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둘째 날,

어제 우리가 진우도와 가덕도를 갔으니

오늘 오륙도 등대섬을 밟음으로써

3도 답사가 되는 것이다.

부족한 수면과 차가운 맥주로 엉망이 되어 일어난 오늘 아침 내 몸의 상태는

말 그대로 종합병원이었다.

시험이 끝난 뒤 병원들러 일찍 집에 가서 쉬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미리 잡혀진 약속을 어길 수도 없었다.

등대섬에 발을 내린 후 계단을 따라 돌아간 바다쪽으로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과 가마우지섬이 우릴 맞이하였다.

자릴 잡고 53도의 고량주를 두 잔 넘기고나서

경치좋은 곳에 자릴 잡고 누웠다.

아, 그런데

나는 처음 보았다.

물결이 살아서

숨쉬며 출렁거리는 것을...

바다는 지구의 온 대양을 뒤덮고 있는

하나의 생명이었던 것이다.

파도 위에 일렁이는 작은 거품 하나도

그 바다의 일부였던 것이다.

그 바다가 누워있는 등대섬을

자꾸만 밀어내고 있다.

나에게 말한다.

나는 여기에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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