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나누었던 우정의 추억은 결코 나를 떠나지 않았다는 듯이

여기서도 그림자처럼 내 뒤를 따라 걷고 있다.

한밤중에 나를 잠에서 깨우고 새벽이 올 때까지

똑같은 이야기를 끊임없이 들려주어 피로에 지친 나는

다시 잠들 희망을 버리곤 한다.

심지어 이곳 감옥까지 따라와 운동장을 맴도는 내게

혼잣말을 지껄이게 만든다.

끔찍했던 지난 날, 내가 겪었던 고통까지도 이제는

지울 수 없는 내 기억의 일부분이 되어 버렸다.

고통과 절망을 위해 비워 두었던 머리 한 구석에서는

그 암울했던 시절의 모든 일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끊임없이 다시 태어나고 있다.

 

                       - 오스카 와일드, 옥중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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