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능은 기량이 없어서
온갖 생각들을 끊지 않는다.
경계를 대하면 마음이 자주 일어나니
보리가 어떻게 자라겠는가.
어떤 사람이 육조 혜능의 게를 외우며, 스스로 뜻을 얻었다고 우쭐거리면서 몸과 마음을 방탕히 하고 어디에도 걸림이 없이 굴었다.
그러자 어떤 거사가 그를 꾸짖으며 말하였다.
"이 게송은 대사가 와륜 선사에게 사상의 병을 끊게 하려고 약으로 쓴 것이다. 그대는 이런 병이 없으면서 함부로 이 약을 먹었으니 약이 도리어 병이 될 것이다."
멋지다. 이 말씀이여!
이제 다른 비유로 말하리라. 육조가 '온갖 생각들을 끊지 않는다.' 함이 '밝은 거울은 어떤 형상도 거부하지 않는다.'라는 뜻이라면, 세상 사람들이 '온갖 생각들을 끊지 않는다.'함은 흰 비단이 온갖 채색을 받아들이는 것과 같다. 육조가 '경계를 대하면 자주 일어난다.'함이 '빈 골짜기가 소리를 만나면 메아리가 일어난다.'는 뜻이라면, 세상 사람들이 '경계를 대하면 마음이 자주 일어난다'함은 '고목이 불을 만나면 연기가 일어난다'는 것과 같다.
자신을 헤아려 보지 않고 스스로 성인에 부합하려는 사람은 조용한 곳에서 한번 깊이 생각해 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