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입김이 온도시에 뿌려졌나?

대지가 급변하는 기온에 열이 났나?

산 골짜기마다 걸린 짙은 안개가 한 폭의 수채화를 만들어놓았구나.

하늘의 구름도 안개되어 강물 위로 내려앉았나?

조용한 학교로 들어서는 마음 절로 차분해지구나.

짙게 깔린 안개는 떠난 님 그리는 소쩍새의 연정인가?

고요속에 잠긴 학교는 시간마저도 멈춰버렸는데

일순간 멈춰진 시간을 깨는 소리는 무엇인가?

그 적요를 깨뜨리며 들리는 낭랑하고 또랑한 목소리를 쫓아

아이들의 교실로 향하는 계단을 오른다.

창가에 기대서서 먼 곳을 응시하며 노래하는 한 학생이 시야에 들어온다.

멎어버린 비를 향해 부르는 노래인가?

아직도 잠을 깨지 못한 풀잎을 깨우는 노래인가?

1학년 4반의 조정래라고 했던가?

신화창조의 "떠나는 사람을 위하여"라는 노래라지

그 아이가 내지르는 맑고 푸른 구슬 구르는 소리가

대지 위에 잠든 뭇생명의 아침을 깨우네....

이 빈 공간에 맑은 소리 깃드니

맑고 한가한 이것 외에 또 무엇을 구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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