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쇼 자서전 - 길은 내안에 있다
오쇼 라즈니쉬 지음, 김현국 옮김 / 태일출판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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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오쇼 라즈니쉬, 나와 동시대를 겹치게 살았으면서도 오래 전에 사두었던 몇 권의 책이 그와 나의 인연의 전부였다. 그러나 이 분의 책을 좋아한 선배들이 있었고 그들과의 인연으로 이 책이 나에게로 왔다. 나는 오쇼 라즈니쉬를 몰랐다. 그런데 그의 인생 전기가 이토록 나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 줄 그 누가 알았으랴! 아마 좀 더 이 존재에 대해 알았다면 더 많은 책들을 읽었을 것이고 그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으리라 생각한다. 모든 종교적 교리와 맹목적 믿음에 대해 비판하고 탈종교적 움직임의 진리추구에 그가 기여한 바가 크며 그래서 인간적이고 세속적인 면들과 영적이고 정신적인 면들을 모두 누리고 즐기고 살아간 존재, 그가 얘기한 조르바붓다와 같은 존재로서의 삶을 세상의 많은 젊은이들로 하여금 찾게 하였던 것이다.

 

  그는 정신적 성장을 위해 그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말고 전적인 자신에 초점을 맞춘 삶을 살라고 한다. 스승을 모시고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스스로의 체험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책임으로 홀로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길에 우뚝 서 있으라고 한다. 그러나 이 세상에 스스로의 밝은 영혼의 길을 따라 바람부는 대지 위에 홀로 우뚝 서 있을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는가? 스승의 도움으로 스승같은 글의 도움으로 근근히 하루하루 벌어먹고 사는 존재인 우리들.....그러니 스스로 홀로 가는 이들은 그야말로 전생과 전전생 그 무수한 생을 통해 닦고 공부한 이들이 아닐까?

 

  그러나 공부의 길에 들어선 이라면 이러한 마음가짐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막 위에 홀로 우뚝 서서 길을 걷는 자세로 걸어야 한다. 스승에게 의지하되 홀로 걸음을 내디딜 수 있어야 한다. 스승이 비춘 길을 향해 스스로의 체험으로 스스로의 두 발로 고통을 겪어가며 직접 걸어가야 한다. 그리하여 비로소 홀로서 가는 길 위에서 정직하게 만나야 하는 체험들 속에서 더욱 성숙해져야 하리라.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안으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오랜 시간의 깊어짐을 겪은 후에야 비로소 그 길을 스스로 찾아갈 수 있다.

 

  눈이 밝아진 자는 스스로의 때를 알아 세상에 나서고 또 스스로의 때를 알아 공부한다. 밝지 못하면 때를 모르고 나서서 좌충우돌하고 때를 모르고 상을 쫒는다. 세상 모두가 자신의 마음이 빚어낸 어리석음으로 휩싸여 고통받고 놀림당한다. 스스로가 스스로를 속이고 스스로를 조롱한다. 그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바른 안목과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눈이 밝은 자라야 비로소 사람을 만나도 온전하고 또 그 사람을 바른 공부의 길로 인도할 수 있다. 그러니 우리는 앞길을 못보는 장님이다. 바른 길을 가르쳐주는 이의 글을 길삼아 마음으로 난 길을 걸어야 한다. 오늘도 내 눈앞에는 그 길이 있다. 아니, 그 길을 만들어가야 한다. 한 걸음 한 걸음 내가 디딜 땅은 스스로가 만들어내어야 한다. 그럴 때에라야 비로소 나는 걸을 수 있고 제자리에서 벗어날 수 있다.

 

  온 세상의 음모와 권력이 그를 미워했을 때에도 그가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던 힘은 어디에 있었을까? 그는 떳떳했고 부끄러워야 할 것은 세상이었다. 어떻게 하면 이렇듯 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그의 인생 앞에서 나는, 작은 나는 좀 더 성장하기를 기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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