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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부처를 찾아 - 서암 큰스님 법어집 1
김정숙 지음 / 정토출판 / 2003년 1월
평점 :
내 인생을 열어가는 공부를 어떻게 할 것인가? 방학 전 서암스님의 책을 읽고서 마음을 건드리는 부분이 많아 다시 찾아 읽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법륜스님과 서암스님과의 인연도 좀 더 알게 되었다. 지금 정토종을 이끌고 계신 법륜스님의 공부인연과 서암스님의 공부가 어떤 측면으로는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주변의 많은 사건과 일들과 말들에 휘둘리는 혼미한 사람으로서 밝고 바른 길을 제시해주는 책을 이정표삼지 않는다면 또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공부를 하여 마음이 조금 더 밝아질수록 삶의 중심이 스스로에게 생긴다. 남의 칭찬과 비난에도 크게 흔들리지 아니하고 욕계, 색계에도 덜 흔들린다. 무색계의 세상을 인식하려면 공부가 더 필요하다. 우리들은 그저 눈앞에 펼쳐진 세상만을 전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세상의 길흉화복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그러나 그 중심은 자신의 몸뚱어리다. 그 몸뚱어리 백년도 못되어 없어지는데도 늘 거기에 매여 살아간다. 자신의 정체성을 바라보는 더 큰 시각과 안목이 요구된다. 그럴 때에라야 세상의 부귀영화에 집착하래도 할 수 없는 삶의 중심을 갖게 된다.
공부하는 데에는 그 동기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신다. 공부의 동기가 부귀와 명예라면 그것을 얻는 데 그치고 만다. 공부의 동기가 자기가 잘 사는 삶이라면 그것에 그치고 말고 그것 또한 얼마가지 않는다. 자신의 인연이 다하면 끝이 난다. 그래서 영원한 행복에 대해 공부의 동기를 바로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우주적 관점의 공부. 그것이야말로 자신의 마음에 우주를 담는 공부이며 부처님께서 걸어가셨던 그 길을 따라가는 것이다.
나는 못난이다. 나는 아직 진리를 모른다. 그런데 그것이 나의 뼈를 깍는 노력이 없으면 늘 일상에 부치게 되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나는 내 모르고 혼미한 것을 뼈져리게 느끼며 공부해야 한다. 그런 자신의 진리 앞에 선 정직성과 솔직성에서부터 공부는 출발해야 한다. 삶과 진리에 대한 꽉 막힘의 인연, 그것이 화두공부의 핵심이다. 그 화두공부를 시작하는 마음가짐은 큰 용맹심이라야 한다. 일상의 생활속에 간간히 마음 쓰는 정도여서는 안된다. 생과 사를 걸어놓고, 이번 생에는 공부만 하자라는 결심과 공부하다가 죽어버려라고 하는 큰 용맹심과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 과거생의 오랜 습관이 나를 자꾸만 어둡게 한다. 인생의 길목 어디에서도 나를 쳐주시는 법문이 있고 진리가 있고 그 진리의 당체로서의 스승들이 계시지만 나는 아직 어두워서 나의 부처를 찾는 길을 잃고 산다. 내가 내 본래의 자리를 찾아가는 길은 어디에 있을까? 내 삶의 바로 선 자리는 어디일까? 다행이 어떤 인연이 있어 인간의 모습으로 태어났고 주변에 공부하시는 사람도 있어 공부의 인연들이 언뜻 내게 주어지기도 하지만 내 스스로의 마음의 불밝히는 힘이 부족한 나에게 공부는 늘 바라보는 어느 지점엔가 있다.
종교적 권위와 형식을 타파하고 진리 하나의 길만 걸으셨던 서암 스님 같은 분들이 계시기에 세상은 아직도 풍요롭고 밝다. 어느 누가 저 홀로 진리의 길을 우뚝 서서 걸어갈 것이며 어느 누가 세상의 파도에도 휩쓸리지 않고 세상 속에서 홀로 빛이 나는가? 또한 어느 누가 이 미혹한 세상의 많은 중생들에게 삶의 빛으로 그들을 이끌어주는가? 내 속의 부처를 찾아서 가는 길이야말로 인생의 진정 바르며 행복한 길이다.