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나무꼭대기에서부터 드러난 앙상한 가지를 보게 된다.

낙엽을 떨구고 있는 땅을 보긴 하지만

고개를 들어 나무의 벗은 모습을 올려다보는 것은 가끔이다.

항구의 뱃고동 소리위로 석양은 소리없이 짙어지고

차가와져만 가는 하늘엔 구름떼가 모여들어 흐린 회색하늘을 만들어낸다.

이 가을,

바닷바람에 떨고 있는 나뭇가지와

아슬아슬하게 붙어서 남은 생의 소멸을 기다리는 아직은 많은 잎새들...

내 생명의 빈탕,

인생사에 흔들리며 우주끝에서 우주끝까지

애처롭게 스며드는 삶의 연민

화두처럼 들고 있는 존재의 의문 속에

또 하루는 저물어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