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독서뿐 - 허균에서 홍길주까지 옛사람 9인의 핵심 독서 전략
정민 지음 / 김영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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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책읽기다.

그리하여 다시 나의 삶읽기다.

선현의 글을 대할 때에는

먼저 마음을 가라앉혀야 한다.

제 그릇도 못되면서

여우같은 의심을 내면

책읽기가 글의 깊은 뜻을 떠나

제 생각을 굴리고 굴려서

헛된 망상으로 흐르기 쉽다.

그렇다고 너무

성현의 글에만 매이게 되면

제 소리를 못 읽고서

글읽는 공부의 뜻이

교조적인 것에 매이게 된다.

그래서 우선

제 마음을 가라앉혀

빈 마음을 만들어야 하며

그 마음으로

글 속에 담긴 현묘한 이치에

닿아야 한다.

글읽기가 그러한 지점에 와서

선현의 글을 더욱 자유롭게

읽어낼 수 있게 되고

그 글 위에서 노닐 수 있게 된다.

무릇 공부가 글을 떠나고

자연을 격물하고

사람과 교우하고

삶을 살아내는 데까지 가야

바른 공부의 도리이지만

이렇듯 그 출발을 글로써

시작할 수밖에 없는 바에야

글이 주는 의미의 끝까지

가봐야 하리라

성탄절에 나는

나대로의 성탄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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