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자ㆍ분청사기 1 Korean Art Book 4
김재열 지음 / 예경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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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시대의 백자와 분청사기에 대해 깔끔한 사진자료와 손에 쏙 잡히는 작은 크기가 언제 어디서든 짬시간에 볼 수 있어 조선의 색감과 조형을 눈에 넣기에 편하게 구성되었다. 한국 도자기는 대체로 그러하지만 조선의 백자도 또한 아직은 연구 초기 분야라 생각되고 또 북한의 유물에 대한 해석과 민간이 보유한 골동품에 대한 폭넓은 수용에 의해 한국도자사가 새로 쓰여져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 골동 시장과 마찬가지로 한국도 삼성가나 관이 갖고 있는 도자의 가치만 인정하고 민간이 소장하거나 자신들이 감정하지 않는 도자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은 폐쇄성이 결국엔 한국 도자기 사를 협소하게 만들고 보다 다양하게 제작된 시대상을 반영하지 못하고 절름발이의 도자사를 갖게 만든다.

 

  이러한 폭넓은 수용으로부터 철저한 감정에 이르기까지의 수용에 따라 지금 몇 편 밖에 없는 분청사기나 상감기법에 의한 백자라든가 철화백자 진사백자에 대한 보물과 국보지정이 뒤바뀔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중국 도자기에 비해 시장도 적고 그 조형성이나 예술성이 세계시장에서 십분의 일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이유에는 한국도자기시장의 폐쇄성에 그 큰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비봉컬렉션이라는 사이트를 얼마 전에 알게 되었다. 박 찬이라는 사람은 중국의 도자전문가이다. 그가 해설해놓은 도자기와 중국에 조공으로 바친 한국도자기를 통해 본 한국 골동시장의 폐쇄성은 결국 한국도자기의 멋을 세계시장에서 더욱 위축되게 만들고 있다.

 

  백자의 표면색도 둔탁한 색감에서부터 설백색, 우윳빛, 파란 색이 감도는 백자, 연록이 감도는 백자에 이르기까지 사용한 흙의 종류와 굽는 온도에 따라 미세하게 변화하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가 존재하였음을 알 수 있으나 대체로 국보나 보물로 지정되거나 박물관에 있는 색감은 주로 초기의 매끄러운 백자색이나 설백색, 우윳빛 색깔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러나 분청사기나 연질백자나 민요에서 구워내었던 많은 일반적인 백자색에 대해서는 아직 책을 통해서 알아보기 힘들다. 도자사에 대해서는 체계적인 분류에 따르거나 시대물에 따른 특집전 성격의 것을 찾아보기 힘들다. 예를 들면 연적에 관한 전문적인 책이라든가, 철화백자에 대한 책, 진사백자에 대해서만 다루고 있는 책, 조선백자필통에 대해서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는 책이라든가 말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우리와 이전의 역사를 공유했던 북한과의 시장의 교류이다. 북한 역시 민족의 삶의 터전이었으므로 많은 종류의 도자기가 관요 민요에서 제작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관요에 따라 지역에 따라 도자기를 제작하는 방식상의 차이점이 있었고 그것이 시대와 어느 지역의 특징을 고스란히 도자에 담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알면 보이게 되는 것이다. 한 국가의 경제규모가 커질수록 미술품시장은 커지고 그 가치도 커진다. 아직 중국 시장의 수십분의 일 밖에 되지 않는 우리나라가 통일이 되면 일본시장만큼 커지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도자기를 알게 되면서 우리 민족이 지녔던 멋스러움을 공감할 수 있게 되고 비록 세계 도자사에서 중국의 도자기가 대세이지만 중국의 장점을 알고 그 멋을 누리는 동시에 우리만이 가진 한국적인 미에 대한 공부가 나에게 주는 정체감 또한 중요하다.

 

  이 책에 나온 물품은 대체로 국보나 보물로 지정되어 도자사에서는 매우 중요한 가치를 가지는 것이다. 벼룩시장이나 골동시장에 가면 이와 유사한 형태나 비슷한 문양을 그린 도자기들을 일반적으로 쉽게 볼 수 있다. 그 속에서 진짜 아름다운 표현이나 조형미가 뛰어난 것을 보는 안목을 기르는 데 진품을 눈에 많이 익혀두면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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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 2014-05-07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한국비봉컬렉션이라는 사이트를 얼마 전에 알게 되었다. 박 찬이라는 사람은 중국의 도자전문가이다. 그가 해설해놓은 도자기와 중국에 조공으로 바친 한국도자기를 통해 본 한국 골동시장의 폐쇄성은 결국 한국도자기의 멋을 세계시장에서 더욱 위축되게 만들고 있다.//

옳은 지적입니다.

이용욱 2014-05-11 11:03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직접 걸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박랴오스님.
선생님의 사이트에 관심이 많아 옮겨서 시간날 때마다 들러 눈의 안목을 늘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정회원만 볼 수 있는 글이 많아 들러도 도자기를 볼 수 없어 아쉽습니다.
저의 도자기의 공부의 순수함을 인정해주시면
정회원으로 등업을 부탁드립니다.
저는 '무위당'이란 아이디로 준회원가입된 상태입니다.

박찬 2014-05-18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그렇군요. 등업해드리지요.

달팽이 2014-05-19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감사합니다.
연찬하여 안목을 높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