 천안함 사건 유족, 연평도 포격 피해 주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동일본 대지진 피해 일본인까지 트라우마 현장에서 만났던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미술치료를 한 기록이다.

 

  우선 그림의 도판이 크고 시원시원하다. 인쇄의 상태도 신경을 많이 쓴 것이 느껴진다. 뚜렷한 색감과 원본의 느낌을 살리려는 보이지 않는 노력들이 있었을 것 같다. 그림들은 모두 4개의 분야로 구분되었다. 일의 행복에서는 일에 몰입하거나 일 그 자체에서 얻는 행복을 표현한다. 책읽는 즐거움이라든지 노는 즐거움, 일 자체의 즐거움에 빠져 있는 그림들을 통해 그리고 하루의 일과가 끝나고 어느 밤내리는 테라스에서 맥주 한잔에 친구들과의 만남을 보여준다. 때로는 치유의 색감을 이용한 만다라와 같은 그림들로 직접 치유효과를 의도하기도 한다. 그리고 일이란 의도성이다. 그래서 그런 의도성에서 놓여진 휴식과 자연스러움의 표현으로 일에 대한 긴장과 스트레스를 풀어주기도 한다.

 

  두번째는 인간관계의 회복이다.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많은 행불행을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갖는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느끼는 감정은 인류사의 보편적인 치유역할을 해왔다. 그래서 많이 사랑받고 있지만 여기서는 첫사랑의 설레임이나 집착과 편견없는 가슴의 울림을 중심으로 보여준다. 로렌스 알마 타데마의 "더 묻지 마세요" 나 마커스 스톤의 "훔친 키스" 등이 그러하다. 또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그림이나 에르바르트 뭉크의 "태양"처럼 부정적인 마음이나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주는 그림들의 사용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때로는 끌어내어 분출시켜서 객관화시켜주고 때로는 머릿 속의 복잡한 생각들을 내려 두고 가슴으로 떨림을 만들어내게 한다.

 

  돈의 행복에서는 돈을 통해 부담을 느끼지 말고 행복을 추구하는 수단으로서 돈을 즐겨라는 메세지를 준다. 애벗 그레이브스의 "종잣돈"에는 새롭게 삶을 출발하는 신혼부부의 단란한 행복이 보인다. 장 프랑수아 밀레의 "봄"을 보면 우리 인생의 행복과 주거와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게 한다. 그 봄의 풍경 속에서 행복해지지 않을 이가 누구일까? 빈센트 반 고흐의 "수확하는 농부"는 돈을 떠나 노동하는 건강함을 보여준다. 디에고 리베라의 "꽃 노점상"은 돈버는 힘겨움을 통해 그 힘겨움을 객관화시켜버려 나에게서 돈버는 힘겨움이 조금 떨어져나가는 느낌을 준다. 프레데릭 레이턴의 "타오르는 유월"은 돈과 직업 그리고 노동의 고단함을 잠시 잊고 취하는 휴식의 달콤함을 보여준다.

 

  시간에 대한 긍정성에서는 인생의 봄여름가을겨울에 대한 복잡한 감정들을 다 풀어주고 받아들이는 수용성을 준다. 과거의 기억에 따른 아픔도 현재에 대한 불만과 불편함도 그리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막막함 그 모든 것을 시간의 흐름 속에 화해하게 하고 보다 희망있게 미래를 꿈꾸게 만들어준다. 프리다칼로의 "머리를 자른 자화상"은 자신의 과거와 힘들었던 마음으로부터의 해방을 보여주고 있다. 클림트의 "여인의 세 단계"에서는 과거 현재 미래의 소통과 화해를 보여준다.

 

  이 책은 그림을 통해 내면의 마음이 꼬였던 것을 풀어주고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동시에 때로는 응어리진 감정들은 분출하고 표현하게 함으로써 내면적 건강성을 스스로 발견할 수 있게 한다. 그림이라는 예술성이 가진 본연의 특성으로 인해 그것이 어떤 긴장과 불안을 표현하더라도 그것을 바라보는 나의 존재를 생각하게 하고 또 그 속에서 힘들어하는 자신을 바라보게 함으로써 그것을 떠나게 한다. 하지만 그 그림이 이렇게 특별한 가이드의 안내를 따라 보아야 하는 길을 따라 걸을 때 우리는 더욱 가까이 그림과 만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마음의 풍경에 따라 그림의 느낌은 달라진다. 어떤 마음에 매이게 되면 그림은 그 감정과 집착에 굴곡되어 마음 속으로 들어간다.  

 

결국 마음은 어디에도 머물만한 곳이 없음을 알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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