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화구의 모습을 직접 들여다 볼 수 있는 세상에 몇 안되는 산...
다행히도 좋은 날씨 덕분에 오를 수 있었던 아소산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분화구엔
부글부글 끓는 물과 그 위로 끝없이 솟아오르던 흰 연기들...
저 주체할 수 없는 열기로 끓어오르는 분화구의 에너지처럼
내 삶을 끓게 만드는 원동력이 내 속에서 꿈틀대고 있다.
지구의 중심에서 변방으로 뻗어나온 저 분화구의 에너지는 그 원천의 힘을 묻고
내 존재의 중심에서 뻗어나온 나의 육체를 움직이는 원동력을 나는 묻고 있다.
그가 수백수천만년의 지각변동과 지구의 역사를 묻고 있다면
나는 우주의 탄생과 그 마지막을 묻는다.
너의 끓어오르는 그 의문이 흰 연기로 솟아오를 때
나는 피할 수 없는 불기둥의 한가운데에서 세상을 허물어버리고 다른 세상의 문을 찾는다.
너를 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