꿍-꿍-꿍 거린다고 해야 하겠나
장엄하게, 웅-웅-웅 거린다고 하면 되나
우포에 겨울이면 오리 기러기들 수천으로 날아드는데 늪을 뒤덮는 소리 하늘까지 웅-웅-웅 했지. 그 소리 하도 신기하고 희한해 제방을 몇 번이나 오르락내리락 했는데, 제방 아래 들면 아무 소리 안 들리고 제방 위에 올라서면 구름장 일 듯 뭉글뭉글 피어나는 소리 소리들...
내 몸이 동굴일까?
아직 그 소리 몸 속 어딘가에 남아 있어 꿍-꿍-꿍, 웅-웅-웅 울리는데
음역하여 불러내면 龜何 龜何
그것은 세월의 겹을 벗겨내는 의식인가
막대로 땅을 치듯 어깨가 들썩
들썩 연두의 몸을 빌려 봄이 부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