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내가 사는 세상이 전혀 낯설어 보였으면
때로는 내가 가는 이 길이 전혀 낯설어 보였으면
때로는 내가 보는 사람들 모두 낯설어 보였으면
때로는 나조차도 내가 낯설어 보였으면
이 깊은 밤 길을 나서 터벅 터벅 걷다가
이 도시의 밤길이 낯설어서 내가 어디로 가야할지 몰랐으면
내가 사람인지 무엇인지도 몰랐으면
그래서 온통 내가 호기심으로 가득찼으면
그러면 내가 아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텐데
사람들로부터 받는 상처로 패인 상처가 사라질텐데
사람들에게 남긴 상처로부터 내가 자유로울 수 있을텐데
여느 때와 다름없이 비치던 햇살이 문득 새로워지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놓여진 길목이 문득 새로워지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보는 사람들 문득 새로워지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보이는 세상 문득 새로워질때
여느 때와 다름없다고 여긴 내가 문득 새로워질때
바로 그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